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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마우스피스

모넷 레조넌스 LT B6LD (S1) 리뷰

by J.5 2022. 1. 9.

7월 22일에 주문을 넣고 10월 20일에 물건을 받았으니 거의 정확히 3개월 가량이 걸렸네요. 이마저도 제작기간 말미에 약간 눈치(?)를 줘서 조금 빨리 된 편이니, 4~5개월씩 기다렸다는 분들도 이해가 갑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그치거나 한 것 보다는, 모넷 웹사이트에 제작 소요기간이 8주~10주로 되어있으니 9주차가 지나고 나서 진행상황을 물어본 정도입니다. 다만 그 후의 답장이나 진행상황을 보아하니 가만히 기다렸으면 시간이 좀 더 걸렸을 것 같네요.)

이것도 프리미엄 느낌이라면 느낌이지만
내용물은 딸랑...;

포장이 왤케 큰지 허허... 모넷이 고급진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은 명백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이런건 낭비 아닌가 싶습니다. 운송 도중 분실 위험이 줄어들 수는 있겠네요. (※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모넷 측에서 피스를 부치기 직전에 미국 USPS→호주 배송이 금지되었다고 하니 뭔가 영향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관과 느낌 차이

일단 미려한 라인도 그렇고, 인그레이빙도 세련되게 빠진 것이 '제작기술이 한층 더 디테일해졌구나' 하는 인상입니다. 

기존 모델과의 차이가 궁금한 분이 많으실텐데, 예전 포스트에서 세간의 평을 적기도 했지만 직접 불어보니 와닿은 것은 음색부터 반응까지 모든 것이 살짝 더 명료해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전 모델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유순하고 둥글둥글한 느낌이었다면, 레조넌스 모델은 각이 좀더 잡혔달까, 엣지가 있달까... 이게 기계적인 성능 차원에서 보면 신모델이 낫겠지만, 조금 더 넉넉하고 너그럽다는 느낌에선 의외로 기존 모델을 더 좋아하는 층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큰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성능 - 반응과 음색

약 2개월 가량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최근에는 기존에 쓰던 마우스피스와 틈틈이 번갈아가면서 사용 중인데, 확실히 모넷은 마우스피스 시장에서 ~단순히 고가의 브랜드 이미지가 아닌~ 순수한 개성과 성능 만으로도 자기만의 영역을 확실히 다져놓았다는 인상입니다. 

모넷이 내세우는 자사 제품들의 강점은 피치 센터의 정확함과, 음역에 따라서 피벗이나 암부셔에 변화를 거의 주지 않고도 그대로 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 식대로 이야기하면, '입은 딱 그냥 그자리에 잡아두고, 굵게 쭉 뻗는 바람만 가지고 연주할 수 있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이렇게 연주'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기존의 방식이 편하던 분들에게는 어색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근데 이 특유의 연주방식이 느낌이 참 좋고 재밌어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것만으로도 뭐랄까... 다른 피스로 돌아가기가 꺼려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피스도 만능이 아닌 것이, 누가 '슬랩' (S1) 컵 아니랄까봐 아티큘레이션 반응이 엄청 격합니다. 예민하다고 해야될지... 특히 어택에서 두드러지는데, 일반적으로 '툿!' 정도 느낌의 어택이라면 이건 마치 '탕!' 하고 총 쏘는 것처럼 어택이 들어갑니다. 호흡 컨트롤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용한 곡을 불다가 이런게 한번씩 터질 때가 있어서... 완전히 적응이 필요한 부분 같습니다.

그리고 암부셔 이야기쪽으로 잠시 빠지자면, '이 피스가 나한테 맞는 피스는 아닌가?' 하고 제가 생각하게 되는 결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요녀석이 림이나 부는 느낌은 편하고 좋은데, 소위 '바이트'라고 부르는... 림에서 컵으로 떨어지는 부분이 꽤 빡빡합니다. 이건 제 입술 모양에 관련된 문제이기는 한데... 지금까지 관찰해온 바로 저는 림 안쪽이 어느정도 둥그렇게 + 깊이 떨어지는, 여유로운 형태가 맞는 것 같거든요. 고음으로 가면서 입술구멍이 닫히거나, 좁아지면서 삐죽 혼자 열리는 틈새가 있는데, 림-컵 연결부가 얕게 떨어지거나 각진 형태라면 여기가 붙잡혀서 핸들링이 어렵다고 해야 할까...😂 사실 피스마다 케바케이긴 하겠지만, 이때 곧잘 입술이 닫혀버리거나 이 틈새만 삐죽 열리게 하는 녀석들이 있거든요. 연습과 적응이 더 필요한 부분인가 싶기도 하지만... 사람이 입술 상태도 매일 다르고, 실력도 항상 100% 나오는 것은 아니니, '굳이' 리스크를 짊어질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사실 이래저래 피스만 따지면 요새 제일 좋겠다 싶은 것은 GR에서 9개월 걸린 커스텀 피스인데... 이 녀석은 배음이 너무 빈틈없이 나오다보니 요즘 사용하는 반라아 오이람 라이트로 연출하고 싶은 소리랑 상성이 완전 반대인지라...ㅠ 

사실 그런 궁합 면에서도 이 모넷 피스와 오이람 라이트 나팔과는 약~간 알쏭달쏭한 데가 있습니다. 역시 가는 길이 비슷다 싶은 느낌도 있는데, 리시버 내의 갭이 크긴 크구나 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음색도 제가 원하는 것 보다는 (모넷 피스의 특성상) 울림이 조금 더 두텁고 풍성한 느낌인가 싶기도 하고... 매력적이긴 합니다만, 조금 고민이네요.

정리

결론짓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특성과 개성이 강하다.
  • 구 버전 (기존 버전)과의 차이는 '명료함'.
  • '만능열쇠'는 아니다. 개인차도 있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넉넉한 느낌의 기존 모델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듯 하다.
  • 대신 그만큼 거부하기 힘든 모넷만의 매력이 있다. 마약같은 녀석...
  • 주법과 실력이 완전히 이 피스에 걸맞게 적응되어야 한다.

요즘 주법과 암부셔에 관해서 개인적으로 탐구(?)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좀더 끌어안고 연구해볼 가치는 있는 피스라고 생각합니다. 적응이 완벽하게 되어야 하는 점이 어찌보면 난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무작정 지르기보다는 기회가 되면 먼저 좀 불어보고 구입을 결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가능하면 좀 느긋하게 시간을 가지구요. 그런데 사실 구경하기도 어려운 피스인데다가, 워낙 고가에다 제작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피스라서 빌리기도 쉽지 않을것 같고...😅 중고가격 방어가 잘 되는 피스이니, 장터에 올라온 녀석이 있으면 잽싸게 구입해서 불어보고 안맞으면 되파는 것이 가장 현실적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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