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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근황, 일상다반사

트럼본 구입 (야마하 YSL-456A) + 디에페스 수리점 방문

by J.5 2023. 8. 1.

두둥...


호주의 연중 보너스라 할 수 있는 택스 리턴(세금환급)이 쏠쏠하게 입금되니, 지름 욕구가 솔솔 고개를 치켜듭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트럼본 등의 로우 브라스 (저음 금관) 악기를 좀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편곡이나 커버를 하다보면 트럼펫만 가지고 전부 넘나드는 것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소리 면에서도 좀 더 제대로 구분해서 채워주는 어레인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요즘 마지오 연습을 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생각이 나기도 했구요 (마지오 주법 연습은... 저음 악기가 땡깁니다), 뮤직샵에서 트럼펫 가르치는 분에게는 특별히 뭔가 따로 배울 것은 없겠구나 싶기도 했어요. 어차피 그 가게/학원의 레슨 컨셉이 어린 학생들 중심으로 되어있다 보니, 가르치는 분들도 수준이 막 높은 건 아닌 지라...😅

그럼 이참에 트럼본을 한번 해보자! 했습니다. 다른 악기들도 생각은 계속 해봤는데 (유포늄이라던가...), 트럼펫이랑 같이 앙상블을 이루었을 때 소리가 어우러지는게 역시 트럼본 만한게 없다 싶더라구요.

악기들을 검색해 보니, 저음 악기들은 크기랑 무게가 있어서 그런지 기하급수적으로 가격이 늘어나더군요. 브라스파이어(Brasspire) 사의 유니콘 206 트럼본을 내심 전부터 점찍어 놓고 있었는데, 하아... 이걸 정말 질러도 되나... 트럼본이 할 만한 악기인지, 앞으로 계속 잡고 갈 것인지 아직 확실한 뭣도 없는데 지르기엔 너무 부담 되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호주 중고 장터에 올라온 매물을 보았는데, 이거다 싶어서 앞뒤 생각 더 안하고 후딱 구입했습니다. 야마하의 YSL-456A 라는 호주 버전 모델인데, 제임스 모리슨이 살짝 조정을 했나 보더군요. 원 주인이 젊은 여성 분이던데, 원래는 바이올린이 메인인데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트럼본을 불게 돼서 2012~2016? 정도 사이에만 불고 거의 손을 안 댄 모양입니다. 지금은 바이올린도 안 한다는게 함정이긴 한데...😅

보러 갔더니 샤워한다고 전화를 안 받아서 잠깐 속을 썩히고...

그런데 사실, 구입한 지금 생각해도 갸웃갸웃할 정도로, 상태나 등급에 비해 너무 싸게 내놓은 것 같아서...; 동네가 원래 좀 흉흉했던 곳인지라 그런지, 이거 혹시 장물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좀 있습니다. 판매자 여성분 하는 행동이 어째 좀 미심쩍기도 하고...??

어찌 되었든 저에게는 하늘이 내려준 악기려니 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만, 악기를 배송 중에 분실했던 적도 있는 입장에서 마냥 맘편히 좋아할 일은 아니더군요. 어쩌면 젊은 친구가 욕심 없이 순수하게 내놓은 물건인데 (옛날이랑 물가 차이를 생각하면, 구매가 감안해서 내놨다고 해도 납득은 가니까요) 저 혼자 괜히 그러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케이스랑 스탠드, 마우스피스도 포함이었는데, 마침 가게의 선생님이 참고하라고 빌려주신 피스랑 같은 모델이네요. 이것도 역시 거의 분 티가 나지 않습니다.

모델은 같은데 디자인에는 조금 차이가 있네요. 그동안 디자인에 소소한 개량이 있었던 듯.

직장에서 거래 장소, 집까지 돌아오는 데에 근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였는데, 다행히 그쪽 동네에 사는 친구가 있어서 오랜만에 얼굴 보고 라멘 한그릇 하고 돌아왔습니다.

후루룩 쨥쨥 후루룩 쨥쨥

원 주인이 사전에 밝힌 바 슬라이드 오일이 없다고 하여, 겸사겸사 주말에 디에페스 수리점으로 갔습니다. 트럼본에 미세 덴트가 한 군데 있기도 하고, 칼리키오와 반라아 양쪽에도 미세 덴트들이 있길래(ㅜㅠ)... 밸브용 솔이 낡아서 새로 사야 되기도 했구요. 트럼펫들에 난 미세 덴트는 좀 무서웠던게... 덴트들 자체는 정말 미세한데, 언제 어쩌다 그런 건지를 모르겠더라구요 ㅠㅠㅠㅠ 이런 적은 처음인데...

샤갈에서 제임스 모리슨이 직접 품질테스트를 했다는 나팔들이 전시되어 있고... (자주 뵙네요 모리슨 어르신!)

왼쪽 두개가 좀 더 비싼 모델이라는데 (아마 1961 모델들인데 벨이 다른... 하나는 YMLA, 하나는 BOG? 그랬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잘 정제된 클래식용 나팔들 느낌이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중앙의 제임스 모리슨 모델이 좀 더 취향이었던... 사실 나팔은 얘네들보다 위탁판매로 진열되어 있던 캔스툴의 메하 트럼펫이 엄청나게 혹했습니다 😂 사진은 안 찍었네요. 상태랑 좋던데...! (그리고 잡아보니 신기하게 앙증맞더군요?! 정말 신기했는데 물어볼 틈이 없었네요.)

얘네는 호주에서 만드는 뮤트들이라던데,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왼쪽의 버켓 스타일 뮤트랑 컵뮤트... 특히 컵뮤트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최근 너무 질러대서 참았습니다 ㅠ 호주 국산에다가 그냥 플라스틱 사출기로 찍어낸 것 같은데도 의외로 가격이 좀 되는 것 같아서요. (에드 사장님 추정 가격이긴 합니다. 전시 용으로 들여놓은 거라서 정확한 가격은 만드는 분한테 확인해봐야 한다고...) 하지만 가볍고, 음색도 마음에 들고, 음량도 꽤 줄여주더군요.

집에 돌아와서는 트럼본 슬라이드들을 조금 씻겨줬습니다. 길이가 75cm 정도 되던데 담글 통은 없고... ㅜㅠ 손에 세제를 뿌려서 닦아주고 따순 물로 헹구고를 세네번 반복했네요. 이게 왜 그랬냐면... 전 주인이 슬라이드 오일이 없다고 구리스(!)를 슬라이드에다가 발라버렸거든요. 솔직히 이해가 잘 안가더라는..;;

자연건조 시키고 다음날 슬라이드 오일을 발라줬는데 뭔가 색달라서 헤매기도 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하하 😁

이번 주말은 이래저래 볼일은 잘 봤는데... 마지막 남은 전자담배를 너무 쥐어짜서 폈는지, 토요일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렸네요. 그리고 사실 이번 주중에 부동산에서 한번씩 나오는 점검이 예정되어 있었어서 청소하랴 뭐 하랴... 글을 못 썼습니다 (_ _) 그래놓고 점검은 다음주로 연기 됐지만...ㅡ.ㅡ;

이것 외에도 지름 보고할 것이 두 개 더 있는데 하하... 이번 글은 이 쯤에서 마무리 짓고, 다음에 또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번역도 하나 진행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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