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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근황, 일상다반사

근황 22/05 - 건강이 제일입니다

by J.5 2022. 5. 14.

주 연습장인 콩코드 웨스트의 한 공원.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생업으로 야간조 작업을 시작한지 어느새 두 달이 되었네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작업이 저녁 8시부터 새벽 3시까지인데, 이게 초기에는 그래도 생활리듬이 컨트롤이 되는 것 같더니... 한달이 넘어가다 보니 몸에 피로가 쌓이네요. 도중에 공휴일이 두번 껴서 리듬이 더 흔들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조절이 안되다 보니 급기야 저번 주는 월~목요일까지 4일이나 연달아 연습을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4~5시간 동안 잠이 안 든다던가, 일어나 있는 시간에도 딱히 졸려운 건 아닌데 뭔가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깔아진다던가... 😢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랜덤하게 요동치는 날들도 있구요. (사실 야근 초기에도 주말 중 하루 정도는 거의 하루 내내 잠만 자면서 보충하곤 했습니다.)

연습을 꾸준히 하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공감하시지 않으실까 싶은데, 이게 어쩌다 하루 정도는 건너 뛰어도 여파가 크지 않지만 이틀 이상으로 넘어가면 주법이나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에 조금씩 시간이 걸립니다. 예전에 느꼈던 바로는 한 3일 정도?

'아 이러면 안되는데... 연습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강해져서, 금요일부터는 어거지로라도 연습을 재개했습니다.

일요일 새벽 1:26, 공원에 도착

그렇게 이번주는 매일 어떻게든, 한시간이라도 연습을 나갔는데... 잠깐 괜찮아지나 싶더니 어후, 도저히 회복이 안되는 겁니다. 되려 악화되는 느낌?

왜 그런지 가만히 살펴보니, 연습한다고 나가서 앉아 있기는 한데 몸에 기력이 없으니 제대로 각 잡고 앉아서 연습을 못하고, 거의 시트에 몸을 맡기고 널부러져서 불다 보니 밑숨 활용이 안되고, 자연스레 입술을 조여서 억지로 불게 되고, 몸에는 힘이 안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겁니다. 참 아이러니 하죠. 몸에 힘이 없으면 힘을 뺄 수가 없다니.

발코니에서 잠시 둘러보는 세상 풍경

 

폐활량이 엄청 좋으시겠네요. / 폐활량이 커야 되지 않아요?

 

트럼펫을 분다고 하면, 그래도 견식 있으신 분들이 건네는 질문입니다. 이럴 때 여러 분들은 뭐라고 답하는지 궁금하네요 🙂 저는 보통 ~분위기가 좀 묘해지긴 하지만(...)~ 이렇게 대답하는 편입니다.

아 그게... 실제로는 폐활량이라기 보단, 숨을 써야 돼요. '후우~' 이렇게, 편한 숨!

 

비슷한 논지로, "트럼펫에 필요한 건 '힘'이 아니라 건강함"이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힘(力)이라고 한다면, 근육이라기 보다는 기력의 문제지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몸에 힘이 없고 피곤할 때에는 연습을 쉬더라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억지 연습은 오히려 주법 악화를 불러오는 독이 됩니다.

참고로 실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은 공백기의 영향을 그리 많이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메이나드 퍼거슨은 휴식기에 두어달 씩 나팔에서 손을 땠다가도 멀쩡하게 다시 불고는 했다 하고, 제임스 모리슨의 경우는 '주력이 떨어지는 것만 제외하면 악기로 할 수 있는 것 자체에는 차이가 없더라. 휴식 기간 전에 할 수 있었던 건 다 할 수 있다. 다만 그게 그 전 처럼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뿐' 이라고 하더군요. 예전 서울 선생님같은 경우도 제임스 모리슨과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반면 몇몇 전공 졸업생이나 시향 주자 분들의 경우를 생각하면 다 그렇진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는데...🤔 이것이 어느 차이에서 오는 것인가, 혹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컴백에 시간이 딱히 걸리지 않는 전자 분들의 경우 어느정도 타고난 사람들이 맞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트럼펫 여정 / 궤적에 부침이 좀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는 습관을 완전히 덧씌우고 고정하기 전에는 폼 회복에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인가, 혹은 설령 그렇게 습관을 들였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후천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다시 조정하는 과정을 좀 더 거쳐야 되는 것일까...

저 역시 요즘은 예전보다 개념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것 같아서, 공백 뒤에 회복하는 시간이 예전처럼 오래 걸리진 않으려나? 싶어서 이번 기회에 약간 테스트?를 좀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요 근래에 플루겔혼만 불고 있는 것도 그렇고, 그 전까지 꾸준히 이어지던 마우스피스 테스트나 기기 변경/개량도 그렇고... 나팔을 분다는 것이 참 실험과 시행착오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 향후로는 조금씩 음악적인 방향으로 중심을 옮겨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환절기라 그런지 주변에서도 감기 기운 오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모두 아프지 말고, 푹 쉬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그리고... 잠은 밤에 자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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