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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팁 & 정보

칼리키오의 존 두다 어르신 별세...

by J.5 2021. 1. 22.

마지막으로 보낸 시시콜콜한 이메일에 답장이 없길래 읽고 넘기셨나 보다 했더니...

부고가 떴네요 ㅜㅠ

뭐라고 말로 하기 어렵습니다. 주고받은 이메일만 몇백통인데...

근 10여년 전부터 몸 안좋아서 은퇴한다 은퇴한다 말씀만 하시더니

기어이 끝까지 나팔을 만들다가 떠나셨네요.

새 나팔 시킨다 시킨다 했는데 기어이 주문을 넣지 못했네요...

몸 상태가 정말 안좋으신거 같아서 걱정했는데... 디스크랑 심장질환(합병증?)을 앓으신지 오래셨거든요. 계속 병원에 들락날락 하시면서 수술 받으시고...

어르신... 좋은 곳으로 가셨기 바랍니다.

아... 뭐라고 해야할지... ㅜㅠ


고인은 E. 벤지의 오른팔이었던 아버지 'Lou'를 따라 17살 때부터 나팔 제작에 임해오셨습니다.

비록 이메일과 통화 뿐이었지만 털털하고 따듯한 인품이 느껴지던... 아는 분이라면 다들 그랬습니다. 내가 만난 가장 사람좋은 (nicest) 분들 중 하나라고. 이메일에는 느낌표와 물음표가 쉬지 않고 들어가서 경쾌했어요. 미국에 보냈다가 나팔을 잃어버렸을 때에도 많이 신경써주시고... 귀찮게 해드려도 한번씩 툭툭 옆집 할아버지처럼 편하게 답장 해주셨는데.

파일럿 자격증도 있으시고, 기체조의 일종인 국선도?에 상당히 심취하셨어서 기회가 되시면 한국에도 한번 오셔서 모 선사님(?)을 만나뵈면 좋겠다고 얘기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분이셨어요... 한번 꼭 뵙고 싶었는데...

마지막에는 세일즈 담당 친구가 작은 부품들 가지고 돈 받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니까
"야 야, 내가 쓰다 남은 파츠들 다른 것들이랑 같이 놔뒀으니까 그냥 그것들 던져 넣으라고 했잖아!?"
라고 전체답신 보내신 것이 제가 본 마지막 말씀이셨네요.

부디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나팔 제작에 관해서는 세계에서 손에 꼽을만한 거장이신데 어찌 이리 가시나요.... ㅜㅠ

마지막으로 건네주신 것들... 소중히 불도록 하겠습니다.

💐

R.I.P. John R. Duda
1955/9/2 ~ 20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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