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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나팔

8개월만에 돌아온 칼리키오 #7550

by J.5 2018. 7. 29.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수리와 개량을 마치고 돌아온 칼리키오 #7550.


보통 택배는 받으면 막 좋아하면서 어서 뜯어보고는 하는데... 이 녀석은 막상 받고 나니까 맥이 탁 풀리면서, 몇시간동안 뜯지도 않고 멍하니 내버려두게 되더군요. 진이 빠졌다고 해야 되나... 옛날에 기르던 개가 없어졌다가 몇달 만에 데려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꼈던 기분이랑 비슷하네요. 이것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배상이라도 받으려고 여기저기 연락하고 돌아다녔는데, 한국이건 미국이건 죄다 다른 데서 이야기해보라고 하고, 결국 남은 옵션은 거의 소송밖에 남지 않았을 때 즈음... 물건이 이베이에 나타났다고 외국 분께서 알림이 왔습니다. 이베이 판매자분이 그나마 진행중이던 경매를 취소하고 경매 시작가로 넘겨주더군요. 그래서 나팔 제작자 분께 보냈다가 이제야 받았습니다. 막바지에 한국에 와서도 공항에서 2주 정도 묶여있는데 얼마나 답답하던지...


튕겨져 나간 2번 슬라이드를 새로 하고, 아랫쪽 다리 끄트머리에 살짝 구멍이 났던 튜닝슬라이드도 새로 만들어 받고... 벨을 R2로 바꿔달았습니다. 위 사진의 하얀 포장지에 있는게 원래 있던 튜닝슬라이드이고, 투명한 뽁뽁이에 있는게 떼어낸 1s 벨입니다.


벨을 조금 더 크게 주문했는데, 큰 차이가 아닌데도 신기하게 티가 나네요. 5인치에서 1/16 인치 모자란다고 했는데 말입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일반적인 사이즈에서 1/16인치 밖에 더 안 큰데도... 벨이 벌어지는 테이퍼 자체가 더 커서 그럴수도?


사실 존 두다 어르신도 상황이 좋지 않고 저도 어서 보고 싶으니, 마감은 됐고 새 파츠들은 로브라스로 그냥 달라고 했습니다. 자금적으로도 약간은 절약할 수 있었구요. 전체적인 외관이나 때깔이 어떨런지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생각보다 멋져 보여서 놀랐(?)습니다. 아직은 마냥 좋은 시기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의외의 간지가....?!


여담이지만 확실히 로브라스는 그 특유의 날것같은 느낌이 있기는 하더군요. 시간 지나면 뭔가 마감이나 인그레이빙 등을 입히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찬찬히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1s벨 모델들은 불어보라고 하면 곧잘 듣는 말이 무게가 가볍다는 점이었는데, R2 벨은 레드브라스이고 벨도 좀 더 두꺼워서 그런건지, 좀 더 묵직하네요.


칼리키오 (Calicchio) R2/7, Serial #7550


소리나 성능은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만, 어제 막 뜯은 참이라 좀더 두고 볼 생각입니다. 살짝살짝 더 손볼 곳이 있을지도 모르고... 내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또 조금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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