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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고음과 저음

조이 타텔(Joey Tartell)의 '음역'에 대한 관점

by J.5 2019. 3. 13.

서울에 계신 레슨 선생님하고 뵐 때도 느끼는 거지만,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른 워밍업 방법들도 있습니다.

예전에 잠깐 언급했던 조이 타텔의 웜업 연습, 혹시 해 보셨나요?

1:15~: 2옥타브 C에서 반음씩 하행 (→ 0옥타브 F#) / 9:10~: 2옥타브 C에서 반음씩 상행 (→ 3옥타브 F#)

이 '웜업' 전후로 이야기하는 것은 조이 타텔이 다른 곳에서도 기회가 나면 언급하는 컨셉인데요,

"0옥 F# 에서 3옥 F#까지를 트럼펫의 (포괄적인) 하나의(단일) 음역으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음역을 0F#~3F#으로 보는 것은 기본적으로 0옥 F#이 일반적인 운지법으로 내려갈 수 있는 트럼펫의 최저음이고, 반대로 3옥 F#에 이르면 어떤 운지법으로 해도 그 음 (3F#)이 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것이 그 중앙의 2옥타브 도를 기준으로 1옥타브 반씩 펼쳐지는 '기본적인' 트럼펫의 음역대이고, 그 밖의 음은 페달 톤의 영역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죠.

블로그에서도 고음 연주에 대해서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https://joeytartell.com/2019/01/18/the-secret-to-high-notes-part-4/ (현재까지 파트 1~4까지 쓰셨네요.)

여기에서는 좀더 다양하게 글을 풀어쓰기 때문에 영어가 되신다면 읽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예를 들면 '높은' 음과 '낮은' 음이라는 수직적인 고정관념 때문에, 고음을 연주할 때에는 너무 조이고, 저음을 연주할 때는 너무 풀어버린다 라던가, 트럼펫의 성서(聖書)로 취급되는 아르방에서 고음을 거의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지적들을 합니다.)

'하나의 음(역)' 주장의 근간을 이루는 그의 논지는 이것입니다:

"소리를 낼 때 한 음과 그 다음 반음 사이에 (예를 들면 C→B, 혹은 C→C#) 차이가 얼마나 있는가? 거의 없다. 그러니 그것들을 쌓아봤자 결국은 저음 고음간 사이가 얼마나 벌어질까? 역시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조이 타텔 본인이 항상 짚고 넘어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모든 음들이 '완전히 같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과 분들은 아마 약간 갸웃 하실겁니다. '0에 한없이 가깝다'와 '0'은 엄연히 다르거든요. 그래서 저도 조금 의아해했는데, 어느 날 그냥 믿어보기로 하고 연습을 해 보니,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와닿더군요.

제가 조금 다르게 풀이하자면, '어떤 음을 불어도 숨은 같은 숨이다' 라는 겁니다. '숨'을 주법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구요. 머리로는 '3옥 도구나' 하고 알고 있어도, 불기는 2옥 도 (혹은 다른 편한 음) 를 분다고 생각하고 똑같은 느낌으로 불어보시면 약간 무슨 이야기인지 더 와닿지 않을까 합니다. '음역을 하나로 일관되게 잇는 것', 위의 워밍업 방법은 그 일환이라고 블로그에 쓰여 있더군요.

다음 영상에서 나오는 접근법도 동일합니다:

금관을 연주하는 기술은 기본적으로 '본능과 싸우는', 혹은 '본능에 역행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이렇게 해도 소리가 잘 난다', '괜찮다 괜찮다'라고 스스로를 달래고 길들이는 거죠. '몸을 이렇게 이렇게 하면 → 이런 소리가 난다' 라는, 몸에 자연스럽게 각인된, 흡사 반사신경과도 가까운 본능적 메커니즘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혹은 재조정해나가는 과정이 나팔 연습 아닌가 하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즐펫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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