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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생각 다듬기 & 팁

가장 좋은 스승은 자기 자신이다 - 바비 슈

by J.5 2020. 9. 4.

내가 학생을 가르치는 데에 있어 기본적인 목표는 그들이 자신의 연주 스타일과 문제 해결에 있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스승은 실질적으로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를 찾아가건, 그리고 그가 어떤 명성을 지니고 있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실제 역량이 어떠하건, 그들은 결국 우리가 집으로 가서 자신의 최종 결정과 연주에 대해 더 면밀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사람들이다.

 

내가 보기에 음악가가 자신의 정체성 / 개성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소리이다. 나는 트럼펫 학생들과 다양한 소리에 관해 상당한 훈련을 한다. 소리를 내는 메커니즘이 숨과 애퍼쳐(바람구멍) 컨트롤과 함께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고, 소리를 허스키하게, 어둡게, 밝게, 연약하게 등등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해 주는, 애퍼쳐 변환에 관한 간단한 연습을 두어가지 보여준다. 그런 뒤에는 학생이 집에 가서 연주를 하게 하는데 ~ "마이 퍼니 발렌타인"의 첫 8마디 라던가 ~ 우리가 시도해보았던 각각의 다른 소리들로 연주해보는 것이다. 어두운 소리로도 해 보고, 허스키한 소리도 한번 써 보고... 이윽고 그 학생은 자기 내면에 있는 정서와 감성에 어떤 소리가 감정적으로 충실한지 생각이 잡히게 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은 음악에 대한 심미적 기준을 ~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하기 보다는 ~ 스스로 세울 수 있도록 유도해 준다.

 

나는 내면화(internalization)에 관해 많은 시도를 해왔다. 학생들에게 그저 벽면에 반사된 소리들 뿐만 아니라, 나팔을 연주할 때에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귀기울이도록 한다. 솜뭉치를 사용해서, 처음엔 한쪽 귀를 막고 잠시 연주해보고, 그 뒤 나머지 한쪽에도 솜뭉치를 넣어보면, 단순히 악기에서 들리는 소리만이 아닌, 거기에서 전해지는 느낌에 대해서 훨씬 더 집중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선생의 말을 일종의 법칙으로 받아들이는 것 보다, 학생 자신의 인지(認知)를 현저히 끌어올릴 수 있다.

 

지금보다는 젊었던 시절의 바비 슈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다양한 층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생리학적인 측면이 있고, 근육 생리학에 관한 과학적인 측면도 있다. 여기에 관해서는 많은 정보들이 있고, 공연에서 정말 지쳤을 때 근육의 회복(재활)에도 적용되는 것들이다. 나는 최대한 사실에 기반한 정보들을 가르치려고 노력하지만, 학생에게는 집에 가서 이게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한다. 잘 되지 않는 경우, 나는 그 학생을 다시 불러서 그 정보를 제대로 적용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학생이 그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럼에도 모든 판단은 학생 스스로 전부 해야 한다.

 

학생에게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그리 온당한 처사가 아닌 것 같다. 현대 세상에서 우리는 어마어마한 수의 학생들이 음악에 대해 훨씬 더 다방면적인 취향을 가지고 등장하는 것을 보고 있다. 훌륭한 예로 알렌 비주티를 들 수 있는데, 젊은 주자로서 그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눈부신 전문성을 갖췄으며, 놀라운 작곡가이자, 퓨전적인 취향을 가지고 재즈 문법으로도 연주하는 인물이다. 빅 밴드에서도 연주를 했었고, 내 기준으로는 놀라운 재능의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해 아주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요즘의 어린 친구들이 갖는 이런 경향은, 선생들이 이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어 주도록 하는 데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우리가 음악에 대해 가지고 있는 구식적인 컨셉으로 인해, 이 아이들이 일종의 (편협적인) '터널 시야'에 갖히지 않도록 하기란 쉽지 않다.

 

언제 보아도 소년 같으신 알렌 비주티 옹

나한테 온 상당수의 학생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말로 트이게 해 주었고, 이것은 나한테 아주 유익한 일이었다. 나는 내가 스승의 권좌에 앉아 뭐든지 다 알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배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태도로 군림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 보면 학생과의 만남이 함께 생각을 나누고, 꾸준히 자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분위기로 이어진다. 현실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 역시 바로 이 부분이다. 세상 속에서 살아남으며 공연 연주, 세션 녹음, 무슨 일이 일어나던, 그들은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결정을 내리기 위해 주어지는 시간은 아주 짧다!

 

나는 자기 학생들이 트럼펫 연주에 관한 다른 철학이나 접근 방법에 관심을 두지 못하도록 저지한다는, 끔찍한 선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이는 또한 학생들에게 "넌 생각같은 거 안해도 돼. 생각은 내가 해줄게.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하고, 아무것도 의심하거나 묻지도 마!" 라는 메시지를 준다. 이것은 - 나에게 있어선 - 같은 교육자로서 직권남용에 가까운 행위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결국엔 생각이란 걸 어떻게 하는지 조차도 모르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이 아이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자기 선생에게 완전하게 의존한다. 이건 범죄다. 어떤 선생들은 자기가 학생들 위에 있다는 ~ 흔히들 '선지자 증후군(Guru-Disciple Syndrome)'이라 하는 ~ 그 느낌을 사랑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세상에는 훌륭하고 헌신적인 선생들도 많다는 것을 믿으라. 물론 세상에는 '또라이들(wankers)'도 많다! 그들의 차이를 구분하는 법을 익히도록 하라.

 

- 바비 슈

 

연주할 때는 한결같이 눈을 감지만, 눈빛을 보면 참 영롱하신 바비 슈 옹...

 

본문 출처: www.bobbyshew.com/main.html?pgid=7&art_artcl_id=15

 

Bobby Shew :: Articles

You Are Your Own Best Teacher Jim Ahrend May 14, 2015 My basic goal with a student is to make them responsible for their own decisions about their playing styles and the resolution of their problems. I feel that the best teacher that any of us ever re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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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알고리즘에 이끌려 본 바비슈의 곡 '나달린(Nadalin)'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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