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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근황, 일상다반사

지난 1년간 사고자 했던 마우스피스 3종. 그리고 못 사는 이유(...)

by J.5 2024. 9. 9.

저저번 월요일에 불쑥 메일이 왔습니다. 월세(주세)를 10월 말부터 올린다고 하더군요.

방 하나짜리 아파트인데 1주일에 $500을 받겠다고 합니다. 지금 환율이 900원 정도 하니, 한 달에 월세만 200만원 정도 들어가는 꼴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지내면서 20%가 넘게 올랐는데, 재미있는 건 작년이나 올해나, 나름 잘 지낸다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준 것이 이 정도라는 겁니다.

현재 시드니는 집값 부담이 가장 심한 도시 2위에 랭크되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집값이 높은 상황입니다. (1위는 부동의 원탑 홍콩...ㄷㄷ) 공급 부족으로 인해 향후로도 낮아질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구요. '집 = 자신만의 공간 = 주택'으로 여기는 이곳의 문화 특성상, 주택에 비해 아파트 가격은 상승이 둔한 편이었는데 이제는 아파트 가격도 같이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봉이 천만원 오르면 1주일 당 실수령액이 10만원 정도 오르는데,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지난 2년간 연봉은 꾸준히 인상 받았음에도 실생활에서의 체감 소득은 나아진 것 같지 않습니다. 한가지 돌아보게 된 것이, 예전에는 여유가 조금 있으면 불어보고 싶은 마우스피스를 곧잘 샀는데, 마지막으로 큰맘먹고 마우스피스를 구입한 것이 벌써 10달 정도 전이네요.

블로그에도 이것저것 쓰려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집을 알아보느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 한방에 생각들이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사고 싶었지만 꾹꾹 참았던 마우스피스들 3형제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칼 해몬드 / 해몬드 디자인 - 6 Mv

간간히 언급해왔던 칼 해몬드 입니다. 2017년에 5ML, 2020년에 6Mb 를 불어봤는데 항상 인상적인 피스로 기억에 남았거든요. 개인적으로 V컵+편하게 빠지는 호흡이 취향에 맞는 것 같아서 어떤게 좋을까 하다가 가장 먼저 생각난(?) 녀석입니다. 예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지라...^^ 6Mv를 구입하려고 생각했는데, 저축해야지 싶은 마음에 참다가 어찌저찌 넘어가게 되었네요.

ML 컵의 스탠다드와 심포닉 블랭크 비교 시연

해몬드 피스들은 뭐랄까요, 소리의 윤곽선이 명확하면서도 깔끔하고 우아하게 떨어진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마치 만년필로 휘릭 하고 그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림도 약간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입술에 닿는 부분은 편하지만 컵으로 꺾어들어가는 림 안쪽의 각도가 가파른 편이었다는 인상입니다.

 

웻지 (Wedge) - 65MV

항상 관심이 있었지만, 어쩐지 쉽사리 접근하기도 마땅치 않았던 웻지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어쩌다 홍보하는 영상을 보고 '그래 한번 해보자' 했었는데, 제품 업데이트(?)가 곧 온다고 해서 기다리다가 유야무야 이번에도 불발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시대가 지나면서 기술이 발전했지만 사실 트럼펫과 마우스피스는 크게 달라졌다 할 것이 없습니다. 웻지는 그 와중에서도 '혁신적'이라고 할만한 시도를 보여준 점에서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해서 꼭 한번은 써봐야겠다 하는 피스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입술의 위아래를 잡아주는 디자인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고,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제 몸에 맞는 각도 등을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하나씩 사면서 테스트 해보기에는 가격이 꽤 있는 편이라... ㅜㅠ 북유럽의 모 대학에서는 신입생들한테 전부 웻지를 쓰게 한다는 얘기까지 있으니, 참 궁금하긴 합니다.

 

그렉 블랙 (Greg Black) 마우스피스

좋다는 얘기는 꽤 오래 전부터 들었던 곳인데, 밋밋한 생김새 대비 상당한 가격, 본디 트럼본에서부터 시작한 회사... 등등의 생각들로 인해 역시 섣불리 손이 가지 않았던 회사입니다. 실물을 본 것은 링컨 오케스트라의 케니 램튼이 쓰는 것을 본 게 처음이었는데, 케니 램튼의 음악과 나팔에 대한 자세나 접근 같은 것이 상당히 감명 깊었기에 더욱 더 좋은 인상을 받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서 보니 조금 신기한 것이 크기 규격이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더군요. 보통은 0.01인치 정도 차이로 구분을 두는데, 이곳 같은 경우는 3과 5의 사이즈 차이가 0.004인치밖에 안됩니다. 사이즈 관련해서 문의 메일까지 보내 보았는데, 전화 달라는 얘기까지 듣고 실제로 전화까지 할 생각이었으나... 역시 스멀스멀 꾹 참자는 쪽으로 가게 되었네요 ㅜㅠ

백보어에 대한 구분도 그렇고, 기존 제작사들이랑은 뭔가 접근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사용 후기들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음량을 줄이고 키울때 음정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간다'는 평이었습니다. 이게... 빌 애덤 연습법 중에 있어서 저도 간간히 해 보았지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밸브오일의 '울트라퓨어'나, 마우스피스 쪽의 GR 처럼 확실히 차별화된 뭔가가 있긴 있구나 싶은 곳입니다.


'삶이란 건 그저 내 몸 누일 곳 하나 장만하려고, 그거 돈 갚느라 아둥바둥 애쓰다가 죽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심히 비관적인 생각이지만 하하... 감정이 섞인 생각이 아니라, 그냥 흘러가는 생각처럼요.

집을 사도 대출금 뿐 아니라 유지보수 / 관리 비용이 상당하고 (아마 연 2~300만원대는 되는 듯 합니다), 이런 운용 / 유지 비용 자체는 월세가 더 저렴하지만, 이쪽은 근본적으로 뒤가 없이 버리는 돈인데 액수가 원체 센지라... 이거 뭐 어떻게 살라는 건지 좀 아리송합니다 하하 😂

결론은... 여러분이라도 좋은거 있나 대신 써보시고 말씀이라도 들려주세요 ㅜㅠ 저는 계약금 마련하려면 당분간 쉽사리 지름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한번씩 구입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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