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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호흡, 자세, 암부셔

마지오 5주 훈련 뒤의 단상

by J.5 2023. 8. 6.

마지오 훈련은 처음에 나왔던 5주짜리 훈련 루틴과, 이후 상급용으로 나온  추가훈련(이것도 아마 5주) 분량이 있습니다. 나중에는 두 책을 묶어서 하나로 판매했는데, 제가 가게에서 빌렸던 것이 이 통합본입니다. QPress 에서도 PDF 본을 팔고 있네요 (링크). 사실은 정식으로 번역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출판 업계와는 전혀 인맥도, 아는 것도 없는 지라...; (이 책 뿐만이 아니라 번역하고 싶은 책들이 꽤 되는데 말이지요😂)

사실은 제가 이러쿵 저러쿵 하기 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기회가 되면 한번 그냥 해보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서문에 이어지는 기본적인 지침들은 브라이언 신 님께서 대략적으로 번역해두신 것(링크)이 있더군요.

순서는:

• 1주차: 웜업 A - 루틴 1
• 2주차: 웜업 B - 루틴 2
• 3주차: 웜업 A - 루틴 3
• 4주차: 웜업 B - 루틴 4
• 5주차: 웜업 A - 루틴 5

구성입니다. 소요 시간은 하루에 약 1.5시간 정도, 매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 번의 프레이즈를 할 때마다 조금씩 쉬어주고, 다음 연습을 하기 전에 매번 페달 톤이 선행 됩니다.

위의 침팬지 그림이 굉장히 상징적이고, 책의 저자인 칼튼 맥베스의 지침도 입을 앞으로 모은 상태에서 세팅을 하기는 하는데, 다른 분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저 사진은 어느정도 유머가 섞여있는 것이고 마지오의 제자 분들이 꼭 저렇게 입을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아담 라파의 '피쉬 페이스' (링크) 이야기도 기본적으로는 같은 것으로 보여지고, 유튜브에서도 입을 모은 상태에서 들어가시는 분들을 몇 번 보았는데 저장을 안해놔서 못찾겠네요 ㅜㅠ

제가 보기에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꼭 저런 모양을 만들라고 하는 것 보다는, 윗입술을 송곳니 앞쪽으로 밀착시키고 아랫 바람으로 불라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전체의 20% 정도라는 윗바람 주자들한테는 부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어느 분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 '코 양옆에 양 검지를 일자로 가져다 대고, 아래로 끌어내린 뒤, 이 입모양을 유지하면서 손을 떼 보면 코 옆(+ 아래)의 근육들로 유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상태로 연주할 때 죽어라고 (강하게) 불다 보면 1~2주 안에 3옥 파가 우렁차게 나오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하더군요. 아래에 나오는 칼튼 맥베스의 추천 세팅법은 이 상태를 마우스피스로 고정해주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또 다른 마지오의 제자분은 저 침팬지 사진보다는 독수리의 부리같은 모양이라고 얘기했다더군요.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이번 5주 동안에는) 고음을 낼 때에는 입술 구멍(애퍼쳐)이 앞니 앞쪽까지 위로 올라오는 느낌이었고, 마지오 관련 글은 아니었지만 3옥 레~미 이상 고음을 내려면 이 구멍이 무조건 위로 올라와야 된다던 말씀을 하던 분도 계셔서... 아리송합니다 🤔 역시 케바케인 것일까요.)

※ 2023.8.18 - 생각해보니 이러 암부셔를 유지한채로 포지션이 위로 올라간다는 설명도 말이 되겠다 싶네요.

제가 개인적으로 난해하게 느꼈던 점은 숨을 언제 어떻게 쉬냐 문제였습니다. 칼튼 맥베스는 마지오의 말을 인용하며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이 세번 째로 가라앉는 것처럼' 마시라고 하는데 (책에 사진이 있습니다...😅), 여기서 고개를 젖히는 상태가 후두를 열어준다고 하더군요. 그 뒤에는 입술을 앞으로 모은 형태로 다물고, 마우스피스를 코 바로 밑 (인중 뿌리) 부분부터 대고 윗 입술 2/3, 아랫 입술 1/3 정도가 되는 부분까지 내려줍니다. 이 입 모양, 그리고 목이 '아' 발음으로 열린 상태 (위의 고개를 젖혀 연 상태의 유지라고도 할 수 있구요) 두 가지를 항상 유지하라고 합니다. 저는 '그럼 숨을 미리 들이쉬고 입을 다문 뒤에 마우스피스를 세팅하라는 건가; 연주 중에는 어떻게 쉬라는 거지?' 싶어서.... 다만 이 서적에서의 세팅 법을 옹호하자면, 다른 생각 없이 지침을 최대한 따르던 연습 초기에  '제대로 물렸다'는 느낌이 들 때에는, 입술은 마우스피스 안으로 넣어진 상태에서 림으로 고정되어 있고, 굳이 입에 힘을 주지 않아도 바람을 채널링 해주는 (길을 잡아주는) 느낌으로 그냥 고음이 좋은 소리로 나오더군요.

이실직고 하자면, 저는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뒤에는 저 입 모양과 세팅법을 철저하게 따르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부자연스러워서...ㅜㅠ 혼트레이더의 스티브 어르신이 시연하실 때 실제로 인중 언저리까지 가져가서 세팅하실 때가 가끔 보이기는 합니다. 그 외의 마지오 류 주자들로 알려진 주자로는 웨인 버저론, 아투로 산도발 등 여러 분들이 계시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

'입술은 항상 붙어있고, 암부셔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 (칼튼 맥베스)

이번에 마지오 연습을 시작할 즈음에 따로 생각했던 것이 있었는데, '입술을 붙이라'는 것이 굳이 입술에 힘을 주고 다물라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댓글로 선생님이 입술을 붙이라고 (지금 보니 '평평하게' 군요;) 했다던 분의 말씀도 생각 났었고, 따로 조그맣게 연재를 할까 하던 '분리' 개념에서도 이어지는 데가 있어서... 아무 텐션 없이, 그냥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도 입은 떨어지지 않고 잘 붙어 있잖아요? 이 상태로 숨/바람만 내보내면 '푸흡' 하고 입술은 알아서 벌어지고 다시 닫히죠. 연습 초기에 이걸 한번 생각해보고 해 봤는데 (위 세팅법대로 하면 입술 포지션은 마우스피스가 잡게 되기도 하니, 아무런 텐션 없이) 상당히 잘 되더군요. 생각해볼 만한 지점 같습니다.

발음의 사용, 혀의 '길'

사실 위에도 적었듯이 기본적인 세팅 부분에서는 좀 아리송한 부분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득본 것은 발음의 사용 부분이었습니다. 단순히 발음으로 생각하면 긴장도 내려놓을 수 있고, 전반적인 혀의 사용과 그에 따라오는 암부셔 사용에 대해서 '아하' 싶은게 있더라구요.

기본은 역시 릴랙스와 편한 호흡...ㅠ

그리고 이 문제는 역시 어디 가지 않더군요 하하...😂 바로 위의 문단에 이어서, 혀의 세팅에 대해서도 참고가 많이 되는 기간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결국 예전에 썻던 것이나 비슷비슷합니다만) 참고로 책에서 코브라 얘기를 보고서는 조금 놀랐습니다. 예전에 잘 불릴 때에 혼자 떠올라서 메모해 두었던 것인데 그대로 씌여 있어서요... 🙂

그 외

마지오 주법 / 시스템은 모던 트럼펫 주법의 효시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가르침 자체도 그렇거니와, 칼튼 맥베스가 집필한 이 버전이 모든 것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맥베스 본인도 그렇게 얘기했다더군요). 클로드 고든의 경우 허버트 L. 클라크에게서 오랜 기간 가르침을 받다가, 클라크의 사후 마지오와 함께 한동안 공부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마지오에게서도 영향을 받은 부분들이 있는 듯 합니다. 마지오 연습을 하려거든 클로드 고든 연습으로 가는 걸 추천하는 분도 계시구요 (특히 고든에게서 배우신 분들...^^).

※ 다만 페달톤에 호의적인 분들에게는, 마지오 서적에서 루틴 연습은 둘째 치더라도, 페달톤을 다루는 워밍업 부분은 크게 호평받는 분위기더군요.

산도발의 다음 강의 영상이 마지오의 웜업 A 입니다 (여기서 거의 교과서적인 마지오 들숨+세팅법을 보여주시는 것 같네요! 레퍼런스 삼아서 좀 더 해 봐야겠습니다):


아무런 의심이나 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운 상태로, 안해보던 것을 온전히 집중해서 해 보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한두달 간 젊은 선생님에게서 그로울링이나 빅밴드/세션 곡을 잠깐 해본 경험도 그렇구요.

'정상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상에 서서 보이는 풍경은 대동소이하다' 라는 말이 있다지요?

마지오 주법의 훈련과정이, 혹은 그에 대한 저의 짧은 단상이라도, 여러분의 오르는 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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