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최고의 한파였다고 하지요. 제가 올해 중순부터 연습하는 곳이 냉난방 시설이 없는 개인 연습실인데요, 어제 저녁엔 처음으로 '추워서 연습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결국 눌러앉아서 불기는 했습니다만.... 감기 기운인지 오늘 일어나서부터 머리가 계속 좀 띵하더군요. 연습을 띄엄띄엄 하다가 음역을 확장하려고 (주제도 모르고!) 압력을 많이 썼을 때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긴 하는데요... 어젠 둘 다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렴한 스토브를 하나 사야겠다고 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는데 아휴... 어떻게 해야될지 좀 난감하네요.
연습하려고 가방을 열고 나팔을 꺼내는데 나팔이 얼음덩이처럼 차가울 때 느낌이 너무 싫어서, 요즘은 차에 나팔을 덜렁 두고 다니지 않고 어지간하면 들고 다닙니다. 보통은 집에 두고 다니고, 연습하러 가기 전에 저녁이라도 밖에서 해결할라치면 가방도 식당에 같이 들고 들어가구요. 최근엔 1s/7에서 밸브가드도 가져와서 두르긴 했는데, 이건 굳이 말하자면 온도보다는 왼손으로 나팔을 움켜쥘때 뭔가 좀 더 두툼하고 쿠션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둘러봤습니다. 3번 밸브를 누를때 좀 더 흔들림이 완화되려나? 하는, 소심한 기대감도 약간은 섞여있다고 밝히는 바입니다.
오늘 페이스북을 훑어보는데 우연히 참 와닿는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알고보니 2016년도에 일본 최고의 소설로 꼽힌 「양과 강철의 숲」 이라는 작품의 예고편을 마치 영화 예고편처럼 영상으로 만들었더라구요. 그 방식이 참신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 영상이 담고 있는 순수한 소리의 느낌과, 인용 문구로 쓰여진 소리의 묘사가 정말 탄성이 나오더군요.
"밝고 조용하고 맑고 그리운 소리"
"꿈처럼 아름답지만 현실처럼 분명한 소리"
언뜻 제목만 보면 이해가 잘 되진 않지만, 피아노 조율사가 주인공인 소설이라고 합니다. 추구하는 소리에 대한 묘사가 너무도 와닿지 않으시나요? 저는 저 영상의 화면과 소리를 들으면서 저 문구를 읽는데, 가슴에 굉장히 울리더군요.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오랜만에 한번 주문해볼까 싶습니다. 사실 한동안 시간 나면 나팔 연습만 하느라 독서고 운동이고 전부 손 땐 상태입니다만... ㅜㅠ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항상 부족하여 그런지, 녹음해서 들려드리지는 못하고 글이랑 사진만 올리고 있네요. 마음속에 계획은 참 많은데 차근차근히 할 여유도 아직은 없습니다.
날씨도 추운데 모두 건승하시고, 즐거운 하루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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