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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기타 장비

새로운 장비들과 그 외 근황

by J.5 2021. 8. 11.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데, 향후 일터에서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게만 작업을 허가해준다는 썰도 돌고 해서 아스트라제네카(AZ)라도 급한대로 맞았습니다. AZ는 확실히 남아도는건지, 동네 의원에 예약하니까 당일에 바로 가서 맞을 수 있더군요.

후유증(?)이 있으면 있는대로 고생한다고 하고, 없으면 없는대로 항체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렇다 하니 어느 쪽이라도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 맞은 당일은 음... 딱히 모르겠는데? 하는 느낌이었는데, 자고 새벽에 잠깐 일어났더니 기운이 슬슬 올라오는게 느껴지고, 다시 자고 일어나니 하루 종일 그냥 누워있게 되더군요. 어디가 막 아픈건 아니고, 온몸이 저릿하고 으슬으슬한게 몸살에 가장 가까운 느낌인데... 꼭 해야될 일이 있으면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몸에 힘이 없으니 뭘 할 생각이 안들더랍니다. 늑골 아래쪽이나 몸통도 영 저릿하니 나팔도 손이 안가고... 역시 건강이 최고구나 싶네요.

그래서 가볍게 이것저것 근황 얘기나 한번 포스팅해봅니다.

마우스피스

피켓 쪽이랑 잠시 더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제 커스텀 피스 3종을 비교한 도면을 받아보았습니다 (파란색이 동일 피스). 아직도 조금 개량의 여지가 있는것 같아서 머리를 굴려보고 있는데, 어떻게 조정을 할지...🤔 호주로 건너오면서 마우스피스 사파리는 이제 줄이자는 생각이라 조심스럽습니다. 추가 조정은 일단 보류하고, 참고도 할 겸 모넷의 레조넌스 LT B6LD를 주문했습니다. 

예전에 LT B6LD를 불어보고 아주 마음에 들긴 했는데, 날 것의 성향을 가진 칼리키오 나팔들이랑은 근본적으로 궁합이 좋지 않다는 느낌이었거든요. 모넷 피스의 특징은 쑥 뻗는 호흡과 그대로 걸리는 음정, 그리고 두터우면서도 허스키한 질감의 음색 성향인데... 칼리키오에다 꽂으면 ~비유가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진돗개 몸에다가 골든 리트리버 털을 입혀놓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마지막으로 구입한 반라아 오이람 라이트의 경우, 금속의 두께나 호흡에 대한 반응, 음색 성향까지 이건 100%다 싶을 정도로 모넷이랑 잘 어울리겠더군요. 다만 본사에다 주문했더니 제작에 8주~10주 정도 걸린다고 하여 참... 오매불망 입맛만 다시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레조넌스 모델은 써본 경험이 없어서 조금 조사해 보았는데, 혹시 도움될까 하여 제가 읽었던 사용자들의 리뷰를 간략히 정리해봅니다:

  • 기존 모델과의 차이를 느끼는가 여부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큰 차이는 아닌 듯?
  • 차이를 느끼는 경우, 부는 쪽에서 들리는 소리는 예전보다 조금 더 밝은 편이라고 하지만, 벨 반대쪽에서 듣는 소리의 경우는 예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벨 앞과 뒤에서 들리는 소리가 더 일치한다는 평가.
  • 연주력 자체도 기존 모델보다 낫다는 평가도 간혹 보이며, 일반적으로는 기존 모델을 갖고 있다면 굳이 레조넌스 모델을 새로 살 정도는 아니지만, 신품을 구한다면 그냥 레조넌스 모델로 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의견.
  • 클래식 vs 프라나 문제에서 한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았는데, 주자가 기존에 고음으로 올라가면서 음정이 샤프해지는 경향이라면 클래식, 고음으로 올라가면서 음정이 낮아지는 경향이라면 프라나를 선택하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나팔

반라아 오이람 라이트는 우여곡절 끝에 벨을 ~아마도 오이람 2에 쓰이는~ 라지 벨로 바꿔 달아서 받았습니다. 나름 흔치 않은 커스텀 모델이 되었는데, 으음... 과정이 너무 고생스러웠어요 ㅜㅠ 훕 사장님하고 뭔가 코드가 안맞았는지...?

나팔을 받은 후에 제대로 길들이고 익숙해질 시간이 충분치 않았습니다만, 요새는 어느정도 영점이 잡히는 느낌입니다. 정리하자면 살짝 더 밝은, 혹은 목가적인 느낌의 모넷이라고 생각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자잘한 부분에서 사장님한테 좀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확실히 범상한 나팔은 아니구나 싶네요.

녹음 장비를 갖추고 잠깐 테스트 녹음해본 것이 있는데, 제가 이 나팔로 어떤 소리를 내고자 하는지 대략적인 인상 정도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한번 첨부해봅니다. 한 20초 남짓...^^

2021.07.18 봄날은 간다 - 김윤아 test.mp3
0.44MB

나팔 얘기를 하자니, 여담이지만, 모 사이트 중고 장터에 쉴케 S32HD가 올라왔더군요. 글이 올라오고 거의 바로 보았는데 휴우... 핸드폰을 들고 지르기 일보직전까지 갔습니다만 참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아무리 빨라도 1년 이상이나 있다가 만져볼 수 있는 상황이라...😂 몇시간 뒤에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바로 팔렸더군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모델입니다. '살면서 결국 바하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한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는데, 아마 그런 스탠다드한 계열의 나팔에서는 제 #1픽 아닌가 싶어요. (생각해보니 얼마전에 바하벨 스파다도 올라왔었군요.)

마이크와 그 부속품

몇년 동안 별러왔던 일렉트로보이스(EV)의 RE20를 마침내 질렀습니다. 다이나믹 마이크 계에서는 개인적으로 젠하이저의 MD441과 더불어 끝판왕이라고 생각하는 마이크인데, RE20의 상대적으로 단단한 질감도 싫어하지 않는 편이고... 사실 MD441은 아무리 봐도 지르기엔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굳이 두배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지도 조금 의문스럽습니다. 절대적인 척도를 떠나서 개인적인 용도나 취향을 생각하면, 저에겐 RE20 정도면 종결 다이나믹 마이크 급으로 생각해도 손색 없을듯 합니다.

이번에도 리본 마이크에 대한 생각이 꽤 있었는데, 요즘에는 심지어 프리앰프를 내장시킨 액티브 리본 마이크들도 꽤 나왔더라구요. 개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두 모델은 로드(Rode) NTR, sE 일렉트로닉스의 부두(Voodoo) 모델들이었습니다. 둘다 프리앰프 내장이 가능하고,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음색 역시도 기존 리본 마이크의 자연스럽고 따스한 성질은 간직하면서도, 고음부를 조금 더 틔워놓아서 현대적인 테이스트를 가미했더군요. 리본 마이크가 ~원래 잘 쓰던 분들은 잘 쓰지만~ 근대 들어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가 낮은 게인과 구조적인 연약함, 자칫 너무 어둡거나 답답하게 들릴 수 있는 음색 등 때문인데, 정확히 이런 부분들을 개선시키고자 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공간 음향을 많이 반영하는 리본 마이크들 특성 상...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운용이 수월한 다이나믹 마이크로 결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로드의 탁상용 붐암(스탠드)인 PSA-1, 그리고 EV RE20 전용 쇽마운트인 309A를 구입해서 마무리하고, 케이블은 진리의 모가미 2549로 구입했는데 음... 주문제작한 것인데 조금 더 길게 할걸 그랬다 하는 아쉬움은 남네요 😂 참고로 매번 녹음할때마다 스탠드가 꽤나 거치적거렸는데, 이번에 탁상용 제품으로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무래도 근거리에서 녹음을 해야 하다 보니 ~ 이 문제는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 녹음할때 파형이 위쪽으로 밀리는 (비대칭 파형 - Asymmetrical waveforms) 문제는 어쩔 수가 없네요. 기술적으로 어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소리만 좋으면 아무 문제 없다고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볼륨을 맞출 때 피크에 더 일찍 다다르게 되다보니 고민이 되기는 합니다.

비대칭 파형의 예시. 금관 등 몇몇 악기에서 근거리 녹음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오디오 인터페이스

일단 까놓고 얘기하겠습니다. 저는 저가형 오인페의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는 스칼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1세대를 오래 써보니 예쁘고 성능은 좋지만 내구도라던가 기계적인 안정성은 좋지 않다는 인상이고, 음색이 중고역에 MSG를 좀 친 음색이다보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성향이 아닙니다. 볼륨 놉같은 것도 시간 지나면 끈적끈적 녹아내리고, 전용 USB 케이블이 그리 튼튼한 느낌은 아닌데, 이 전용 케이블이 아니면 신호와 전력을 동시에 받쳐주는, 팬텀파워가 제대로 먹는 선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물론 그럼에도 수치적인 우월함을 무시할 수는 없어서... 이번에도 고려는 해 보았습니다. UR-RT2나 전통의 강호인 유니버설 오디오 등도 포함해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결국은 솔리드 스테이트 로직 (Solid State Logic)의 SSL2로 낙점. 전통의 명가이기도 하고, 스칼렛 가격대보다 반계단 쯤 위쪽 섹터로 맘먹고 치고들어온 느낌이 괜찮아 보이더군요. 정직하고 자연스러운 음색이라는 평가에도 많이 끌렸구요. 처음엔 SSL2+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미디 인아웃이야 USB로 해결하는 요즘 시대에 모니터 아웃풋이 더 있다는 점을 빼면 딱히 돈을 더 쓸 필요도 없어보이고, 모니터링을 두 조로 운용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기반을 닦은 후에나 천천히 생각해볼 문제일 뿐더러, 케이블만 바꿔 껴줘도 가능하긴 한 문제다 보니... 확실치 않은 향후 확장성 때문에 굳이 추가금을 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칼렛의 에어, UR-RT2의 니브 트랜스포머처럼 SSL2에도 레거시 4K 버튼이 달려있는데, 요즘 트렌드인지는 모르겠는데 꽤 쏠쏠하게 써먹을 수 있겠더군요. 홈레코딩의 경우 보컬이건 악기이건, 보통 메인이 되는 한두가지 악기만 녹음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이런 경우 메인 악기로서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서 어느정도 EQ를 먹이는 것이 당연시 되는데, 이런 부분을 버튼 하나로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보니 꽤 쏠쏠히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의 짧은 녹음본 역시 4K 버튼을 적용하고 EQ는 따로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삼발이 (삼각대, 트라이포드)

글을 쓰고 보니 오늘 이 녀석이 도착하기로 되어있었네요 하하... 모바일폰 용으로 구입한 유비사이즈 (UBeesize) 트라이포드입니다. 요런 디자인은 진짜 '삼발이'란 표현이 딱인것 같아요! 내구도 문제로 분질러먹었다는 유저들이 좀 있던데, 확실히 다리의 강도에 비해서 뿌리쪽의 관절부가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어서 조심해야 되겠더군요. 다리를 휘거나 할때는 아예 그쪽에 부담이 안가도록 다리만 잡고 조정해야겠습니다. 그것만 조심하면 상당히 유용하게 쓸 것 같네요 :)

곡들?

하고 싶은 곡들은 많은데... 사실 녹음은 커녕 연습만 제대로 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인지라 ㅜㅠ 리스트만 쌓여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도 요즘 보사노바 한 곡은 솔로 채보를 마쳐놔서 조금씩 해보고는 있습니다만... 외국어 가사까지 번역을 해야되지 않을까 싶어서 또 고민이네요 하하하. 

음을 올리면서 같은 호흡을 유지하는 것에는 자연스럽게 신경이 쓰이기 마련인데, 음을 내리면서는 소리가 어떻게든 나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숨을 꺼트리는 습관이 아직도 쉽사리 고쳐지지가 않네요. 그나마 자각은 하고 있으니 조금 더 신경 써봐야 할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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