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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근황, 일상다반사

한 해의 마무리. 한 해의 시작. - 2023.12 근황

by J.5 2024. 1. 1.

이렇게 한 해가 또 지나갑니다. 2023년 한해는 다들 어떠셨는지요?

호주는 보통 연말연시에 1~2주씩 쉬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저희 쪽도 그러해서, 22일 금요일부터 2주간 휴가를 얻게 되었습니다. 빨간 날 빼고는 연차에서 빠진다는게 좀 함정이긴 한데요 하하...

한국에 두고 온 칼리키오를 가져오는게 좋을 것 같아서, 겸사 겸사 한국을 잠깐이라도 다녀올까 하는 고민을 계속 했는데, 티켓을 미리 구해놓은게 아닌지라 갑자기 알아보려니 무리가 있는 것 같아, 그냥 이 곳에서 그동안 소홀했던 것들이나 자잘하게 챙기면서 쉬어야겠다 했네요. 이불 빨래랑 대청소도 하고, 책도 읽고, 마사지도 한번 받고... :)

로얄 엔필드 클래식 350 '시그널'
시그널 = 한정판(?) 군용컬러 버전입니다. 예쁘지요?

한국 가는 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바이크를 샀습니다. 조금 뜬금없죠? 😅 면허만 막 땄는데 사자마자 200km 가까이 몰고 돌아오느라 어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옛날에 익산에서 1년 동안 스쿠터를 잘 타고 다닌 기억이 있어서, 항상 머리 뒤켠에 '하나 있으면 좋겠다...' 하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던 정도였는데, 우연찮게 둘러보다가 이 녀석이 확 눈에 들어오는 바람에... 하하. 충동구매 맞습니다. 아마 이 녀석이 아니었으면 굳이 사지 않았을 것 같아요. 사실은 아직도 잘 산건지는 좀 알쏭달쏭 합니다. 나팔 연습하러 다니기에도 마땅치 않고... 아마 비 안오는 날 출퇴근 전용으로 타고 다닐 것 같네요.

12월에는 비가 불규칙적으로 내렸지만, 연습은 틈나는 대로 짬짬이 하고 있습니다. 저번 글에 보여드렸던 공원에서 흰사슴 가족도 봤어요! 처음엔 한 마리만 봤는데, 그 다음에 봤을 때는 세 마리가 있더군요. 아래 사진들은 두 번째 봤을때 찍었는데, 거리가 한 10미터도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 곳이 연습하러 내려가는 곳이라 가까워지니 부리나케 도망쳤지만...^^;

그리고 밤 늦게 연습할 만한 곳을 한군데 더 발견했는데, 음... 아마 휴가 때가 아니면 자주 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더군요. 아예 야밤이 아니면 또 연습하기가 애매한 곳이라...😅

바이크로 돌아다니며 새로 찾은 연습터

갈수록 밖에서 연습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는데, 위 사진의 곳까지 해서 지금까지 총 5군데를 찾았네요. 모두 집에서 차로 10분~15분 거리이기는 한데, 사실 일을 마치고 나면 바로 연습하지 않는 이상, 퇴근길에 긴장이 풀려서 피로가 쏟아지는 지라... ㅜㅠ 참고로 사무실에서의 연습은 경비회사에서 자꾸 연락이 와서, 화수금 3일에만 8시까지 하겠다고 아예 시간을 박아버리게 됐습니다. 감지덕지한 일이지만 회사 눈치도 보이네요.

마우스피스, 그 외 장비

그 외에는 한국에서 자잘하게 부탁할 소포가 있어서, 겸사겸사 부모님께 워버튼 마우스피스들을 부탁드렸습니다. 현재 GR 피스가 5~6개, AR 레조넌스 피스가 3개 있는데 아마 한 가지씩만 남기고 곧 중고로 처분할 것 같습니다. 서피스 프로 7.5도 녹음용 콘솔로 쓰려고 계속 묵혀두고 있었는데... 실제론 '21년에 돌아왔을 때 2주 간의 격리 기간을 빼면 거의 손 댄 적이 없어서 아마 내놓지 않을런지... 녹음실 환경이 언제 갖춰질지는 기약이 없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만 떨어지니 참... ㅜ.ㅠ

근 1년 사이에 물가 상승폭이 어마어마한데, 고급 피스들 가격은 이제 정말 하늘을 뚫고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피스 하나에 50~60만원씩 한다는게 말인지 참... 그래도 그동안 많이 시도해봐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앞으로 관심을 줄여야겠다 싶습니다만 구입을 안할 것도 아니고, 적어도 한번씩 정리해서 메꾸기라도 해야될 것 같네요.

그리고 이제는 집 책상 위에 안치해 놓은 아카이(AKAI) 미디 건반이... 황당하게도 옥타브 업 버튼이 안먹어서(...) 구입처에 문의 이메일을 보내놓은 상태입니다. 거의 쓰지도 않는 키보드인데 어제 스튜디오 원을 깔면서 테스트하다 보니까 이게 무슨...;

불도 들어오고 딸깍거리기도 잘 하는데 대체 왜...

참고로 프리소너스에서는 정말 간만에 할인을 하더군요. 예전엔 연례행사로 블랙 프라이데이 때 항상 할인을 하다가 한 2~3년간? 하질 않아서 꾹 참고 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업글을 하게 됐습니다. 그나마도 받아놓고 바빠서 한달 넘게 내버려 두다가 어제서야 설치했네요 😂

2024. 향후.

유튜브의 어느 영상에서 '서양의 박자는 심장을 따라가고 국악의 박자는 호흡을 따른다' 라는 댓글을 보고 흥미가 동해서 검색해보다가, 처음으로 전자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고 있습니다. '한국음악, 한국인의 마음'(열화당) 이란 책입니다. 다루는 내용은 심오(?)하지만 에세이 느낌으로 편하게 다가오는 문체라, 쉽게 읽히면서도 온전히 이해하기는 또 쉽지 않은 묘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시드니 음대의 오픈 아카데미 과정을 신청했습니다. 16살 이상의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재즈 밴드를 꾸려서 한 학기 (8주) 동안 운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좀 더 과감하게 세상에 나가고 맨 몸으로 부딪혔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는데, 일단은 선별이 되어야 하겠지만... 작지만 새로운 도전이자, 자신이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 알아보는 일종의 가늠터(테스트베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3주 뒤에 있을 오디션부터 통과해야 하는데, 재즈 스탠다드 두 곡이랑 + 블루스 즉흥연주를 본다고 해서 선곡부터 차근히 준비하는 중입니다. 뽑히지 않더라도, 최소 그 동안의 동기 부여는 되어주니 좋습니다.

향후 블로그 운영이나 방향에 대해서는 고민 중입니다. 가장 베스트는 아마도 게시판을 설치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하면서 독립 커뮤니티처럼 나아가는 것일 텐데, 이 블로그 하나도 간신히 유지하는게 현실인지라... 개발, 유지보수 관리 등을 생각하면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네요.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12월도 이렇게 저물어갑니다

마치며

2023 한 해의 마무리는 잘 하셨나요? 또 새 해는 잘 맞이 하셨는지요?

과거에 쓴 글들을 몇 개 훑어보다 보니, '불과 2~3년 전인데 이렇게 미숙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저는 그다지 변한게 없는 것 같은데, 또 돌아보면 알게 모르게 그동안 성장해 왔었구나, 마냥 헛되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살짝이지만 뭉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요즘 갈수록 제 나이나, 소위 '시기'란 것에 대한 생각들이 맴돌고 있었거든요. 2023년에는 직장에 안착하게 되면서, 일반적인 삶과 생활에 대해 덩달아 조급해지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깔끔하게 포기하련다' 하니, 조금 더 객관적으로 현재의 나를 조망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되네요. 이것이 불혹인가...!

소위 '새해 결심'이라 하면 뭔가 구체적인 목표들을 세우기 마련인데, 이 글을 쓰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의 2024년은 그런 목록같은 형태의 것 보다는... 뭐랄까요. 예컨데 그 동안 "한국에서 10여년 간 다져놨던 만큼의 기반을, 당장 그대로 갖추고 있어야 할 것처럼 생각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와... 새삼 무겁게 다가오네요...😂), '이미 가 본 데까지' 다시 도달하기에도 어차피 2~3년 이상은 걸릴테니...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미혹에 좀 덜 흔들리면서, 하루하루 건강하고 충실히 사는 것. 이 정도가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아닐까 싶습니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산뜻하고 희망찬 새해 인사가 아닌 것 같아 멋쩍지만, 나아가는 과정 속에 기쁘고 즐거운 일들도 많을 것입니다. 좋은 소식 많이 나눌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부디 뜻하는 대로 전부 다 이루어가는, 행복한 새 해 되시기 바랍니다 :)

 

❄️ 특별 선물 ❄️

예전에 언급했는지 모르겠는데, 유튜브에서 쳇 베이커 버전의 'So What' (역대 최고의 재즈 명반으로 손꼽히는 '카인드 오브 블루 (Kind of Blue)'의 여는 곡 - 마일즈 데이비스의 대표적인 명곡이죠!) 라이브 연주를 찾아서 카피하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음정이 안 맞더라구요; 살펴보니 옛 영상을 변환시키다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음정이 올라간 것 같았습니다. 영상포맷 통일이 안되던 시절엔 1초당 프레임 수(fps)도 천차만별이었으니... 제가 보려고 영상을 조정하기는 했는데 이걸 어디다 올리기도 애매하고...🤔 해서 그냥 혼자 보고 있었는데, 요즘 솔로 채보 영상이 나오면서 이 영상에 대한 불만도 역시나 쏟아져 나오더라구요. 요청도 있고 해서, 이번에 글로벌 / 연주 채널 쪽에 올려 공유해 봅니다 :)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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