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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긴 루틴 - 일과연습 등

슐로스버그 - 벨크냅 루틴 (요약본 악보)

by J.5 2019. 12. 9.

맥스 슐로스버그 (左) / 데이브 벨크냅 (右)

미국의 트럼펫 커뮤니티 등지에서 널리 공유된, 데이빗 벨크냅 (Dave Belknap) 님의 슐로스버그 (Max Schlossberg) 교재를 이용한 연습 루틴을 두 장짜리 PDF 악보로 축약해놓았습니다. 한 번이라도 해보셨던 분들은 대략 어떤 연습이신지 감이 오실 것으로 압니다. 트럼펫터 커뮤니티에서 조영홍 회원님이 한번 번역해두셨는데, 같은 글을 번역하기보다는 제 나름대로 실용적으로 쓰기 편하도록, 새로 다듬었습니다.

Schlossberg_-_Belknap_Routine EN.pdf
0.08MB

위는 영어, 아래는 한국어 버전입니다.

Schlossberg_-_Belknap_Routine KR.pdf
0.10MB

참고로 슐로스버그 교본은 맥스 슐로스버그 본인이 집필한 것은 아닙니다. 레슨을 받으러 오는 학생들의 상태에 따라서 ~마치 의사가 처방전을 써 주듯~ 그때그때 적절한 훈련을 기보해서 주었다고 하는데, 그의 제자이자 사위인 해리 프라이스텟트 (Harry Freistadt)가 나중에 남아있는 것들과 자신이 기억하는 것들을 적절히 묶어서 정리한 것이 오늘날의 슐로스버그 교본입니다. 이 때문에, 직접 슐로스버그에게 사사했던 사람들 중 몇몇이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현재까지도 논란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이 교본에 다양한 짧은 연습들이 있는 것은 좋은데, 이걸 가지고 '어떻게 연습을 해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가르치는 사람이 해석하고 쓰기 나름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슐로스버그 교본은 미국에서는 한 손에 꼽을만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교본 중 하나이니 그 위상이 대단하지요. 본인은 러시아와 베를린에서 트럼펫을 익힌 유태계 출신이지만, 20세기 초부터 1936년 작고할 때까지 뉴욕에서 활동하면서 현대 미국의 트럼펫 토양을 다지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 시대 최고의 스승이었다고 합니다.

 

벨크냅 루틴 지침서 원본 (클릭하면 커집니다)

데이브 벨크냅이 정리한 본문의 연습은, 정확히 이야기하면 암부셔의 교정과 유지보수가 가장 근본적인 목표입니다. 슐로스버그에서 다양한 연습들을 가져오긴 했습니다만 속도, 아티큘레이션, 셈여림 등에서 또 차이가 있으니 다시 한번 재해석이 들어간 셈이지요.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난감한 분이 계시다면 참고로 다음의 동영상을 보시면 좋습니다.

 

렉스 사무 (Lex Samu) 라는 분께서 녹화해 올리신 영상인데, 본인은 워낙 익숙해져서 잠깐 풀어주는 용도로 뮤트를 끼고 해도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아침 출근 전에 하느라 이렇게 하셨다는데... 일반적으로는 당연히 권장되지 않습니다. 이 분께서 직접 이 연습과 영상에 관해 (영어로) 논하는 글은 이곳(링크)에 있습니다.

 

참고로 슐로스버그는 물론이지만, 벨크냅 님은 2016년에 돌아가시고, 렉스 사무 님은 2018년에 만 43세의 나이에 자택에서 급사하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가르침이 이어진다는 것에 숭고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앞서 이로움을 널리 퍼뜨리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며, 이 자리를 빌어 명복을 빕니다.


#2020.03.10 업데이트 - 줄일 수 있는데까지 줄인, 한 장 짜리 버전을 올려둡니다.

Schlossberg_-_Belknap_Routine EN 1p.pdf
0.06MB


#2020.09.23 추신

한동안 이 연습을 주로 하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을 나름대로 적어봅니다.

- 이 연습이 중심잡기 혹은 감 찾기에 도움이 되는 연습은 맞습니다만, 그 '중심'이나 '감'이 무언지 모르는 사람에게 그것이 무언지 자동적으로 익히게 해주는 연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는 '암부셔의 교정과 유지/보수'라고 적어놓았는데, 이 유지/관리/보수 부분은 공감하지만 암부셔의 교정이란 측면에 있어서는 약간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 주 목적은 그날 그날의 빠른 컨디션 확보와 전반적인 주법의 점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듯 하네요.

- 루틴을 컴팩트하게 잘 축약시켜놓기는 했지만, 그런 만큼 진도 / 난이도 넘어가는 속도가 가파릅니다. 수학으로 따지면, "덧뺄셈? OK. 곱하기 나누기? OK. 삼각함수? OK. 미적분? OK. ..." 같은 느낌이랄까요?

- 즉 세부적으로 다지거나 다듬는 과정이 없고, 널뛰기가 상당히 큽니다. 텅잉이나 다이나믹(셈여림)에 대한 부분이 많지 않고, 대부분 같은 크기의 음량과 슬러 연주로 처리하다 보면 밸런스가 치우칠 우려도 있습니다.

- 그런 와중에도, 주자의 밸런스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이거나 잘못된 습관으로도 어떻게든 우겨넘길 수 있을 정도의 루틴이기는 합니다. 못 넘을 산은 아니다 보니 자칫 안좋은 습관이 더 붙을 여지도 있다는 겁니다.

- 결론적으로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진 연주자나, 워밍업을 해서 밸런스가 갖춰진 상태에서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순수한 워밍업이나 '익히기' 용도로는 다소 부적절한 부분들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신다면 차분히 시간을 들이시고, 하다가 뭔가 이상이 있다거나 무리를 한다 싶으면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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