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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들16

글씨, 미학. 색소폰과 트럼펫의 비교 어느 커뮤니티에서 '교보문고에서 개최한 손글씨 대회 결과'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저는 꽤 악필인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글씨들이 참 예쁩니다.조금 더 알아보니, 이것은 작년 대회(9회)의 결과더군요. 같은 글이 돌고 도는 한국 커뮤니티 특성상 이제서야 보게 된 것 같습니다 하하. 올해 대회(보러 가기)는 한류 열풍의 여파 덕인지, 30여명의 수상자들 중에 외국 분들이 4분이나 계시는 것이 신기하네요.예전에는 위 마지막에 실린 유선옥 님의 글씨처럼 유려한 글씨체를 '예쁜 필기체'로 쳐주는 느낌이었다면, 현대로 오면서는 다른 수상작들에서 보이듯 직선이나 툭 툭 친 것 같은, 간소한 느낌으로 이루어진 글씨체가 돋보이는 느낌이죠.수상작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역시 한국 사람은 색소폰보다는 트럼펫을 좋아하지 않을까.. 2024. 10. 21.
사라져 가는 것들, 2023 어렸을 때, 누군가가 죽었다는 소식은 그저 화면 저편, 지면 너머에 지나가는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하나 둘 들어 40에 접어드니, 이제는 그 떠나는 이들이 나와 맞닿아 있는 분들이 되고, 다른 한 켠으로는 스스로가 '시대의 최일선'에 서 있는 세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러러 보는 윗 세대의 어른들, 선생님들이 세상에서 떠나간다는 느낌이 참... 말로 형언하기 어렵지만, 헛헛함과 쓸쓸함, 착찹함이 섞여있다고나 할까요. 이제 나는 이번 삶의 무대에서 비틀거리며 내려와, 아주 단순한 고요함을 경험한다. 홀로 고독하나, 동시에 강하게 이어져 있음을 느낀다. - 훕 반 라, 1964.05.22 ~ 2022.12.24 작년 말에 훕 반 라 사장님의 부고를 듣고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아직 60세.. 2023. 3. 6.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에의 종속 문득 옛날에 즐겨듣던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유튜브에 치니까 바로 나와서 감상은 즐겁게 했습니다만, 하드를 뒤져보니 파일은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더군요. 최근 유행을 끌었던 '시티 팝' 감성의 'Dream is Alive'. 가수인 하마다 킨고가 최근 윤종신과 콜래보 작업을 했더군요. 저에게 있어서 문화 황금기는 90년대였습니다. 10대 시절에 가장 강렬한 문화적 체험을 하는 것이 보통이기도 합니다만, 돌이켜봐도 축복받은 세대였던 것 같아요. 아날로그 시대의 끝자락에 걸쳐 있었으면서도, 글로벌화, 경제 부흥, 디지털의 도입과 함께 접할 수 있는 미디어의 폭과 양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팽창, 분출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시대의 움직임' 자체는 80년대부터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클라이막스는 90년대였다는.. 2021. 4. 2.
마음처럼 불릴 수만 있다면... 호주로 돌아가려던 찰나에 코로나가 터져서 부모님 댁에 머문지도 두어달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만히 나팔 연습이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터라 얼씨구나 하고 말뚝 박고 있습니다만...^^ 대신 연습할 만한 장소도 없어서, 지하 주차장에 있는 부모님 차 운전석에 앉아서 연습을 합니다. (세단입니다...) 호흡이 바로잡힐 자세 취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나이가 조금은 들어서인지 몇시간씩 하다보면 어깨나 등/허리 근육이 뻑뻑한 것 같고... 하루에 4~5시간씩 두 타임을 나눠서 연습하면 부는건 좀 잡히는것 같다가도 몸이 힘드네요 하하. 장비들도 대부분 처분하고 갈 참이었던지라 본격적으로 음악 작업(?)을 하기도 애매하고, 어지간히 연달아 하드하게 연습한 기간이 아니면, 괜찮게 불리는 날이더라도 스스로 어느.. 2020. 5. 2.
마우스피스와 나팔. 2019 4월. 벚꽃이 조금씩 피어나는 요즘입니다. 롤(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가끔 하고 방송도 보는데, 돌고 돌아 옛 라이벌 둘이서 다시 결승에서 붙게 되네요. 사람들이 태진아 vs 송대관 같다고 재미있어하는데... 마우스피스 얘기로 돌아가자면, 저는 막 밥 리브스 42M을 . 이게 3번째 혹은 4번째인데... 신기하게도 이 피스는 제가 팔은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행방불명되거나 한 적이 많아요. 저도 돌고 돌아 42M로 다시 돌아오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GR 피스들이 꽉 차는 배음이 좋기는 한데 림의 느낌이 잘 불릴때와 안 불릴때의 편차치가 너무 심해서, 그냥 불기 편했던 기억이 있는 밥 리브스로 당분간 돌아갈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음색 면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여러모로 좀 더 자연스럽다고 .. 2019. 4. 9.
대가들의 소소한 만찬 하와이 출신의 한국계(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언어나 문화에 그렇게 친숙하진 않으신 듯한?) 트럼펫터이자 세션계의 거장 중 한 분이신 해리 킴 (Harry Kim) 씨의 페북 계정에, 오늘 재미있는 사진이 한 장 올라와 있네요. 쨔쟌~ 해리씨 옆에 앉아계신, 사진 중앙의 분이 마우스피스와 밸브얼라인먼트로 유명한 밥 리브스 사의 밥 리브스 씨(...) 되시겠습니다. 맞은 편에 앉아 계신 분은 찰리 데이비스라고 역시 세션 쪽의 대가이십니다. 검색하다가 이분 말씀이 있어서 잠깐 보았는데 참 공감이 가더군요. Hitting high notes consistently has a lot to do with practicing. To play high trumpet and keep the flexibility to do.. 2016.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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