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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호흡, 자세, 암부셔

트럼펫 암부셔와 주법 개론 (2024.01.04)

by J.5 2021. 7. 26.

요전의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 암부셔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코로나 덕분에 여유가 생겨서 간만의 포스팅을 합니다만... 연재까지 이어질지 확신은 하기 어렵네요. 😂

기회가 되면 연재 후반부에 다시 한번 짚겠지만, 사실 저는 암부셔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중요성을 두진 않는 편입니다. 암부셔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자연스러운 음색이나 연주에 하자가 생기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보통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접근법에서는 공통적으로 '암부셔는 신경쓰지 마!'가 주된 지침입니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트럼펫터 분들이 ~초보분들은 특히 더~ 암부셔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당연합니다. 트럼펫 연주에 관련된 여러가지 요소들 중에 누가 보기에도 가장 구체적이고 확실한, 눈에 띄는 부분이니까요. 눈으로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이런 것들이 아니면, 그 밖의 이야기들은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아니 저사람은 뭐래는거야...?' 라던가, '지가 그걸 어떻게 알어...?' 싶죠.

물론 암부셔는 중요합니다. 저도 관련 동영상들을 검토해보면서 되짚어보면 도움이 많이 되구요. 트럼펫을 익히면서 자세 잡기와 더불어 가장 처음 세팅의 기본, 기준점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소홀히 생각할 수는 없지요. 각종 책자에서도 가장 첫머리에 자세와 암부셔가 기술되어 있는 경우가 많구요.

고민과 선택

제가 암부셔 이야기에 가진 딜레마는 이런겁니다:

친분이 있는 유명한 트럼펫 선생님들 두 분께 같은 질문을 (따로따로)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재미있게도, 두 분의 대답도 똑같더군요.

Q. 선생님, 완전 생초보를 가르치실 땐 무엇부터 시작하십니까?
A. 입술이 떨려서 소리가 나는 것 (= 버징) 부터 가르칩니다.
Q. 근데 나중에 가면 실제 연주는 그렇게 하지 않잖아요?
A. 그렇죠. 하지만 일단 소리가 나야 뭐라도 시작이 되거든요.

요컨데, 입술의 떨림을 통해서 소리가 난다는 그 현상 자체를 몸으로 일단 느껴봐야 뭐라도 시작점이 잡힌다. 그러니 버징부터 시작한다는 겁니다. 물론 예전에 트럼펫 학파들 간의 토론에서 보았듯, 위와 같은 이유로 처음에만 버징을 시키는 분들도 있고, 처음부터 버징을 시키지 않는 학파, 반대로 나중에까지 꾸준히 버징을 중요시하는 학파도 있습니다. 라파엘 멘데즈같은 경우는 처음에 얼마간은 립버징만, 그 다음 얼마간은 마우스피스 버징만 시키고 그 다음에서야 악기를 줬다는 일화로도 유명하지요.

"버징하고 암부셔는 다른 거 아닌가?" 라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버징과 암부셔는 같은 동전의 양면 같은 개념입니다. 암부셔를 잡는 것은 버징을 일으키기 위해서이고, 버징은 암부셔에 의해 일어납니다.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성립하지 않지요. 무엇보다 이 둘 모두 초보자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소리내기의 틀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 '일단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강제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배우는건 예컨데 이런 겁니다: "입을 이렇게 해보세요(암부셔), 그럼 소리가 나죠(버징)". 다만 위에 언급하였듯 이것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어디까지 가져갈지는 학파들마다 방법론이나 견해가 다릅니다.

그렇기에 실력 여하나, 이런저런 접근법의 차이를 막론하고 두루 아우를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서 몇가지 강좌들을 선별해 보았습니다. 이후 하나씩 연재로 이어나가려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연재 여부가 불투명한 관계로 핵심 영상들을 ~ 미번역 원본들이지만 ㅜㅠ~ 링크해 둡니다. 

다룰 것과 다루지 않을 것

저는 파카스, 마지오, 스티븐스 등등 각종 주법들에 관해서는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특정/특수한 암부셔와 주법들은 그만큼 특별한 용도나 이유가 있어서 사용되는 것들이며, 각 주법의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는, 하다보면 '내가 못부는건 나한테 맞는 주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야' 라고 도피하기가 너무 쉬운데, 실제로는 못해도 90% 가까이의 사람들은 이런 특정한 암부셔 중심으로 배우지 않아도 전공자 수준의 어지간한 연주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이런 일반적인 연주에도 특수한 암부셔가 필요한 경우는 누가 봐도 유별날 정도로 신체구조가 다르거나, 사고를 겪어서 후유증이 있다던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봅니다.

옌스 린드만, 'On Choosing A Trumpet Mouthpiece to Suit Your Embouchure' 中

거꾸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소리와 연주를 추구하다보니, 나는 무슨무슨 주법이 뭔지도 몰랐는데, 내가 그 주법으로 불고 있었더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결국 암부셔는 손가락이지, 달이 아닙니다. 연구와 시도는 얼마든지 좋습니다! 하지만 특정 암부셔를 목적으로 삼거나, 무슨 마법의 열쇠처럼 생각하는 것은.... 저는 만류합니다. 오히려 그렇게, '내 암부셔를 이렇게 저렇게 조정해볼까'하고 생각하는 것이 연주에 악영향을 가져오고 있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이 글을 포함해, 암부셔에 관해 제가 하는 일련의 이야기들은 엄밀히 말하면 '암부셔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폴 메이스, 'The Trumpet Prof' 中

암부셔의 정의

립버징을 하면서 거울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형태나 소리에 관계 없이, 입을 다물고 계속 숨을 내뱉으면서 버징을 했다 안했다 바꿔보시면 다음과 같습니다:

각 줄마다 왼쪽과 오른쪽, 어느 쪽이 버징하고 있는 사진인지 구분이 가시나요?

이렇게만 보고 있으면 육안으로 구분이 힘들 정도로 작은 차이죠. 입모양을 어떻게 하든지 비슷할 겁니다.

제가 정의하는 암부셔는 입술과 그 주변 근육들의 형태... 즉 입 주변의 틀을 어떻게 잡을지 입니다. 그 목적은 버징을 일으키기 위해서지요. 이것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할 수 있는데

  1. 입 주변과 구멍을 어떤 '모양'으로 잡을 것인가 (표면적, 정지 상태)
  2. 주변 근육들을 어떻게, 그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 물리게 할 것인가 (내적, 작동을 어떻게)

이 두가지가 하나로 연관되는 것이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암부셔를 1번 개념으로, 즉 겉모습을 따라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에 반해 실제로 중요한 것은 2번 개념입니다. '코너를 잘 잡아주라'고 얘기하는 것도 이런 동적 개념이죠. 형태로 잘 나타나는 것들이 아닙니다.  심지어 어떤 형태를 하라고 해서 입술 쪽의 미세한 형태가 항상 똑같은 모양으로 잡히는 것도 아닙니다. 위 버징 사진만 해도 윗줄과 아랫줄의 입술 망울 형태가 살짝 다르지요? 실제로 버징이 일어나는 범위는 아주 미세한 변화에도 소리가 났다 안났다 할 정도로 작은데도 말입니다. 일전에 올린 에릭 미야시로의 얘기들을 되새겨 보세요:

- 메이나드는 자기가 7개 암부셔를 갖고 있다고 그랬어요.
- 저한테는 (어떻게 불지) 플랜 A,B,C... 어쩔땐 D 까지도 있지요.
- 우리의 입술 상태는 매일 매일 달라요. 하지만 설령 컨디션이 안좋더라도
관중들이 실망하지 않을 정도로 연주를 해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거죠.

 

이 말인즉슨, 암부셔에는 조금씩 변화가 생기더라도 언제든 일정 수준 이상의 연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겁니다. 본인이 얼마나 느낌이 편한지는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요.

그래서 누군가 1번(모양) 개념으로 암부셔를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면, 사실 '엠'에서 얘기는 끝납니다(...). 중요한 건 왜 그런가를 아는것이죠. 입을 '엠'하고 처음 잡더라도, 마우스피스에 입술을 대고 불 때 이 모습이 100% 유지가 되던가요? 그렇지는 않지요. '엠'을 하는 것은 이것이 자연스럽게 입술을 붙이면서도 힘을 줄 곳에 주고 뺄 곳엔 빼는 형태를 잘 잡아주기 때문이고, 또다른 효과로는 이렇게 단순하게 발성하는 연상을 함으로서 쓸데없는 잡생각이나 머뭇거림, 즉 긴장을 없애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걸 깨닫기 전에는 '엠'을 하면서도 막상 불 때에는 온갖 곳에 힘을 다 주거나, 다르게 불기도 하지요.

다음으로 혀와 텅잉을 포함한 버전은 '수박씨 뱉기'가 유명하지요. 좁쌀이건, 포도씨건, 침이건... 배리에이션은 참 다양합니다만, 뭘 뱉건 별 차이는 없습니다. 오히려 생각해볼 것은, 그 씨가 혀 위에 올라가 있는건 동일하지만, 입 안에 있는지 (입천장 아래) 아니면 입 밖 (윗니 앞)에 있는지 입니다. 아래의 바비 슈 어르신같은 경우엔 입 밖이었던 것 같은데... 양쪽 다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 나팔 입문자가 듣게 되는 암부셔에 대한 팁들 중, 가장 간단명료한 예시가 이 '엠'과 '씨앗뱉기'지요.

바비 슈, 'Hanging With Bobby Shew (Part 1)' 中.

수프나 촛불을 불듯이 불라, 손을 녹이듯, 창문에 김 끼우둣 불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릴랙스된 느낌에 조금 더 중점을 두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나팔을 불면서는 그렇게 입술 구멍을 크게 벌리지도, 입술을 거기까지 앞으로 내밀지도 않지요. '엠'부터 씨앗뱉기, '후우' 까지 전부 포함한 공통점은 이겁니다: 입술의 중앙부는 힘이 빠져있고, 입술을 모아주는 근육들이 물리고 작동하는 방식이 똑같으며, 긴장해서 조이는 곳 없이 숨이 편하게 나갑니다. '한숨 쉬듯이' 내쉬라는 것 역시 기본적인 세팅은 똑같습니다. 다만 근육에 힘을 받는 것이 나중에 올 뿐이죠. 릴랙스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가는 형태가 위에 언급한 다른 예시들과 같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완전히 릴랙스된 상태에서 불게 되면 숨이 아랫쪽으로 깊숙하게 툭 떨어지고 (숨을 밀어낸다는 느낌이 아닌, '압을 받아주는 곳'이 몸통 밑바닥으로 내려갑니다), 몸통은 비어있는, 혹은 진공상태와 같은 느낌이 되며, 전체적으로 그냥 말하는 느낌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 라파엘 멘데즈: "트럼펫은 'wind 악기(=관악기)'다. 연주하려면 충분한 바람이 필요하지만, 강제로 만들어내는 그런 바람은 아니다. 절대 아니다. 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일상적인 대화 이상으로 애쓸 필요가 전혀 없다.")

이렇게 총체적으로 '맞게 부는 느낌'을 주게 하는 것이 곧 '맞는 주법'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이 느낌 = 이 주법을 비틀거나 찌그러트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음역, 음량, 아티큘레이션의 폭 등, 그 커버 범위를 반죽 늘리듯이 늘려가는 것이 다음 순서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무슨 곡을 불든지 이 느낌을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과제가 되는거죠. 이것이 '숨 컨트롤(Breath Control)' (+ 부가적으로는 혀 위치 (Tongue Level) 훈련 등)으로 이어집니다. 구체적인 개념화나 표현은 학파마다 달라도, '모든 음이 다 똑같다'는 개념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혀의 위치와 자세 역시 암부셔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마찬가지로, 단순히 혀를 들어라 내려라, 내밀어라 당겨라 같은 것보다는, 전 음역대에 걸쳐서 그 기능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는지, 혀가 자유로운지 등을 스스로 느껴서 그 영점을 아는 것,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제임스 스토크스(빌 애덤)이나 말컴 맥냅(스탬프)처럼 의식적인 혀 레벨 훈련을 하지 않는 분들은 '혀? 내가 그걸 어떻게 알어?' 하시면서 잘들만 부십니다.) 즉 저는, '형태를 어떻게 하면 기능이 따라온다' 보다는, 트럼펫 역시 현대 건축계의 명언처럼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레슨을 받지 않는 분들에게는 더욱 더 그러한데, 문자만으로는 형태의 정확한 전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재즈 텅잉만 하다보니 클래식 텅잉은 버벅거린다는 랜디 브렉커 옹, 'Clinic on swinging and Bop phrasing articulation' 中.

한 팔 들기, 위 쳐다보기, 각종 연상하기, 머리카락 집어올리기, 박자 세기 등등... 트럼펫의 기본적인 '소리내기' 단계에서 도움이 되는 수많은 팁들이 가진 공통 원리가 뭔지 아십니까? 암부셔나 마우스피스, 혀 위치, 호흡 등등, '분다'는 것에 대한 주의를 다른 데로 돌려버리는 겁니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불어!' 라고 하잖아요. 이런 각종 팁들은 ~'가슴을 들라' 처럼 실제로 연주에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지만~ 그 팁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헌데 머리를 비우게 하는 것만으로도 바로 연주가 편해지고 소리가 좋아지지요. 차가운 금속 마우스피스가 입술을 붙잡을 때부터, 우리는 본능적으로 '분다'는 행위 전반에 너무나 의식이 사로잡혀 버립니다.

허스키하고 힘 빠진 소리를 연상하면 입술은 알아서 벌어질 것이고, 짱짱한 소리를 내려고 하면 입술은 알아서 적당히 말릴 겁니다. 근데 말로 '입술을 벌려라', '안쪽으로 살짝 말으라'고 하면, 해봐서 그게 어떤 것인지 아는 사람들끼리는 말이 통하지만, 모르는 사람한테 이것을 두고 ~마치 입술을 직접 떨 것처럼~ '입술/입을 어떻게 어떻게 조정해라' 라고 하는 것은, 물속에서 일어난 파장 때문에 수면이 흔들리는 것을 가리키면서 '수면을 저렇게 해라' 라고 하는 거나 다름 없다는 겁니다. 어디를 정확히 얼마나 바꿀건가요? 그게 자신의 구강이나 안면근육 구조에 맞을까요? 설령 mm나 각도를 정확히 이야기해준다고 해도 실제로 그렇게 정확히 구현이 가능할까요? 단, 선생님이 직접 옆에서 지도해주는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가 맞는 것인지' 옆에서 보면서 잡아주시고, 시연도 해 주시며, 학생도 무의식중에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서 선생님을 모방하기 때문입니다.

아담 라파, 'Want EASIER High Notes? Here's The Answer' 中.

암부셔와 주법에 관한 팁 (2023.12.28)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형태적인 개념으로서의 암부셔는 원인이 아닌 결과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입모양을 잡는 것, 입을 어떻게 한다가 아니라, 릴랙스에서 이어지는 편한 숨과 적절한 혀 사용, 가장 자연스럽게 입을 모아주는 근육들을 활성화시켜주는 것으로 잡힌다는 것이죠. 다만 그럼에도 이에 관한 가이드라인이나 주의사항을 원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고, 보충해서 나쁠 것은 없을 듯 하여... 생각나는 것들을 몇가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편적인 것들, 배운 것들, 스스로 느낀 것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이런 지식들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한 부분들은 볼드체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버전 트래킹 기능이 없어서 좀 난감하네요...😅

  • 립세팅을 할때는 먼저 피스 자리를 잡은 후에, 입을 벌리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동시에 암부셔를 리셋하며 입술구멍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 (이 과정의 해부에 관해서는 찰리 포터의 동영상(미번역) 참조.)
  • 즉, 암부셔의 형태를 미리 잡고 '그 형태 그대로' 분다는 것은 현실적인 해법이 되기 어려움 ※ '불면서 잡히는 것' 이라는 접근법도 있음.
  • 자신의 암부셔와 마우스피스 자리 등을 찾고 고정하기, 그리고 편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친화 과정은 카루소의 6음 연습이 대표적. 관점에 따라서는 '암부셔는 네가 어찌 잡든 상관없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음. (릴랙스된 상태로 불게끔 하기 위한 장치들이 최소 4중 이상 되어있음.)
  • 턱은 동그랗게 뭉치기보다는 (='복숭아씨 턱'), 탄탄하게 펴진 상태가 권장됨 - 모리스 앙드레나 아투로 산도발 등의 경우 턱이 뭉친것이 아니라 단지 살이 많다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 턱을 내린다 / 편다는 것은 턱의 움직임과도 연관되는데, 아래턱 전체를 떨어트리고 살짝 앞으로 내미는 것이 좋다. (기도 열기와 치아/입술 정렬) 다만 인위적이거나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하는것이 아니라 하품/심호흡하는 정도 느낌으로.
  • 위쪽으로는 팔자주름 뿌리 쪽을 위로 들어올려서 구멍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고음 연주시에 주자들이 얼굴을 찡그리거나 눈썹을 치켜뜨는 것 역시 윗입술이 과도하게 오무려져서 닫히는 것을 막는, 카운터 작용을 위한 행동.
  • 입술을 찢어서 팽팽하게 만드는 것은, 압력이 강해질수록 이것에 버티는 입술은 얇아지는 메커니즘이기에 한계가 명확하다. 입술을 모으는 자연스러운 모션과 이에 따른 근육 사용은 '엠', '촛불 불기', '씨앗 뱉기' 등으로 확인 가능. 연필이나 빨대 물기, PETE 등을 통해서도 틀 잡기와 근력 단련은 가능하지만, 과하게 힘을 들이거나 조이는 습관이 되지 않도록 주의.
  • '코너 근육', '도넛 근육' 등 암부셔에 활용되는 근육들은 8자주름 바깥쪽으로 나가지 않는다. 볼 근육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코너 근육의 경우 입꼬리(코너)의 바로 안쪽~뒤쪽 등의 부근을 가리키는 말이다.
  • 세팅 단계에서 혀를 낼름거리는 경우 보통은 윗입술~인중 쪽을 터치하는데, 이것은 주 진동판인 윗입술에 좀 더 여유를 주고 (아랫입술을 버팀대로), 촉촉하게 해 주는 효과와 더불어 입술 구멍의 확보, 상기한 아래턱의 아래+앞으로의 이동, 추가로 경우에 따라 윗입술의 롤인까지 다양한 효과들을 가져오는 것으로 보인다.
  • 윗니 뒤쪽이나 입천장에 닿는 부분을 혀끝이라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부분은 혀의 어깨 정도이다. 진짜 혀끝은 입 밖까지 혀를 내밀지 않는 이상, 보통은 아랫니 뒤에 터억~하니 자리잡고 있다. 혀는 의외로 길다랗기 보다는 뭉텅이같은 모양이기 때문에 이 어깨 부위를 혀의 앞쪽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듯.

출처: Semantic Scholar - Motor functions in trumpet playing—a real-time MRI analysis

  • 정면에서 보았을 때 혓등 양쪽에서 혀끝까지 내려오는 V자 혹은 U자 라인이, 팔자주름 라인과 밀착하도록 느낌을 잡는 것도 한가지 방법. (→ |ㅡ| 형태로 입술 양옆에 빗장을 세운 느낌이 됨)
  • 경구개 내부 앞쪽의 둥그런 공간을 울림통, 공명판 등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또 한가지 방법.
  • 혀 앞쪽으로 바람이 가는 방향을 항상 가리키고 있다거나, 가상의 과녁을 세우고 그 똑같은 곳으로 계속 바람을 보내거나 통과시킨다는 연상법도. (호흡법에 더 가까운 팁이지만 암부셔에도 연관되므로...)
  • 일반적으로 혀는 넓게 쓰는 것이 좋다. 단 개개인이나 주법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음.
  • 혀 뒤쪽은 내려서 톤(울림공간)을 확보하고, 입술 구멍에 가까운 혀의 앞쪽을 내밀거나 세워서 정확한 컨트롤을 한다고 설명하는 주자들도 있음. (로저 잉그램, 웨인 버저론 등. 팝스 맥러플린이 이야기하는 편안한 주법 역시 궁극적인 목표는 이쪽과 닿아있는 듯.)
  • 입술을 마우스피스에 댄 채로 편하게 들숨(하품) 날숨(한숨)을 쉬거나 말을 해보면 (단순히 '디디디디...'나 '하','후' 정도라도) 자연스러운 혀의 위치나 입술근육의 형태 등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목을 이완시키고, '말하듯 불기' 이미지 트레이닝도 가능.
  • 마찬가지로, 불기 위해 세팅까지 마쳐놓은 상태에서 (= 불기 직전의 상태) 연주하려는 멜로디를 목이 편한 옥타브에서 소리내어 불러보고 그것을 그대로 다시 한다는 느낌으로 불어보는 것도 좋다.
  • 내려고 하는 음을 머리 속에서 한옥타브 낮은 음, 혹은 트럼펫의 가장 낮은 옥타브 (페달 F#~1옥F) 음으로 분다고 생각하고 불어보면 생각보다 훨씬 쉽고 편하게, 울림 좋은 소리가 날 것이다.
  • 디저리두 연주나, 악기 없이 맨입에 바람으로만 연주해보는 '에어플레이'를 먼저 해 보고 그 느낌으로 불어볼 것.
  • 자연스러운 / 릴랙스된 혀 몸통의 위치는 아마도 생각보다 더 위쪽-뒤쪽에 있을 것이다. ("혀를 뒤로 물리라" - 멜빈 존스) 의도적으로 혀를 움직여서 그 자리에 놓기는 어렵지만, 그냥 심호흡하거나 말하듯이 긴장을 풀면 자연스럽게 혀가 그 위치로 간다. 씨앗 뱉기 등에서도 마찬가지. 위의 팔자주름 뿌리를 당긴다는 예시처럼, 이 역시 세팅 이후 어택으로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윗입술을 위로 한번 들어주어 입술구멍의 공간을 세팅해준다.
  • 팝스 맥러플린의 말로는 편한 연주를 위해서는 릴랙스된 암부셔, 코너 근육의 활용과 더불어 앵커(KTM) 텅잉이 필수적인데, 준비동작/자세에서 혀의 들어올려진 부분이 맨 뒤 어금니 ~ 뒤에서 두번째 어금니 쯤의 윗 잇몸에 닿는다고 한다. 이 위치는 바로 위에 서술한, 이완된 혀의 위치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 잠에 들면서 숨을 어떻게 쉬고 있는지, 입 주변, 안과 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스스로 관찰해볼 것. (잠이 안오면 [코로 들숨 → 입으로 날숨]도 해 보고, 코로 들숨-날숨, 입으로 들숨-날숨도) 여기에서 혀를 살짝만 옆으로 벌려주면 좋은 암부셔 완성!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혀를 살짝 넓히는 (+ 올리는) 느낌은 편한 상태에서 '하-헤-하-헤' 반복이나, 코브라의 볏, 혹은 '안녕하세요'를 떠올리는 등으로 실험해 볼 것.
  • 굳이 혀를 내밀지 않고 자연스럽게 두는 세팅의 경우, 혀의 몸통이 이 위치까지 간다는 것은 그정도로 릴랙스가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에 들숨 때에 입도 충분히 벌어지고, 입술도 다시 자연스럽게 모이기 때문에 날숨과 동시에 입술 구멍도 알아서 잡힌다. 충분히 이완하지 못했을 경우, 암부셔와 혀도 경직되어 온전히 리셋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입술이 어정쩡하게 굳어 있거나 혀가 앞으로 뻗어있는 등, 암부셔가 덜 잡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숨을 가득 마시라는 것은 압박이 느껴질 정도로 강제로 쑤셔넣으라는 것이 아니라, 'Full breath' 즉 '가득 찬 (깊은) / 풍성한' 숨을 마시라는 것인데 ('허업') 이것 역시 암부셔와 혀 등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러운 포지션에 리셋시켜주는 역할을 겸하며, 동시에 의식적으로 힘을 쓰지 않더라도 자연스러운 반동으로 깊은 숨을 활용할 수 있게 해 준다.
  • '들숨'과 '날숨'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자연스러운 한 흐름 / 스윙 모션으로 생각해볼 것.
  • 윗입술은 항시 최대한 릴랙스. (Paul Mayes 참조)
  • 혀를 살짝 내미는 세팅 시에는 어택 직전에, 적게는 혀 앞쪽이 아랫입술 안쪽에 닿는 느낌, 멀게는 입술 사이로 빼꼼 내미는 정도까지도 가능하다 (= 위의 '씨뱉기'에서 씨가 입 밖에 있는 경우 참조). 실제 어택 시에는 T어택이라도 혀가 어디를 때리는 것이 아니라, 닿고 있던 것을 떼면서 위-뒤쪽의 원위치로 돌아오는 것 뿐이다. 이렇게 이빨보다 앞쪽까지 혀를 닿게 하는 세팅은 이런 방식으로 입술구멍과 암부셔 형태를 확보한다고 생각하면 편리. 릴랙스하지 못할 경우 혀도 암부셔도 경직되고 어그러지는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
  • 위아래 앞니 사이로 혀끝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은 항상 유지해줘야 한다.
  • 암부셔를 찾는데에 가장 효과적인 텅잉은 깨끗하고 맑은 스타카토 성의 텅잉. 특히 저음에서도 밸런스 유지가 되는지에 주의.
  • ppp~fff~ppp 등의 셈여림 변화에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구멍을 조이고 푸는 근육들의 작동이 비틀리거나 어그러지지 않고 하나의 동선으로) 변환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도 효과적.
  • T 텅잉과 K 텅잉은 차이가 없을수록 좋다.
  • '배꼽 위쪽으로는 힘을 넣는 곳이 없다' 라고도 하는데, 몸의 나머지 부분은 이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입에 힘을 뺀다는 것도 엄밀히 말하자면 입 코너 부의 '버티고 조이는' 근육은 활성화가 된다. 입술 중앙부의 힘을 빼는것. (몸이 비어있는 느낌도 그렇고, 연주시에 힘을 받는 부분들은 주자가 능동적으로 조인다기 보다는 가해지는 압력에 버티기 위해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반작용에 가까움. 즉 힘을 '넣는다'는 것보다는 '받는다' (support)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 목뼈의 아치를 살리고 (고개를 들고), 가슴을 들거나 명치를 앞으로 내밀기만 해도 많은 것들이 좋아질 것이다. 암부셔는 신경쓰지 말것. 나이드신 초보 분들이 잘 못부시는 이유는 고집이 강해서 그런것도 크지만, 단순히 허리를 펴지 못해서 그런거 아닐까 하는 의혹이 있다. 나팔을 올려서 들기가 무겁다면, 당장 톤의 두터움은 희생하더라도 가벼운 모델로 연주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해 보인다. 단 100그램만 차이가 나도 별거 아닐것 같지만, 실제 연주나 연습시에 느껴지는 차이는 확연히 느껴질만큼 크다. (경량형-중간-헤비형 간의 차이는 어림잡아 100g씩임)
  • 허리와 가슴을 편 자세는 곧 아담 라파가 곧잘 이야기하는 '슈퍼맨 포즈' 즉 당당한 포즈와도 이어지며, 이는 또한 웻지 호흡법과도 연결된다.

☆부록:

 

차후 생각나는 것들이 있으면 조금씩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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