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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케이스 & 긱백

리터 (Ritter) RBS7 트리플 백 / 케이스

by J.5 2021. 6. 26.

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그간 무고들 하셨는지요.
(* 이 글은 '밤하늘의 트럼펫' 글을 올리기 전부터 쓰기 시작한거라 순서가 조금 엉켰군요^^;)

저는 이번에 호주로 돌아오게 되면서 눈코뜰새가 없었네요. 2주간의 호텔 격리를 마치고 약 한달이 지났습니다만 여전히 정신이 없습니다 😂 향후 포스팅은 아무래도 뜸해질 예정입니다만, 이번에 마음에 드는 가방을 하나 사게 되어 겸사겸사 올려봅니다. 일단은 예전 모델 이야기부터...!

2019년 초에 스파다 트럼펫을 구입하면서 덤으로 받은 케이스입니다. 새삼 이렇게 보니 저때는 참 깔끔했네요(...).

우여곡절 끝에 트럼펫은 반품하게 되었지만, 이 가방은 너무 커서 돌려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애물단지에 가까웠지만, 결과적으로 이 녀석은 제가 가장 유용하게 써먹은 가방이 되었습니다. 간단히 트럼펫 한대만 들고 돌아다닐 때엔 가드의 디자이너 긱백을, 그 외에는 이 가방을 항상 사용했으니까요. 우악스러울 정도로 크기는 하지만, 그만큼 공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것들은 다 넣고 다닐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반쯤은 짐가방 느낌으로 편하게 갖고 다녔어요. (실제로 나팔 + 옷이나 세면도구 등을 넣어서 짐가방 내지는 여행가방으로 들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넘어오면서는 비행기 탑승을 위해 준비했었던 Musical Bags 사의 쿼드 케이스(사명이 바뀌었네요)를 잘 쓰기는 했습니다만, 일상 생활에서 쓰기에는 도저히 손이 잘 가지 않더군요. 스톰비 쿼드 케이스와 같은 디자인인데, 현존하는 쿼드 케이스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은 물건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이 녀석이 핸드캐리 + 기내 수납칸 규격에 맞추어서 만들다보니 공간은 예술적으로 절약했는데 평상시에 쓰기엔 너무 빡빡합니다. 이것저것 마음껏 넣어서 다니기도 힘들고, 하드케이스이다 보니까 개인적으로는 다루기가 좀 부담되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좀 검색해보았습니다. 후보군으로는 두가지 케이스가 더 있었는데,

상당히 오래전부터 눈여겨본 가드 사의 트럼펫 + 플루겔혼 긱백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뒤도 안보고 그냥 샀을거 같은데, 엄두를 못내는 사이에 가만히 보아하니 이것도 은근히 공간이 빡빡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볍게 들고 다니기에는 괜찮을 것 같아 보입니다만 일단 보류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녀석, 토만의 트리플 긱백입니다. 자체 상품이라 그런지 가격이 압도적으로 저렴하긴 한데, 안전성에 약간 의문이 생기고, 가방 안에 들어가는 분리대도 어떻게 되어있는지 약간 애매해보여서 역시 포기.

그래서 결국엔 한국에서 잘 썼던 리터의 RBS7 트리플 가방을 구입하였습니다. 색상은 여러가지 있습니다만 가장 대표적으로 미는 듯한 MGB 색상이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 결정. 이런 가방류는 부피가 커서 해외직구시 배송비가 비쌀 수도 있는데, 다행히 호주에서도 판매점이 있더군요.

실제 색감과 가장 비슷하게 나온 사진

일단 들은 생각은 인터넷 상에서 보던 것과 색상이 꽤 차이가 있다는 점이었는데, 저는 실제 색감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푸른 색조가 살짝 들어간,  메탈릭 그레이... 흑철? 느낌의 주 색상에, 살짝 파스텔톤 느낌이 들어간 브라운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첫 사진에 나온, 브랜드가 박혀있는 쪽에는 별다른 수납공간이 없습니다만 반대편에는 2단으로 수납 공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저 대각선으로 열리는 공간은 실용성이 얼마나 있을지 좀 의문스럽긴 합니다만; 이번에 보니 작은 파우치 3개가 같이 딸려오더군요. 저 앞면이 대략 53cm x 30cm 정도의 넓이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악보나 랩탑, 타블렛 종류는 여유롭게 들어갑니다. 양 옆의 짧은 면에도 동일한 크기의 포켓이 달려있는데, 마우스피스나 오일 류 등 자잘한 물건들을 넣기에 좋은 사이즈입니다.

이 가방은 독특하게 위쪽에도 길다란 수납 공간이 있는데, 아무래도 접이식 간이 보면대를 넣기에 적당한 크기 같습니다. 뭘 넣을지는 사람 마음이니... 저는 연습용 리드파이프를 넣어두는 편입니다. 어떻게든 더 수납공간을 제공해주겠다는 집요함(?)이 느껴지네요. 덮개를 바짝 덮을 수 있게 찍찍이를 좀 더 크게 해줬으면 좋았을 듯 합니다.

스트랩 같은 경우는 어깨에 닿는 안쪽 면에 별다른 처리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크기가 크기인만큼 논슬립 (미끄럼방지) 처리가 좀 되어있었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기는 한데... 아쉬운대로 어쩔 수 없네요. 손잡이는 두툼하니 마음에 듭니다.

박스에서 막 꺼내고 찍은 사진들이라 가방이 조금 짜부(...)되어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가방에 은근히 큰 장점이 한가지 있는데, 바로 메인 덮개를 여닫는 지퍼들을 끈으로 묶어놓았다는 점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비슷한 구성의 제품들이더라도 양쪽 지퍼를 따로 따로 열어줘야 되는데, 요녀석은 그냥 이 끈을 잡고 쭉 끌어주면 한번에 양쪽 지퍼를 여닫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참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신의 한 수인것 같습니다. ^^

덮개를 열어보면 두툼한 분리대가 보이는데, 일체형이기는 하지만 탈착과 더불어 약간의 조정이 가능합니다.

아랫면과 양 옆 가장자리는 찍찍이로 되어 있고, 가운데 트럼펫의 벨 부분은 미약하게나마 조정이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 가운데 칸의 벨 쪽은 양옆에 약간의 공간이 있는 반면, 반대쪽 끝편은 저 지느러미 부분이 가방 내부를 좌우 끝까지 커버해 줍니다. 필요한대로 조정을 해주고, 가급적이면 비거나 우는 공간이 없도록 꾹꾹 눌러가며 다시 잘 넣어줍니다.

Bb 트럼펫 x 2, 플루겔 혼 x 1 수납 샷
비교를 위한 Musical Bags (스톰비) 쿼드 케이스의 내부 구조

Bb 트럼펫을 세 대 넣는것이 꽤 빡빡하다는 후기들이 있었는데, 제 경우엔 플루겔혼이 앞뒤가 짧아서 그런지 딱 맞게 잘 들어가더군요. 반라아 트럼펫이 5.32인치 벨인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가지고 다니던 이전 모델과 비교해 구조나 구성 면에서 확 달라졌다 할만한 부분은 딱히 없었는데, 나팔들을 넣어보니 조금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예전 것은 전체적으로 이렇게 수납을 해도 여유롭다 싶을 정도로 품이 넉넉했었는데, 이 녀석은 컴팩트해진 느낌이랄까요. 어깨 스트랩도 예전만큼 길게 늘어나지 않고, 메인 수납칸도 6면이 빈틈 없이 딱 채워지는 느낌인데... 단순히 사용감에 의한 차이인건지 아니면 실제 디자인에 변경점이 있었는지 아리송합니다. 옆에 두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특히 위아래 높이의 경우, 예전 모델은 플루겔혼이 저렇게까지 위로 드러나지가 않았고, 벨 위쪽으로도 조금 더 여유가 있는 느낌이었는데... 전체 높이와 분리대의 높이를 둘 다 조금씩 낮췄는지도 모르겠네요. 빡빡하다기 보다는, 요즘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양복 핏처럼 '저스트핏'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컴팩트하게 맞춘, 현대적인 느낌.

보호 성능은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범위 내에선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부터 두툼한 소프트 케이스 정도의 디자인이었고... 다만 양 옆칸 트럼펫의 벨이 놓이는 부분은 여백 없이 벨이 딱 들어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약간의 패딩은 있다지만 이쪽 모서리들은 충격에 주의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예전 가방에는 반 라아를 안 넣고 칼리키오 두대를 넣어서 상대적으로 더 여유롭게 느껴졌는지도...?)

일상 생활공간 속에선 이런 느낌입니다.

실제 디자인에 변경이 있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신품에다가 새로운 배색이라 그런 건지, 한국에서 들고 다니던 녀석에 비해서 미묘하게 컴팩트하고 세련되어진 느낌을 주는 가방입니다. 마감 등의 퀄리티도 훌륭하고, 세세한 부분들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큼직큼직 + 편리 + 튼튼함 이 3박자가 잘 갖추어진 가방이라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습니다.

가방을 선택할 때엔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자신이 가방을 어떻게 쓰고 다루는지 등을 두루 고려해서 고르는 것이 가장 좋지요. 이것저것 한꺼번에 다 넣어서 가져다닐 수 있는 넓은 수납 공간과 더불어, 일상 생활 속에서 캐주얼하게 쓰기에 적합한 편리함과 보호 성능을 가진 가방을 원하신다면 이 Ritter RBS7 만한 모델이 없다고 감히 추천드려 봅니다. ^^

비행기를 타야 하거나 좀 더 격식을 갖춘 제품을 원하신다면 스톰비 쿼드 케이스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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