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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학파/美 트럼펫 학파들 간의 토론

미국 트럼펫 학파들 간의 회담 (5. 교재)

by J.5 2020. 8. 6.

- 4부에 이어서 -

 

 

약 54:40 ~ 1:08:00 분량입니다.

 

Q6-1. 아까 로이 씨는 스탬프 선생님이 숙제를 안 내주셨다고 했지만, 분명 뭐라도 적으시기는 했을텐데요. 레슨 도중에 선생님이 써 주셨던 지침이나, 만들어낸 연습 (악보) 등이 있었는지, 어떤 것들이었는지?

 

로이 포퍼(스탬프): 아무것도 안 내주셨다는 건 아닙니다. 선생님이 건반을 쳐주면서 특유의 스케일 패턴도 하고, 매주 마우스피스로 ??도 하고... 그리고 스탬프 웜업을 했죠. 저에게는 효율과 바른 소리내기로 통하는 문이었고, 학습과정이었습니다.

 

초기에는 벤딩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저는 계속 안좋아지더라구요. 호흡을 꺼트려버려서 반음 밑으로 떨어져버린다던지... 그러니까 입술도 너무 벌어지고, 부는게 악화됐어요. 결국에는 "넌 아직 이거 할 실력은 아니구나" 하시더니 다시 다라~다다라~다다(스탬프 웜업)으로 돌아갔죠.(웃음) 그걸 기반으로 제가 훨씬 더 나은 실력이 되기 전까지는요.

 

Q6-2. 가르칠 때 사용하거나 언급하신, 혹은 하라고 하신 교재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로이 포퍼: 클라크 테크니컬 스터디, 슐로스버그, 음... 제 생각에 아르방은 좀 지루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아르방에서는 몇 가지 특정한 것들만 했었고, 세인트 자콤(St. Jacome)을 많이 했고, 또.... 슈브룩 (Shuebruk) 교본도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혀 훈련 (Tongue trainers) 이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칼 피셔 출판사에서 두 권 짜리로 나와있죠. 그 때는 6가지 소책자(팸플릿)으로 되어있었는데, 거기에 있는 소리내기(production) 스터디랑... 샬리에르(Charlier), 브랜트(Brandt) 오케스트럴 스터디, 부스게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교재들이었습니다.

 

스토크스 (빌 애덤): 로이 씨가 얘기한 것들이랑 완전히 똑같은데, 딱 하나 슈브룩은 본 적이 없네요. 샬리에르에 시간을 많이 쏟았고... 모두들 '빌 애덤 루틴'은 친숙할 거에요. 거기에 적혀진 건... 제가 아까 보내드린 거 있잖아요? 저희가 했던 것의 필사본인데, 아마 찰리 (데이비스?)가 그 당시에 처음 만든 사람들 중 하나였을 거에요.

 

* (밥 오도넬에게) 찰리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확실하진 않은 문제라 괜히 나중에 투닥거릴 수도 있으니까.

밥 오도넬: 전 아무것도 못 들었습니다. ...여보세요, 찰리? (웃음)

 

어쨌든 시작은 롱 톤... 리드파이프부터 시작하죠. 그리고 롱 톤을 하는데 언제나 음역을 넓혀가면서 하죠. 솔(G)에서 아래 솔까지, 혹은 2옥 도부터 시작해서 징검다리 식으로 반음씩 왔다갔다 한다던가. 그 다음엔 클라크 1번이었어요. 그것도 똑같았습니다. 13번부터 시작해서 가장 아래 음, 가장 윗 음 ~ 그 위쪽으로 넘어가서도 ~ 까지, 실력에 따라서요. 어떤 방식으로 했냐면... 이게 아마 마지오 쪽에서 온 것 같은데, 잘 되면 다음 것으로 넘어가고, 잘 안되면 90초 동안 기다립니다. 마지오 맞나요? 스탬프인가? 어디서 가져오신 건지 모르겠어요. 앉아서 90초 동안 시계를 쳐다보게 하셨습니다. 그 뒤에 '좋아, 다음 걸로 가자' 하시고 넘어갔죠. 그런 다음엔 확장 스케일 (expanding scales) 이라는 걸 적으셨는데, 이건 어디서 왔냐면... 애덤 선생님은 학문적인 환경(대학)에 계셨다는 걸 감안해야 합니다. 음계에 대해서도 요구사항이 있었고, 그래서 이걸 쓴 건데 좀 별난 한 가지만 제외하면 기본적으로는 장음계를 기반으로 하는 연습입니다. 사장조 (G키)에서 시작해서 파샵(F#)까지 - 0옥 F#부터 3옥 F#까지 3옥타브에 걸쳐서 하는 연습이었고, 선생님은 거기에서 멈췄지만 대부분은 그 뒤로도 G, Ab, A 식으로 계속 나아가면서 이 3옥타브 스케일을 했죠. 그 다음엔 아마 13, 14, 15... 슐로스버그 16, 17번은 건너뛰었던 것 같고, 95번... 아 31인가 32번도 했죠 (※입으로 들려주시는 음으로는 31번이네요). 선생님은 이걸 딱히 유연성 훈련이라기보다는 인터벌들의 배열이라고 보셨습니다. 저희에게 그 소리를 듣고 자유롭게 따라서 연주할 수 있도록 하셨죠. 저희가 성장하면서 그 고음들도 훨씬 수월하게, 바른 소리로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게 선생님의 목표셨구요. 95번도 역시 확장하는 스타일의 연습이었고, 항상 중간 지점에서 시적해서 바깥 쪽으로 늘려가는 식이었어요. 이것들이 슐로스버그에서 뚜렷이 가져온 연습들이었는데, 일일이 슐로스버그라고 출처 표기를 하기는 하셨지만 약간씩 손을 보신 겁니다. 더 아래에서 시작하고, 항상 '아래에서부터 위로' 라는 그 분 철학에 따라 맞추어졌죠.

 

밥 오도넬 (클로드): 클로드와는 당연하게도 그의 '시스템적 접근 (Systematic Approach)'을 통해 공부했죠. 제가 그 책을 하면 클로드가 더 공을 들이고 싶은 부분을 첨가하곤 했습니다. 두번째 옥타브를 그 자리에서 추가해서 확장을 한다던가... 그 연습이 뭐였냐에 따라서요. 곧잘 사용했던 책들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클라크, 아르방, 세인트 자콤, 찰스 콜린 유연성, 또... 애런 해리스 (Aaron Harris) 등의 에튜드 책자들이었지요. 이것도 어느 정도 공통된 영역인 것 같습니다. 공부에 사용하는 교재들 말이죠. 교본에 이미 실려있는 것 말고도 매주 무언가를 써주셨어요.

 

진행자: 루틴들은 특정한 순서나 방식으로 연주하도록 지침이 있었나요?

 

그 분의 규범(모델)들이 있었죠. 싱글 텅잉 / K 텅잉 / 더블 텅잉 / 슬러 2 / 슬러 4 / 슬러 올 / 슬러 2 텅잉 2 / 텅잉 2 슬러 2 / 텅잉 1 슬러 2 텅잉 1... 7가지 모델들이 있었는데, 요는 '작곡자가 어떻게 곡을 만들건, 너는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거였어요. 초견으로 악보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많은 음악가들이 아티큘레이션을 간과해서 초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 얘기는 이 정도인 것 같네요.

 

닥터 도널드 S 라인하트 - 리치 윌리

리치 윌리 (라인하트): 닥터 (라인하트)도 아르방은 쓰셨고... 브랜트 34 오케스트럴 스터디를 좋아하셨어요. 모든 제자들에게 무기한으로 제안하셨던 내기가 있는데, 브랜트 6번 부분인데 '스테이크 루틴'이라고 부르셨습니다. 8분 음표를 60 (bpm)으로 잡고, 빰~ 밤~ 밤~ 밤~ ... *노래* 모든 음표를 깔끔하고 완벽하게 완주할 수 있으면, 데리고 나가서 필라델피아에서 제일 큰 스테이크를 사주겠다고 하셨는데... 결국은 한 접시도 살 필요가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더블 텅잉 연습으론 (브랜트) #26번을 좋아하셨고... 트리플 텅잉은 #28번... *노래* 너무 재즈 연주같지만 뭐 상관 없어요 난 재즈 연주자니까. (웃음) 어디보자... #31번은 테크닉 용이었고, 아르방도 여러가지 시키셨죠. 언젠가 말씀하시길 사람들이 와서 아르방을 개정해달라고 그랬다더군요. (밥 오도넬에게) 결국 클로드 선생님이 하셨죠? (오도넬: 끄덕) 어쨌든 그랬는데 선생님이 "있잖아, 난 그 책에 내 이름이 엮이는 건 사양이야"라고 거절하셨다더라구요. 제가 봤을땐 뭐랄까, 좀 바보같은 선택 아니셨나 싶지만... 그리고 말씀하시길, 당신 생각에 그 책은 적어도 장 3도는 다 올려져야 된다고 하시더군요. 그 책이 전체적으로 목표로 하는 건 3옥 도인데, 1930년대 이후로 3옥 도만 가지고는 안된다고, 더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 선생님은 Eb 트럼펫터 들이라고 하셨는데 ~ 저음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만 고음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고, 3옥 미 플랫 (Eb) 까지는 올라가지만 머리에다가 총을 갖다 대도 3옥 미를 못낸다고 그러시는 겁니다. 그건 바로 제 얘기였어요. 저는 그 당시에 이조 능력이 안됐었지만 나가서 D조 트럼펫을 샀죠. 그리고는 D 트럼펫으로 브랜트랑 ~ 참고로 브랜트 이거 어렵습니다 ~ 아르방을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입술 단련하는 데에 정말로 큰 도움이 됐어요.

 

따로 적어주신 거라면, 엄청나게 많이 쓰셨었죠. 인쇄물들이 여럿 있었는데, 어디 교수인가 누군가가 종이 색깔을 다 다르게 하라고 그랬대나봐요. 인쇄소에 있는 모든 색깔로 인쇄물을 나눠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커티스 음악원에서 배우셨는데 거기서 마담 랑제 미겔...이었나? 하는 분께서 나눠주신 인터벌 연습을 저희한테 주셨어요. 이게 뭐냐면... (밥 오도넬을 쳐다보며) 아 그리고 저희 선생님은 12가지 아티큘레이션을 사용하셨답니다. 메롱 메롱 (웃음) ... 어쨌든, 이게 처음에는 반음으로, *노래* 1옥 솔에서 시작해서 올라갔다가 아래로 다시 내려오는 건데, 그 다음에는 한 음 (1온음) 으로 다시 올라갔다 내려오고, 그 다음은 단 3도, 장 3도, 완전 4도 (노래와 함께)... 왜냐면 인터벌이 상행이랑 하행할때 음정 느낌이 다르거든요. 이 연습을 트럼펫 전체 음역에 걸쳐서 하게 하셨죠. 이게 멋진게 뭐냐면 ~ 선생님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귀 훈련 (듣기 훈련)이라고 하셨는데 ~ 이걸 오랫동안 하고 나면 자기가 지금 무슨 음에 있든, 모든 인터벌이 다 친숙하다는 겁니다. 워낙에 오래 했었다보니 연주하기도 전에 무슨 음인지 머리 속에 들려요. 위로도 그렇지만 아래쪽으로도요. 많은 사람들이 위쪽 음정은 잘 듣습니다. 아래쪽으로 가는게 문제죠. 단 6도를 예를 들면 ~ *예시* ~ 위쪽 음정은 다들 알지만 아래쪽 음정도 익히는거죠. 선생님은 정말 어려운 부분들에 온전히 영점을 잡았어요. 그리고는 학생들을 붙들어매고 제대로 굴렸습니다. 덕분에 나가서 연주를 하게 될 때면 '이거 뭐 별 것도 아니네' 싶을 정도로 쉽게 느껴지는 거죠.

 

- 6부(마지막)에 계속 -

 

** 보너스 **

리치 윌리 (Rich Willey)

아마 재즈 교재 쪽으로 온라인에서 찾아보시던 분들은 '밥티즘(Boptism)' 이란 이름을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예전부터 가끔 들락거리던 곳인데 이 곳이 리치 윌리의 홈페이지입니다. (링크)

 

빅밴드 프로젝트 앨범 'Down & Dirty' 의 홍보 비디오입니다.

 

독립적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교재 등을 파는 것도 남다르지만, 이 회담 / 토론회 시리즈 1부에서도 엿보이듯, 그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낮에는 출판 인쇄 쪽에서 일하는 투잡을 뛰기도 했었고... 그의 홈페이지에 적혀진 소개와 이 1부에서의 얘기를 맞춰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1955년경 플로리다에서 출생
- 제 24 미군 보병사단 밴드에서 연주
- 1978: 만 23세에 노스 텍사스 주립대 입학, 라인하트와의 첫 만남
~ "하루에도 5~6시간씩 공연을 하는 생활을 강행하면서, 많이 연주하면 입술도 좋아지겠지 했는데 결국은 엉망이 되었고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 "거기 들어가면 존 헤이니 (John Haynie) 교수님이랑 공부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알고보니 1, 2, 3 학년들은 고사하고... 아마 4학년생들도 그 분을 못 뵈었을 겁니다. 대학원생들만 배울 수 있었어요. 그것도 아마 오디션을 보고 통과한 사람들만요."

- 1981: 필라델피아로 이주, 라인하트와 친해짐. 재즈 클럽들에서 경험을 쌓기 시작.
~ "당시의 나는 일 때문에 밸브 트럼본과 베이스 트럼펫을 연주해야 했다."
~ 라인하트와의 인연이나 전후 상황 등을 고려하면, 노스 텍사스에서의 대학 생활이 만족스러운 결실을 맺지는 못했던 듯 합니다.
- 1985 경, 약 100km 떨어진 동부해안의 애틀란틱 시티로 이주.
- 1988 경, 조금 더 뉴욕에 가까운 뉴저지 북부로 이주.
- 1995~2001: 7년동안 다시 학사와 석사 수료.
~ 학사는 고향인 플로리다에서, 석사는 뉴욕 맨하탄에서.
~ "(밸브 트럼본과 베이스 트럼펫을 연주하다) 결국 95년에 트럼펫으로 돌아왔다."
- 2001: 졸업 후 다시 뉴욕에서 연주를 하다가, 9.11 테러 직후 (쌍둥이타워 / 무역센터 건물이 뉴욕 맨하탄에 있습니다) 메이나드 퍼거슨과 순회공연에 오릅니다.
- 2002: 노스 캐롤라이나에 터를 잡고 다양한 연주와 교육활동 시작. Boptism.com 개설.

삶의 우여곡절과 방향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이력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공감대가 생기네요.

 

p.s.

이번 회담 / 토론회 이야기도 서서히 끝이 보이네요. 남은 것은 관객과의 문답인데 잘 마무리 짓도록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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