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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학파/美 트럼펫 학파들 간의 토론

미국 트럼펫 학파들 간의 회담 (4. 음역과 혀 사용)

by J.5 2020. 7. 12.

- 3부에 이어서 -

 

약 42:40~54:40 분량입니다.

 

Q5. 클로드 고든같은 경우는 혀 높낮이(텅 레벨)과 모음 발음 (ex. 저음 아-고음 이-더 윗쪽은 이쉬) 사용을 지지했는데 각자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리치 윌리 (라인하트): 닥터도 발음 사용에는 동의했어요. 오-아-이 라던가. 요는 기류(에어스트림)의 속도를 조절하는 건데, 혀가 짧고 넓은 친구들 같은 경우는 혀를 확 위로 올려붙이기만 하면 공기가 지나갈 틈이 거의 없다시피 하거든요? 이 친구들은 고음 연주를 아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바람길(air column)을 작게 압축시킬 수 있으니까 공기를 빠르게 하는 것이 더 쉽죠. 

 

(옆을 보며) 혹시 톰 딜리브로 라고 아세요?

 

밥 오도넬: 네.

 

리치 윌리: 그 분은 자기는 혀 발음을 안쓴다고 그러던데 기회만 되면...

 

밥 오도넬: 말도 안돼. 앨범 두장 같이 해 봤어요. 어떻게 연주하는지 제가 잘~ 압니다. (씨익)

 

리치 윌리: 기회만 되면 투시경으로 한번 촬영해보고 싶어요. 그 사람 정말... 휘유~

 

밥 오도넬: 무식한 친구죠 (※ 잘 분다는 뜻)

 

리치 윌리: 어후~ 장난 아니잖아요. 알고 지낸지 한 30년 됐나... 엄청난 분이죠.

 

여튼, 어떤 사람들은 자기는 이렇게 분다 저렇게 분다 하는데, 아마 투시경으로 촬영해보면 실제로는 다를 거에요. 제 생각엔 저희 모두가 어느 정도는 혀 아치(arch)를 써서 공기의 속도를 높인다고 봅니다.

 

밥 오도넬 (클로드): 클로드와 다른 분들 밑에서 배운 사람으로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모두가 공통분모에 닿은 것 같습니다. 발음을 사용하지 않고서 음역을 변동시키는건 불가능하다는 점이죠. 클로드의 책들에서도, 제가 직접 얘길 나눠본 사람들도 한 명도 예외없이... 아담 선생님과 공부한 분들도 꽤 아는데 - 찰리 데이비스, 제리 헤이, 래리 홀... 전부 인디애나 출신이고 훌륭한 연주자들이죠. 이건 공통일 수 밖에 없어요. '터/토' 발음을 하면서 3옥 도를 분다는 건 그냥 말이 안되는 겁니다. 음 높이를 다스리는 것은 기류(에어스트림)이기 때문이죠. *예시 (45:33)* 이게 업 & 다운입니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문제에요.

 

클로드 고든 - 밥 오도넬

스토크스 (빌 애덤): 전 이렇게 봐요. 아담 선생님한테 제가 항상 던지는 질문들이 이런 것들이었는데, 그다지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하셨단 말이에요. 그 분이 지식을 전해주는 방식이 아니었던 거죠. 항상 소리를 통해서였어요. 예를 들면 선생님은 소리에 변화를 줍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그 방식으로요.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어요. 저한테 그 소리를 듣고 모방하게끔 하는거죠. 제 생각에 이분들은 모두 머리 속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갖고 있었을 겁니다. 아놀드 제이콥스 책을 보면 그 책을 쓴 분이 아놀드 제이콥스와 인터뷰를 하는데 피벗 시스템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고... 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아놀드 제이콥스는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아담 선생님한테 그런 질문들을 던졌을 때, 선생님이 다 알고는 계셨을 거에요. 하지만 말하지 않으셨죠. 그렇게 제가 배운 유일한 발음은 '아' 였습니다.

 

밥 오도넬: 그럼 2옥 도를 연주하다가 한 옥타브 위로 올라가서 연주하려고 할 때에도 그냥 '아' 만 할 거라구요?

 

스토크스: 선생님께선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밥 오도넬: 행운을 빕니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 포스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일동 웃음)

 

스토크스: 하지만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그것이 아담 선생님께서 사람들을 편하게 (릴랙스) 시키는 방식이셨다고 봐요. 그게 그분의 전달 방식이었던 거죠. 그리고 지금 이 얘기는 저 한 명의 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이 저한테 (맞춰서) 가르쳐주신 방식이 어땠는지 그대로 관련 지식을 전해드리는 것 뿐이에요. 저한테는 4옥 도가 없습니다. 그건 제가 먼저 나서서 말씀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프레드가 (※아마 Fred Powell 이 이 캠프에 왔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친 않네요.) 보여줄 수만 있으면... 저희가 (아담 학파) 가진 소리의 균일함은 ~ 저희가 좇아가던 방식이 이랬던 덕분에 ~ 제리 헤이나 래리 홀의 소리에서도 들을 수 있지만 놀라운 수준입니다. 그리고 다들 똑같이 배운 거에요. 발음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 머리에 두지 말도록. 아마 (발음이) 바뀌겠지요. ...바뀌어야만 할 겁니다. 하지만 저희가 의식을 집중했던 것은 그냥 그 편안한 (릴랙스된) '타' 였었던 거죠.

 

(밥 오도넬에게) ... 어쨌든 끝까지 인정한 건 아니에요 ㅋㅋ

밥 오도넬: 돌려말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ㅋㅋㅋ

 

진행: 로이 씨는 어떠세요?

 

로이 포퍼 (스탬프): 다른 분들 얘기가 너무 흥미롭네요. 우리 선생님은 여기 다른 분들이 배운 그 스승들을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라 생각했거든요. 라인하트 교본을 주시면서 '읽어 봐, 재미있을 거야' 라고도 하셨고... 아직도 갖고 있습니다. 아까 얘기했듯이 아담 선생님도 높이평가하셨고, 한 번은 클로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신 적이 있었는데, '만약 우리가 다 클로드만큼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시켜줄 수 있으면 다들 학생들이 훨씬 더 훌륭했을거야' 라고 하셨죠. 아주 감탄하셨어요. 그러니 그 선생님의 후계자 분들이 나와서 무슨 얘기를 해도 너무 좋네요.

 

리치가 라인하트에 대해서 얘기한거랑 비슷한데, 제가 선생님을 붙잡고 '그럼 혀 포지션은요?' 하고 물어보니까 그건 '오, 아, 이'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또 한가지 말씀하신게, 어릴 적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와닿지가 않았었는데 지금은 아주 공감하는 얘기에요. "중음역대에서 '이' 발음을 사용하는걸 두려워하지 마라" 라고. 이게 뭐냐면... 중음역대를 넘나들면서 큰 도약들이 나오는 음악들을 보면, 혀는 절대로 뻣뻣할 수가 없어요. 클라크도 얘기한 부분이죠. 뭔가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게 가르칠 겁니다. '혀는 입 안에서 굳어있으면 안된다.' 필요한 순간에 공기를 가속시키려면 '이' 발음 위치로 가야겠죠. 주자의 목표는 이런 건 다 잊어버리고 눈 앞에 있는 음악을 머리 속에 그리는대로 연주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악보 혹은 머리속에 있는 음악의 연주를) 수행해내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때에 혀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때때로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스탬프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건, 인터벌(도약)에서 걸리적 거리는 현상이 일어나면, 혀 끝이 어디에 있는지 주의를 기울이라고 했어요. 가끔은 혀 끝이 올라가서 윗니와 아래니 사이에 위치합니다. 그러면 딱 안좋은 위치에 방해가 들어오는 거죠. 모든 걸 망쳐버릴 수 있는...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는 혀가 이렇게 펴져버리잖아요. (50:20) 그렇기 때문에 혀 끝이 아랫니 뒤쪽에 가볍게 얹혀져 있는 형태가 슬러 시에 혀가 해야 할 일을 바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죠.

 

저는 학생들에게 트럼펫은 삼각형(피라미드 모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오' 발음은 대략 저음 파샵(0옥 F#)에서 저음 라 (0옥 A) 정도죠.  '아' 발음은 트럼펫 음역의 대부분이에요. 제가 연주하는 방식으로는... 어디 보자... 3옥 도~레 정도에서 소리가 갈라집니다. 그때부터는 '이' 발음을 쓰지 않으면 깔끔하고 양질의 소리로 연주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어요. 거기서부터는 제가 갈 수 한계까지 계속 ('이' 발음으로) 가는거죠. 이러면 좀 답이 될까요?

 

리치 윌리: 아, 라인하트 선생님이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배음을 몇단계 건너 뛰어야 할 때에는 발음에 'w'를 좀 섞으라고. ('아-이↑' 가 아니라) '아-↑'가 되는거죠. 그러면 배음들에 걸리지 않고 건너뛰도록 도움이 될 거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미 3옥 도에서 '이'를 하고 있는데 거기서 3옥 솔로 가려면, 다시 '아-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머리를 좀 써야 된다고 하시더군요. 이미 거기에 가 있으면, 그게 지금 너의 '아' 고, 거기서 다시 '이'로 올라가야 한다구요. 좀 골때리는 얘기긴 하죠. 하지만 적어도 그 'w' 쓰는 건 확실히 배음 건너뛸 때 도움이 됩니다.

 

* 화상통화 신호가 잠시 약해졌다 돌아옴 *

 

스토크스: 하나 더 해도 될까요? 이 말도 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이런 것들을 어떻게 배웠는지 분석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곧잘 까먹곤 하죠. 저한테는 이런 식으로 곧잘 전해주셨는데,  이런 것들은 '결과적으로' 일어난다는 거에요. 혀가 특정한 위치로 가는 것도 ~ 딱히 '느낌'으로 간다는 것보다는 ~ 내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따라서 결과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거죠. 소리의 결과로. 아담 선생님은 이렇게 항상 ~ 99%라고 하셨던 ~ 소리의 공통분모로 회귀했어요. 내고자 하는 그 '소리'가 무엇이냐. 그럼 그 결과로 혀가 어느 쪽으로든 뭔가를 할 것이다. 저는 이런 방식으로 배웠습니다.

 

밥 오도넬: 발음(음절) 사용은 일반적인 음역대 용으로 쓰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차피 결국엔 몸이 자연적으로 알아서 하게 되니까요. 최근에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웃음) 아까 필립이 강연에서 한 얘기죠.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극단적인 음역대로 가게 되면, 그 속도를 내기 위해서 ~ 아까 제가 언급했듯 ~ '이'에서 기어를 한 단계 더 올려야 됩니다. 바로 '티쉬(Tish)' 죠. *시범 (53:40)* 이러면 초고음역으로 가게 되는거죠. 노즐을 좁게 만들어서 입술을 소모시키지 않고도 훨씬 더 빠른 속도를 얻어낼 수 있으니까요.

 

진행(제프 퍼틀): 클로드한테 배울 때 혹시 책에 스탬프 식으로 '혀에 주의하라 (watch the tongue)'라고 하지는 않았나요?

 

밥 오도넬: 아뇨. '가슴은 들고, 큰 숨 (chest up, big breath)' 등... 좋은 말들 많았죠. '손가락은 높이 (fingers high)'... (웃음) (※클로드 고든 방식의 핵심적인 키워드들입니다.)

 

제프 퍼틀: 나중에는 스탬프 방식처럼 '혀에 주의하라'고 적으시더라구요. 아마 다른 쪽에서도 배움을 수용하시려 했던 것 아닌가... (※말이 끊겨서 정확하지 않습니다.)

 

밥 오도넬: 저는 학생들이 '내 혀가 어디있지?' 하고 우왕좌왕 하거나 그러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되도록 두고 싶어요. 하지만 '타 투 티 티쉬' 4가지 발음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 그리고 마지오가 그 얘길 한거죠. (이 부분은 로이 포퍼 씨가 거드는 바람에 말이 정확히 안들리네요 ㅜㅠ) 그러면 5단째 기어(fifth)가 생기는 거죠. 술 얘기는 아니구요 (웃음). (※ Fifth가 미국에서는 술병 규격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약 750ml.)

 

- 5부에 계속 -

 

** 보너스 **

왼쪽에서 두번째. LA지역 음악인 협회에서의 기념사진인 듯 합니다. 이 분은 솔로 영상 유튜브는 커녕 사진도 거의 없네요 ㅜㅠ

로버트 오도넬 (Robert O'donnell) - 역시 약칭인 Bob으로 통합니다.

 

스튜디오와 세션 주자 등 상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동안 정말 많은 활동을 했지만, 딱히 솔로 활동을 한 적이 없었기에 일반 대중에게 이름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연주는 십중팔구 대부분 영화나 만화 등을 통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톱 레벨의 상업 주자 분들이 이런 경우가 꽤 많죠).

 

트럼펫헤럴드의 예전 글들을 보면 같은 클로드 고든의 제자들(Bill Bryant, John Mohan 등)이 밥 오도넬을 클로드의 수제자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존 모한(John Mohan)씨가 얘기한 것이 인상 깊은데, 자신과의 레슨 중에 클로드 고든이 말하길, 밥 오도넬은 '그저' 스튜디오 연주에 머무르지 않고 거장(비르투오조) 솔로이스트로 커리어를 쌓아갔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합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클로드 고든은 자신의 여러 제자들을 훌륭하게 생각했고, 그 제자들 역시 각각 그럴만한 능력이 있었지만, 클로드가 진정 완전한 비르투오조로 평가한 사람은 오직 밥 오도넬 한 사람 뿐이었다고 하네요. 아마 스탬프 계파에서의 말컴 맥냅(Malcolm McNab)과 비슷한 위치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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