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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학파/美 트럼펫 학파들 간의 토론

미국 트럼펫 학파들 간의 회담 (6. 관객 문답 - 스탬프 연습과 교육)

by J.5 2020. 8. 29.

- 5부에 이어서 -

 

약 1:08:05 부터 마지막까지입니다.

 

※ 로이 포퍼 씨의 말씀이 화상통화인 관계로 이야기를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번역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관객1 / 롭 마크스: 로이 씨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저희같은 컴백 주자들은 (장기간 손을 떼었다 다시 악기를 잡은 사람들) 항상 도움이 될만한 걸 찾아다니는데요. 하루는 LA의 테데스코 씨에 관한 글을 ITG에서 읽게 되었는데, 트럼펫을 때려쳐야겠다 싶던 시점에 말콤 맥냅씨가 붙잡고선 도와줄테니 자기 집으로 오라고 했다더군요. 기본적으로는 스탬프 훈련들을 했다고 하는데, 저도 해봐야지 싶어서 테데스코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 후에 저도 이 연습들을 하고 있는데, 테데스코 씨가 이르길 '잘못된 방식으로 하지 않게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첫번째 음을 4분음표로 해야 되는데 보면 8분음표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할 때는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하라구요. 저도 6개월 째 하고 있는데, 제 톤을 상당히 열어준 것 같기는 합니다.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은 이 연습의 정확한 목적이 무언지, 또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잡아줄만한 것들이 있는지요?

 

로이 포퍼: 저라면 메트로놈을 8분음표에 맞춰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속도는 자기가 조정하면 되지요. 스탬프 선생님은 음정들 간에 깔끔한 / 딱 떨어지는 전환을 하는 것에 철저하셨습니다. 입술로 음을 올리거나, 숨을 꺼트려서 음을 끌고 내려가거나 하는 안좋은 습관들을 없애준다고 하셨죠. 계단 모양 그림까지 써가면서 표현하신 부분인데, 그 음의 끝까지 균일하게 쭉 이어나가다가 위든 아래든 다음 음으로 깔끔하게 전환하라는 표시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하면 각 음이 맞는 자리에 있게 되는 것 같다고 하셨지요. 이 정도면 답변이 될까요?

 

제자들과 함께 있는 스탬프의 영상 - 함께 스탬프 연습을 하는 모습을 첫 1분간 볼 수 있습니다.

4:50 경부터 끝까지는 피아노의 음정에 맞춘 립 버징을 선보이십니다.

 

관객 2 / 피터 브와자: 네 분 모두에게 질문 드립니다. 지금까지 가르친 학생들을 돌아볼 때, 정말 도움을 준... 혹은 양쪽 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난감해 했다던가, 그런 것들이 있었는지요? 그 문제는 뭐였는지 ~ 소리, 테크닉, 영업 등 ~ 여기 계신 선생님들 모두 워낙 다양한 경험이 있으시니, 학생들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셨는지 조금이나마 엿들을 수 있다면 아주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로이 포퍼: 매주, 매일, 제 스튜디오에서 외부 학생들에게 볼 수 있는 가장 전형적인 문제는 입술의 알맞는 텐션에 관해서 입니다. 제가 나눠주는 프린트가 있는데 ~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는 없습니다만 적어도 저 자신은 이 방법의 좋은 견본입니다 ~ 마우스피스로 1옥 도 (low C) 같은데서 시작하고, 마우스피스를 떼면 버징이 어디에 있는지 보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보통 0옥 도 (페달 C)가 나죠. 솔을 불다가 떼도 다시 페달 C... 대여섯 (4~7) 음을 올라가기 전에는 더 높은 버징이 나지 않아요. 음역이나 깔끔한 인터벌(도약) 등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의 경우, 제가 보기에 가장 우선적으로 손을 봐야 할 부분은 나팔이나 마우스피스를 불 때에 입술의 텐션(힘)이 너무 강하다는 겁니다. 어떤 음을 불기 위해서 몸이 갖춰야 할 태세를 너무 높게 (+ 긴장되게) 어림잡고 있다는 거지요, 숨의 지지(서포트)부터 입술까지. 이런 학생들에게 그 프린트를 나눠주는데, 보통 이 훈련을 하고 나면 중고역에 이르렀을 때, 그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여유가 얼마나 더 남았는지 놀라워들 합니다. 제가 본 가장 보편적인 문제는 이 부분이었어요.


스토크스: 3가지인 것 같네요. 저도 학생들이 만 18세가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봅니다. 트럼펫 연주자나 음악 선생님이 되려고 입학을 하는데, 공통분모는 그들이 연주 전공인지 교육 전공인지에 관계없이 일단 트럼펫 연주를 잘 해야 한다는 거죠. 어떤 학생들은 처음부터 경쟁력이 있는 (상품가치가 있는 / 팔릴만한) 소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사람은 각자 다 다르지만, 모두가 좋고 일관성 있는 소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부분을 모든 학생들이 이해하는 건 아니더군요.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이것을 지속하고 또 유지시킬 수 있어야 하는지 - 아이들은 정말 모릅니다.

 

두 번째로는 ~ 그런 측면에서 학생들을 보면 ~ 트럼펫을 잘 불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 학생들이 짐작도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자라던 시절을 비교삼아서 항상 얘기해주는데... 제 인생에는 컴퓨터가 없었어요. 전자기기 같은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트럼펫만 잡고) 살았어요. 아투로 산도발이 쿠바에서 어땠는지 그런 이야기들도 좋아하죠. 그 사람들은 자기 악기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저 연습하고 연주만 하면서 산 겁니다. 그러다가 25년~30년이 지나서 이제 학생들은 시간 확보만 하기도 빡빡해요. 좋은 연주자들은 아직도 많이 있지만, 여전히 연습이라던가, 여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해요.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하는지도 '배워야' 하는 겁니다. 제가 바라보는 일반적인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것들이에요. (즉 삶과 연습, 시간 투자 등에 대한 태도와 견지, 관념 등)

 

선생님이자 연주자로서, 저도 강의실 문을 들어설 때에 스스로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아이들은 큰 인내심을 갖고 대해야 해요. 어떤 학생들은 바로 이해하지만, 다른 학생들은 그렇지 않죠. 몇몇은 끝내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부분은 하지만요. 정말로 이해한 학생들은 이런 점들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저도 이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늘 도와주고, 가르쳐주고 합니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이런 것들을 쌓아가는 데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요는 '인내심'인데... 그저 학생들이 문제라는 얘기는 아니지만요(웃음). 자신들 스스로에게도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스스로를 평가하지 말고, 하루씩 하루씩 나아가는 거죠. 절대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페이스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그렇게 생각하게끔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단순히 옆에 앉은 사람을 이겨먹는게 그들의 목표가 되지 않게 말이죠. 물론 어느 정도의 경쟁은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집중해야 할 것은 내가 무엇을 잘 하는지와, 나의 페이스로 그 길을 가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 다르죠. 이런 점에서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인내심이 필요하구요.


밥 오도넬: 아까 저희끼리 얘기할 때도 말했지만, 저는 이제껏 딱히 교정이나 분석이 필요한 별다른 문제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엔, 그 아이를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 먼저 무엇을 잘못 하고 있는지 알아내야 할 필요가 있었지요. 한 번은 나팔에서 카주(Kazoo - 아래 사진 참조) 소리를 내는 아이를 만났는데, 대체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내는지 알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 학생을 따라하면서 이리저리 시도해보다가, 이윽고 이빨을 닫고 연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공기의 흐름(airstream)을 차단해 버리니까 카주처럼 소리가 난 겁니다.

 

그 때는 문제해결에 광명이 찾아왔지만, 많은 경우에 교정이란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시간이 많이 걸려요. 한 아이는 숨은 크게 잘 들이마시는데 어깨가 이렇게 바짝 *시범* 올라오더군요. 그래서 "너가 자기 목을 그렇게 스스로 조르면 어떻게 소리가 악기를 통과해서 뻗어나갈 수 있겠니? 너가 숨을 가득 들이마시고 축구장 반대편에 있는 친구를 부른다고 생각해봐. '...야...!' 이렇게 하겠어? '야아!!!' 라고 하지. 그 차이야" 라고 해 줬죠. 왼쪽 귀에다가 이렇게 해줘서 이해를 시킬 수는 있었는데... 물론 귀가 좀 어두워지긴 했지만요? (웃음)

 

하여튼 그런 문제들이 있어요. 어떻게 잘못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윗입술이 아랫 입술을 덮어버려서 암부셔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도 있었고... 모두가 워낙에 다 다르다 보니, 한번에 한 사람씩만 데리고 보면서, 다행스럽게도 해답을 찾길 바래야지요.


리치 윌리: 저는 반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문제였으니까... 여러분이 가진 문제가 뭐든지 아마 다 겪어봤을 겁니다. 저는 70년대 후반에 북텍사스 대에 다녔는데, 거기 들어가면 존 헤이니 (John Haynie) 교수님이랑 공부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알고보니 1, 2, 3 학년들은 고사하고... 아마 4학년생들도 그 분을 못 뵈었을 겁니다. 대학원생들만 배울 수 있었어요. 그것도 아마 오디션을 보고 통과한 사람들만요. 누구 흉을 보자는게 아니에요. 존 헤이니는 훌륭한 교육자셨습니다. 다만 북텍사스대 출신의 훌륭한 연주자들이 굳이 존 헤이니의 작품들은 아니라는 거죠.

 

라인하트 선생님도 똑같은 얘길 하셨어요. 그 분은 무려 슐로스버그한테 배우셨습니다. 당시에 레슨을 받으러 가면 자기 앞타임에 누가 누가 있었는지 이름을 대주시더군요. 자기도 어쩌다보니 배울 수 있었다고 하시긴 했지만, 선생님께서 말하시길 '대체적으로, 슐로스버그는 못하는 제자를 배출해낸 적이 없다. 못하는 학생을 받은 적이 없으니까.' 라셨습니다. 못하는 학생을 잘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많은 경우 이런 선생님들이 아닙니다. 대학과정 같은 곳에서 말이에요. 거물 선생님들한테 배울 기회를 갖는건 엘리트 학생들입니다. 반면에 라인하트 선생님은 뭐랄까, '해결사(troubleshooter)' 같은 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어요. 우리가 다 알만한 스타 주자들도 문제가 생기면 찾아와서, 심야레슨을 받는다던가... 그럼 라인하트 선생님이 바르게 잡아주셨죠.

 

하지만 아까 물어보셨던 건 저희들이 학생들과 어떻게 하는지였던 것 같은데, 제가 보는 학생들은 대략 세 부류입니다. 세 군데 다른 대학에서 가르치는데... 저는 겸임(adjunct professor) 입니다. 거물 선생님 아니에요. 소물(小物)이죠. 커다랗긴 하지만 (웃음). 제 학생들 대부분은 뭐... 막 찾아오고 그러지 않아요. 학점 받으려고 수강이나 하는거지. 어쩌다 한 번씩 정말 열심히 하는 학생들과도 만나는데 그럴때는 물론 기쁘지만, 제가 가르치는 학교로 오는 학생들은 뭐랄까... 적어도 저한테 배우려고 일부러 그 학교로 온 건 아닙니다. 그냥 와보니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 저인거죠. 그래서 저는 그 애들하고 눈높이를 맞추고, 도전이 될 만한 것들을 던져주려고 하는... 어떻게 보면 저도 비슷해요. 학생의 약점을 찾으려고 하죠. 한번은 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어우... 잘 해요. 근 두 학기동안 약점을 못찾겠더라구요. 약점을 기어코 찾아내고 난 뒤에는 아싸 하면서 제대로 굴려주긴 했지만 (웃음), 정말 잘 된 일이죠. 지금은 훌륭한 연주자가 됐으니까. 

 

(청중: 문제가 뭐였는데요?) 그 학생의 약점은 모든 걸 12키로 연주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제가 낸 책들은 모든게 12키로 다 쓰여져 있죠. 아실런지는 모르겠지만... 아 맞다, 제가 쓴 교재들 있잖아요? 그거 다 학생들 도와주려고 쓴 겁니다. 제가 무슨 목에 힘주고 으시대면서 쓴게 아니에요. 학생들을 위해서 써가던 것들이 모이다 보니 '어, 이거 책으로 내도 되겠는데?' 한 거죠.

 

이따금 초보인 학생들도 있습니다. 로이 씨, 아까 한동안 초보 학생들은 못 보셨다고 그랬죠? 하 이거 참. 초보자들 가르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뭐랄까, 몰라요. (스토크스를 보며) 아까 같은 얘기 하셨죠? 그냥 몰라요. 이걸 하려면 (연습량 등의 할 일, 노력, 투자 등이) 얼마나 필요한지. 어... 그래서 그런지 초보자들은 저랑 그렇게 오래 붙어있지 않았지만, 그것도 뭐 꼭 나쁜 일은 아니죠.

 

그 외에 제가 아주 좋아하는 부류의 학생들은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은 제가 얼마나 말렸던 (잘못된) 연주자였는지 알거든요. 그러다가 이제는 잘 불고, 메이나드 퍼거슨이랑도 연주하고 하니까, 뭣 좀 아는 사람일거다 싶은거죠. 캘리포니아, 텍사스... 온갖 곳에서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날 하루 종일 같이 보내요. 저는 이런 학생들을 가장 좋아합니다. 자신들의 문제가 뭔지 알아내려고 진짜 절박한 사람들이거든요. 이 사람들은 저한테 잘 보이려고 오는게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해서 오는거에요. 그리고 제가 하라는대로 정말 합니다.

 

그 중에 한 번은... 그 분 직업이 뭔지는 생각 안나는데, 집에 가면 하루 죙일 연습만 하는 사람이었어요. 근데 내는 음 마다 앞에 (마우스피스 쪽을 손바닥으로 두드려 폭 폭 소리를 내며) 이 소리가 나는거에요. 그 말인 즉슨, 이 분은 혀로 여기 컵을 엄청 차는 거였죠. 그래서 이 혀를 그 자리에서 걷어내야 하니까, 제가 "고생 좀 시켜드리죠. 다음 한 달 동안, 혀는 아무데도 쓰지 말고 숨 어택만 하세요. 그리고 연주를 안할 때는 걸어다니면서 '디디디디디디...' 라고 하세요." 라고 했거든요. 그리고 그 분은 정말 그렇게 했어요! 한달 뒤에 만나서 불어보라고 했더니 소리도 훌륭하고 다 좋은데, 아직도 텅잉을 하면 그 ~ '폭 폭 폭' ~ 소리가 나요. "그래 좋아요. 무(無)텅잉 지옥에 한달 더 다녀오셔야겠습니다" 라고 했지요. 그리고 그 다음 번에 다시 왔을 때에, 그제서야 '디' 발음 연습이 효과를 보더군요. 그러고 1년 쯤 뒤에 그 분한테서 전화를 받았는데 ~ 그 뒤에 이사를 가고 나선 못본지가 꽤 됐지만... ~ 그래도 그때 통화하면서는 완전 좋아 죽으려고 하더군요. 빅밴드 연주도 하고, 리드 연주에... 그 전에는 오선지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학생의 문제가 뭔지를 찾아내고, 올바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그렇게 흐뭇합니다. 그리고 나서 제 덕이라고 공을 돌리는데 천만의 말씀이에요, 그 일(연습)을 온전히 다 해낸 건 바로 그 사람 자신입니다. 겪어봤던 문제라거나 해서 제가 지적은 잘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런 분들 완전 좋아합니다. 저한테 찾아와 주고, 열심히 할 의지도 있고... 함께 하는 모든것에 보람을 느끼게 해 주죠.


밥 오도넬: 아, 학생들 이야기라 하니 마지막으로 나누고 싶은 일화가 딱 하나 있네요. (진행자: 네, 해 주시죠)

 

어린 학생이었는데, 아주 잘 따라오던 아이였거든요. 그러다가 한 번은 보니까 일주일 동안 나팔에 전혀 손을 안 댄것 같더라구요.

 

"어떻게 된거니? 저번 주에는 그렇게 잘 했었는데." 물어보니까,

"어... 이번주에는 제가 좀 바빴어서요..."

"그래? (약간 엄하게) 대체 뭘 했길래?"

 

그러니까 이 녀석이 하는 말이,

 

"그게요, 제가 로켓을 만들고 있었는데, 제가 여덟 블록 쯤 건너서 살고 있는 친구네 뒷뜰에다가 그 로켓을 떨어트릴 수 있을까 싶어서요. 탄도를 그렇게 하려면 $&@#의 비율이 %$#@랑 맞아떨어져야 되고 어쩌고 저쩌고..."

 

"ㅁ.... 뭐?! ... 아니 트럼펫은 뭣하러 부는건데?"

 

이 아이는 천재였는데, 한가지에 가만히 집중을 못하는 아이였어요. 학교에서는 너무 지루하니까 엉망이었고, 그러면서도 연습하면 소리가 훌륭했단 말입니다? 어쨌든 그래서 이 아이가 하는 말이,

 

"탄도가 저희 집에서 8블록 나가서 떨어지려면 연료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내야 됐거든요!" 라길래,

 

"그...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하고 물어보니까,

 

"친구네 뒤뜰에 맞혔어요!!" 라고... (일동 폭소)

 

나 원 세상에... 제 얘기는 여기까집니다.

 

~ 이후 감사의 인사들을 나누며 토론회가 끝납니다 ~

 

마치며

처음에는 가볍게 몇가지 포인트만 짚으려고 했던 것이, 결국은 1시간 반짜리 영상을 전부 번역하게 되어버렸네요. 즐겁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컨텐츠에 대해 독자 분들이 미약하나마 뚜렷한 호응을 해 주셨는데, 양이 양인지라 도저히 이것만 붙들고 달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1~2주에 한번 정도로는 포스팅을 하고자 했는데, 이런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글 연재에 그나마 일관성을 가져올 수 있었던 점은 다행입니다만, 한편으론 이 시리즈를 고대하셨던 분들의 요구에는 충분치 못했던 것 같아 내심 송구스럽습니다.

 

트럼펫 연습이란 것이 주기적으로 어느 정도 자극과 영감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번역을 하느라 세세한 이야기들도 좀더 차분히 들여다보게 되면서 저한테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고... 큰 틀에서 이 블로그가 지향하는 것들 중 하나가 다양한 방향으로 열린 시각을 갖고자 하는 점인데, 이런 부분에서도 적절한 컨텐츠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다음에 포스팅할 것들도 어느정도 가닥이 잡힌 상태인데, 미리 운을 띄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사전 예고를 조금 하도록 하겠습니다. 포스팅 순서는 기분이 내키는대로...^^

 

마지막으로 클로드 고든 말년의 방송 출연 영상을 올리고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심장 절개수술 직후인지라 몸이 편치 않지만 음역대를 자유롭게 넘나드시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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