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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레슨

스튜어트 커완 - 레슨 #3 / 2022.05.21

by J.5 2022. 5. 30.

선생님은 이런 느낌...?

1, 2주 정도 더 일찍 뵈려고 했었는데 컨디션 불량으로 인해 저번 주말에 만나뵈었습니다.

뵙고 난 후에... 사실 이번 주도 일정이 만만치 않고 감기 기운까지 도져서, 이번 주도 하루 정도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연습을 못 했네요 ㅜㅠ 그래도 몸 상태를 신경쓰면서 10분, 30분 씩이라도 입술은 가져다 댔습니다만... 참 아쉽습니다. 선생님도 요 한동안 (1주? 3주?) 일이 바빠서 제대로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저번 레슨 때의 주문이 매일 다 소화하기는 상당히 버거운 양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연습을 어떻게 하느냐 따라 좀 다를 수는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글 말미에 다시...

초반에 잠시 같이 입을 풀었는데, 치코위츠 패턴으로 3옥 도까지 클리어하는 걸 보시더니 칭찬해주시더군요. 플루겔혼으로 거기까지 올리는 것만 해도 잘 하는거다, 연습은 문제 없겠구나 라는 식으로... 혼자 연습하면서 보니 플루겔혼에서 2옥 솔 위로 넘어갈 때에는 느낌 차이가 확실히 더 느껴졌는데, 역으로 이야기하면 그전까지 오선지 위쪽으로 가면서 얼마나 힘으로 조여서 불었는지 좀 더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플루겔혼 연주기간이 그 나름의 배움을 주는 것 같아요.

테크니컬한 연습 부분에서는 이번 주에는 오클라호마 음대의 칼 시버스 (Karl Sievers) 교수님께 배웠다는 것들을 보여주셨어요. 개인적으로 스케일 기반 연습을 하지 않은지가 꽤 되었는데, 이쪽에서의 코디네이션 유지에 문제가 있었던 지라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클라크 1번 변형패턴

F#에서 시작하는 경우 기본적으로는 이렇습니다. 총 4번의 반복인데 3번째 반복의 경우는 풀 옥타브를 커버하는 패턴이지요. 역시 징검다리 패턴으로 위아래 C까지.

# 로이 포퍼 싱글텅 스케일

G 기준. C 정도까지  반음씩 위로 반복. 동일음 반복을 몇마디 하는지는 알아서 적당히 조절.

이건 선생님이랑 연습하는데 어우... 예전에 거의 똑같은 연습하던게 몸에 익어서 (상/하행시 첫박이 아니라 둘째 박부터 들어가고 다음 마디 첫음부터 연음이 시작되는) 엄청 애먹었네요 😂 악보로 정리해보니 마디 구분이 더 잘 됩니다.

# 제리 헤이 연습

개방음 기준 - 반음씩 내려가며 7포지션 반복.

예전에 소개했던 벨크냅 루틴에도 사용되었던, 슐로스버그 #27번 연습의 응용인데 약간의 트위스트가 가미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의 경우는 슬러 부분도 그냥 텅잉으로 하라고 하시는데 (특히 둘째줄) 본인의 취향도 좀 있으신 것 같지만 저한테도 더 적절한 지침인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뒤쪽에 추가된 두 마디인데, 세 음이 한 세트로 반음씩 내려가는 (C-B-Bb-A...) 트라이어드 (장3화음) 입니다. 하행은 1-5-3 순이지만... 4음씩 묶어보면 메이저 세븐 코드로 볼 수도 있구요 (이 경우 1-5-3-7). 뒤에 이어지지만 이어 트레이닝으로도 이어지는 개념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여담이지만 칼 시버스와 제리 헤이도 아담 학파의 제자들인데 각자 클라크, 슐로스버그에서 연습을 가져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변형시키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 빌 애덤 쪽 철학을 좋아해서 좋기도 하구요.

파트 2:

마침 당분간은 플루겔혼만 불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니, 슬슬 재즈나 부드러운 곡 연습을 하면 좋겠다며 (드디어!) 궁금했던 바비 슈 교본(링크 1)(링크 2)을 펼쳐 보았습니다. 제가 먼저 '아직 보지는 않았는데 궁금하다'고 얘기를 꺼내서 더 그러셨을 지도...? 🤔

레슨 초중반 즈음에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로 '레슨 내용이 사방팔방으로 튀기는 하는데 ㅎㅎ 너가 성인 학생이기도 하고, 하고 싶은 방향도 있고 이미 알고 다룰 수 있는 것들도 많으니 이 쪽이 더 자연스럽고 알맞는 커리큘럼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학생을 처음부터 가르치는 상황이었다면 변형 연습같은 것도 없이 FM대로 (= 스탠다드한 교본으로 하나씩 순서에 맞추어) 가르쳤을 거다.' 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레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가 되어 말씀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전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긍정해 드렸습니다. 치코위츠 같은 경우도 고음 감각에 더 익숙해지기 위해 약간 변형해서 한다는 얘기도 나누고... 사실 저는 저번 레슨 복기에도 적었듯이, 이번에 좀 더 재즈 - 즉흥연주 쪽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분을 소개해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려던 참이었기에, 이번 레슨의 새롭게 나아가는 방향에 크게 기뻤습니다. 가보지 못한 새로운 곳에 서 있는 느낌?

바비 슈에서는 기본적인 메이저 키 패턴 (#4) 과 II-V7 패턴 (#10), 마일스 데이비스 '바운싱' 패턴 (#37) 세 가지부터 해보라고 하시고 하나씩 시연과 연습...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 교본에 코드 표기가 없는 것은 청음(ear training)을 위한 의도적인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선생님이 한참을 찾다가 (교본 같은 것들이 정말 많으십니다. 부럽...) 자기가 좋아서 직접 스캔한 것이라며 랜달 레이먼 (Randall G. Reyman)의 교본을 하나 소개해주셨는데, 저도 마음에 쏙 들더군요. 재즈 연주나 즉흥연주에 필요한 아주 기초적인 부분들을 교과서처럼 딱 묶어놓은 책인데, 12키를 돌아가면서 특정 스케일과 패턴들을 적어놓은 것입니다. 한계도 명확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첫 운을 띄우는 데에는 충분히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도니(Bordogni) 에튜드 12곡을 최근 들어서야 다 일주(一周)했는데, 아직은 기본적으로 곡들만 숙지한 정도이다. 이것들을 계속 돌면서 좀 더 잘 다듬는게 좋을지, 아니면 추천해주신 다른 에튜드 곡집으로 넘어가는게 나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기본적으로는 '(트럼펫은) 여러가지를 어설프게 하는것보다는 하나를 더 깊이 있게 다지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 '콩코네(Concone) 곡집에도 보도니와 겹치는 부분이 많이 있다' 라고 하신... 것 같네요 (기억이 좀 가물합니다 😅). 이 때 다른 에튜드 곡집이 뭐였더라? 하다가 샬리에르(Charlier)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마침 잘 됐다며 샬리에르 1번도 조금씩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유명한 2번 곡을 먼저 말씀하셨는데 제가 전에 조금 건드려 봤다고 하니까 알고 있는 건 재미 없다면서...😂 하루에 한줄 정도 씩이라도 해보라 하시더군요. 원래 보도니 / 콩코네는 마무리 연습에 가까운 개념이었으니... 샬리에르도 조금씩 해볼 것 같습니다.

3주차 레슨 노트

레슨 초반에 저번 주의 루틴이 하루에 전부 커버하기에는 많았다고 말씀드리니 잠깐 생각하시면서 '그래... 그럴 만도 하겠구나' 하셨었는데, 오늘의 레슨을 통해 전반적인 틀을 같이 다시 점검하였습니다. 치코위츠까지는 기본 연습으로 하고, 테크니컬한 부분과 음악적인 부분을 다 커버하되 그때그때 시간 여유에 따라서 분량은 자유롭게 조절하는 식으로 하고, 마무리는 전과 같이 보도니 / 콩코네 에튜드로. 저도 딱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조정이라 기뻤습니다. 모든 연습을 온전히 일정 수준까지 마스터(?)하려면 몇 달은 걸릴 것 같아서 농반진반으로 선생님한테 '어휴 다음에는 몇달 뒤에나 뵙겠는데요?'하고 말씀드리긴 했습니다만... ㅋㅋㅋ

얻어가는 것도 많고, 이튿날 해보니 연습 내용도 너무 좋아서 기뻤습니다만... 그 다음날부터 오늘까지 1주일간 다시 컨디션 + 일정 악화로 인해 제대로 연습을 못하고 있습니다... ㅜㅠ 선생님도 비슷한 입장이니 이번에 말씀드린 시간 부족 문제에 많이 공감하신 것 같은데... 동병상련이네요😂 직장생활 하는 트럼펫터들이라 참... 마음같지 않은 현실이 야속합니다.

돌고돌아 역시 건강부터 우선 잡아야 한다는 결론이 되긴 했습니다만(...), 앞으로의 발전상이나 궤도가 뚜렷해져서 이번 레슨은 특히나 더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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