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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생각 다듬기 & 팁

근황, 워밍업 & 루틴, 차에서의 연습에 대해

by J.5 2021. 12. 19.

열펫, 즐펫들 하고 계신지요?

오랜만입니다. 마지막으로 포스팅을 한지 4개월이 넘었네요.

10월에 집을 구해서 나왔는데,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 보니 이전 세입자 분들도 음악을 하는 분들이시더라구요. 사실 저도 이 집의 창밖 뷰를 보면서, 이런걸 배경으로 연주 영상을 찍어올리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젖어 있었습니다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군요 😂

그 사이에 싱글 트럼펫 긱백 / 케이스 하나와 모넷 마우스피스 하나를 구입했습니다만, 생업에 바쁘다 보니 포스팅까지 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 참에 블로그 포스팅은 멈추고 조용히 연습에만 매진할까 하는 생각도 있기는 합니다만... 글쎄요, 지금 단계에서는 뭐라고 하기가 어렵네요.

이제는 어느정도 주변 정리가 되어서 조금씩 레슨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음악을 하는 친구를 통해서 프로 주자 두 분을 소개받았는데...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두분 다 세션+상업연주 위주의 올라운드 주자분들이시라 괜찮으려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서울 선생님도 비슷한 경우였는데 장단점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여... 그래도 조만간 시작할 것 같기는 합니다. 한 분과 이야기를 잠깐 나눠봤는데, 2주나 한달에 한번 정도 만나서, 저한테 도움이 될만한 30분~1시간 짜리 루틴을 짜 주고, 기술적인 부분이 갖추어지면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하고 싶은 쪽으로 공부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시네요. 나름대로 오래 불었으니 그만하면 포인트 점검 위주로 한번씩 봐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고민 中...

업데이트 21.12.22: 두분과 모두 얘기를 나눠본 뒤 왼쪽 분께 연락을 드려서 선생님하고 자주 뵙고 싶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오른쪽 분도 기회가 되면 한번은 뵙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두분 다 캐주얼하게 보자는 느낌으로 얘기가 됐었으니, 입시생처럼 빈번한 정기레슨의 형태는 아닐것 같습니다만 :) 아마 만나보고 좀 더 의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의외였던 것은, 보기로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죽이 너무 잘 맞더라는 것...! 일하다가 도중에 잠깐 전화한게 아니었으면 아마 30분 넘게 수다를 떨었을 것 같습니다. 일본 게임 음악에 관심이 많으신 것도 의외였는데, 무엇보다도 하루에 30분 정도로 짜주겠다는 워밍업 루틴 같은 것이 얘기를 나눠보니 선생님이 하고 있는 것과 제가 지금 하고 있는것이 거의 똑같아서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심지어 짜게 된 배경도 엇비슷하고... 두어달 쯤 전에 유료 다운로드로 배포할까 하고 워밍업 루틴에 대해서 한번 악보 + 설명으로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그간 좀 더 생각했던 것들을 반영해서 손보고 진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워밍업과 루틴에 대한 생각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도 연습할 장소를 찾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주변에 연습할만한 곳이 있나 돌아보고 있는 중이긴 한데... 어딜 가든 아직은 차안에서 연습하는 것이 기본이네요. 연습실이 있다고는 하는데 시간당 계산이라서 아무래도 맘놓고 연습하기엔 부담이 되고... 일단 날이 덥지만 않으면 마음편히 불수 있는 곳은 하나 찾았는데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공원입니다. 날이 더울 때에는... 어디 빈 주차장이라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호주는 그래도 습도가 낮아서 그늘만 들어가면 어지간하면 시원한 편이긴 한데...

워밍업과 루틴에 대해서는 여러번 이야기하긴 했습니다만, 접근법에 대해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또 생겼습니다.

루틴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쉬운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구조로 되어있지요? 그래서 연습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처음에는 좀 널널하게, 편하게 시작하고 뒤로 갈수록 좀더 세게, 빡세게...'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득 '아, 그게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위 방식대로의 연습은 결국 연주나 연습 시에 '어떻게든 그 음정만 내면 된다'는 식의 접근과 같은 맥락인 거지요. 초보나 독학하는 분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치명적인 오류와 같습니다. 항상 강조하지만 그 '음'을 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음을 '제대로' 내느냐, 음 전환과 표현이 '제대로' 이루어지느냐, 이런것이 중요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간단하고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맞는 느낌'을 찾고, 음역대나 속도, 복잡함 등이 올라가면서도 그 똑같은 느낌을 그대로 편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 통일감을 가져갈 수 있느냐. 이것이 핵심인것 같습니다. 요즘은 극초반의 입술 풀기 정도를 제외하면, 정해진 루틴대로 쭈욱 연습하지는 않고 있는데... 조금 걸리적거리거나 잘 안맞는다 싶으면 간단한 연습이라도 반복해서 하고, 느낌이 잡혔다 싶으면 '이것도 되나?' 하면서 다른 루틴의 뒷쪽 부분도 잠깐 해보고... 이런 식이네요. 하긴 입술 풀기도 비슷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엔 가장 마음에 드는 연습은 간단한 곡/구절 12키로 불기인거 같습니다 하하... 단순 루틴 연습은 포커스가 흐트러지기 쉬운것 같아서요.

고음 연습을 안할 수가 없는 것이, 일정 음역대 아래로만 연주하기에는 좋은데 그 위쪽으로 넘어가면 유지가 되지 않는... 혹은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는 암부셔/주법들이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아랫입술을 덜 넣는다던가). 초반부터 고음 연습을 하지 말라는 것이 주류의 의견인데, 이것은 고음을 생각하면 긴장을 하게 돼서 틀어지는 현상을 피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반대로 암부셔를 이야기하면서 첫 음을 2옥 도~2옥 솔 기준으로 잡고 시작하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도 이런, '고음이 커버 안되는 세팅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결론은... 어느정도 릴랙스하는 감각을 알고 유지할 수 있다면 초반부터 고음을 불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편하게 부는 감각을 어느정도 익히셨다면 기본적인 연습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시간을 조금 덜어내어 난이도가 있는 곡 등을 연습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폼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그 곡을 소화할 수 있는 주법을 찾아내면, 그것이 자신한테 맞는 주법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될 테니까요.

차에서의 연습

차에서 주로 연습하기 시작한지도 이제 2년 가까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아직도 차에서 연습하는 것에 대해서 100%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 가끔은 그냥 시트에 몸을 맡기고 널부러진(?) 채로 불어도 숨이 편하게 나갈 때가 있기는 한데, 이때는 아마 정말 릴랙스가 잘 되는 날이거나... 평상시에는 2옥 솔~라 정도까지만 불때나 괜찮은 거 같기도 합니다. 그 위쪽까지 올리기엔 힘(압)이 받쳐주는 자세까지 나오기가 좀 어려운거 같습니다. 단순히 제 테크닉 부족일 수도 있구요 😂

제가 나팔을 불면서 잘 불릴 때에 힘을 받는 곳은 기본적으로 배꼽 아래 하단전을 중심으로 옆구리-뒷구리까지의 부분인데, (황토색으로 첨가한 등~날개 부분은 추가적인 파워를 이끌어낼 때에 활성화되는 곳... 정도?) 이 부분이 자동차 시트에 앉아있으면 뭐랄까, 100% 활성화시키기가 어렵습니다. 상대적으로 깊은 숨을 쓸 수가 없는 건데... (※과학적인 도면이 아닌 체감상의 느낌을 그린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허리가 펴지는 것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르막일 경우 아랫배는 더 조이고, 몸을 세우기 위해 복근 등에 불필요한 힘이...

차를 내리막인 곳에다 대고 불면 제대로 앉아서 부는 것과 비슷하게 좀더 아래 / 바깥쪽까지 밀어내기가 수월하더군요. 위의 그림은 이해를 위해 좀 과장되긴 했는데, 경사가 저렇게 엄청날 필요는 없습니다 ^^; "그냥 시트를 젖히면 똑같은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중력이 작용하는 방향이 달라서 다릅니다. 그냥 평지에 주차해서 앉고 불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불 수 있지만, 이렇게 아랫배가 열리고 허리가 곧게 서면 여러 것들이 좀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쩍벌(...) 포즈로 다리를 편하게 벌려 앉으면 한결 나은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팁이라면... 차 안에서는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에 릴랙스하는 방법 역시 의식적인 방법이 아니면 몸으로 하는 것은 좀 어려울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밸브를 누르는 손가락에 힘을 빼는 것이 꽤 괜찮더군요. 최대한 손가락이 가볍다는 느낌으로, 불기 직전에 의식적으로 누르는 손에 힘을 최대한 빼 보세요. (그리고 연주 중에도 이것을 유지.) 상체 전체의 긴장을 다 풀어줄 수 있습니다. 호흡이 편하게 나갈 때는 핑거링(운지)도 편하게 되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같은 원리이죠 😀

보너스?

악보 등을 보려고 차 핸들 위에 핸드폰을 두고 연습했더니... 잠깐 펫을 내려놓았을때 두번 정도 핸드폰이 미끄러져 떨어지면서 벨에 덴트가 ㅠㅠ 그나마 이쪽에 나는 덴트들은 손보기 쉬워서 다행인데... 앞으로는 진짜 주의할 예정입니다. 별것도 아닌데 엄청 스트레스 받아요...! 모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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