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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케이스 & 긱백

리유니언 블루스 컨티넨탈 보이저 싱글 트럼펫 긱백/케이스 리뷰

by J.5 2022. 1. 15.

10월 중순에 도착한 리유니언 블루스의 컨티넨탈 보이저 트럼펫 케이스. 한국어 표기에는 불친절한 제품명이네요.

(左) 파우치 지퍼쪽에 뭔가 묻어있긴 했는데, 뭐 이정도 쯤이야? (右) 내장 마우스피스 파우치

메인 파우치 (수납공간)

수납공간 좌우로는 리드파이프가 여유있게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고, 위아래나 앞뒤 폭은 살짝 슬림한 편이지만 딱히 사용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마우스피스 두개분의 내부 파우치가 박음질되어 있는데, 이게 수납공간 아래까지 깊이 들어가는데다가 별다른 충격흡수용 보충재가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서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약간 망설여집니다. 어지간하면 별 탈이야 없겠지만, 트럼펫터로서 마우스피스 섕크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게(?) 눌릴 수 있는지... 공포감 내지는 트라우마에 가까운 그런 감정이 있습니다(...). 대신 딱 덮어놓으면 거의 존재감이 없으니, 그냥 없는셈 치는데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 (한 3달 사용하다보니, 사진들을 다시 보기 전까지 있는지도 까먹고 있었네요;) 마우스피스 대신 다른걸 넣어놔도 괜찮을 것 같구요.

악기 수납칸 (+ 어깨끈)

일단 열면 내장재의 색깔과 두툼한 쿠션감, 보송보송한 벨벳(?) 질감에 "와아~ 이게 뭐야?" 라고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탄탄한 만듦새에서 오는 웰메이드 느낌과,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 감성 면에서는 아마 제가 봐온 케이스들 중 최고 아닐까 싶습니다.

어깨끈은 책가방 매듯이 할 수 있도록 그런건지 두 개가 들어가 있는데, 음... 이건 많이 아쉽습니다. 끈 자체의 퀄리티는 좋은데, 길이가 애매하게 짧고, 그동안 사용해왔던 다른 긱백들에 비해 끈 폭이 좁기까지 한지라... 이 부분은 프로텍 트래블라이트 > 가드 디자이너 > 리유니언 블루스 (당 모델) 순이네요. 두개를 넣어줄 바에 차라리 하나를 제대로 넣어줬으면 좋았을텐데...😂 이 끈 만큼은 취향에 관계 없이 객관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싱글케이스 크기의 가방을 악보고 뭐고 없는데 책가방처럼 양 어깨에 맨다는 구상 자체가 좀...;)

악기 수납칸 자체는 의외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딱딱한 내/외장재가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두텁고 튼튼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긱백 용으로는 충분한 안정성을 제공하며, 내장재 역시도 세미하드 느낌으로 악기를 잘 받치고 잡아준다는 느낌입니다.

위의 반라아 트럼펫이 앞뒤가 긴 편이라 프로텍 트래블라이트 케이스에는 완전히 들어가지가 않는데, 이 케이스에는 딱 맞는 느낌으로 잘 들어갑니다. 벨 크기도 5.32"(13.5cm)로 꽤 큰 편인데 이쪽 공간도 충분하구요.

단, 약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 메인 수납칸의 문제가 있는데, 덮개가 열리는 지퍼 라인이 너무 사이드 끝편에 있다는 점입니다. 

이게 소소하지만 은근히 실사용에 불편을 주는 원인이 되는데, 덮개가 너무 벌러덩 열리면서 사이드 수납칸의 위쪽 모서리에 충격이 몰리게 됩니다. 사이드를 열어놓고 메인 덮개를 여닫기도 불안하고, 안전성에도 문제의 소지가 생기는 원인이 되지요.

여기서 이어지는 문제가 트럼펫을 쉽게 넣었다 뺐다 하기가 은근히 빡세다는 점입니다. 턱이 높은데다가 어딘가 걸리는 데가 은근히 많아서 무심코 나팔을 꺼내다가 나팔이 손에서 미끄러지거나, 반대로 단단히 잡고 확 나팔을 빼기에는 나팔이 어딘가 걸리거나 덮개가 확 젖혀져버리기 때문에 그것도 뭔가 여의치 않습니다. (심지어 끈도 묘하게 짧아서, 일반 싱글케이스처럼 대각선으로 채워놓으면 뚜껑을 여닫을 때에 걸리적거리기 십상입니다(...)) 잠깐 쉬거나 할 때 나팔을 케이스에 수시로 넣었다 뺐다 하기엔, 은근히 사용하기 피곤한 데가 있습니다. 해당 디자인과 비슷하지만 이런 문제가 덜한 제품은 지퍼가 중앙에 위치한 프로텍 트래블라이트 케이스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이 컨티넨탈 보이저 케이스는 예를 들자면, 열 때는 딱 열고, 볼일이 끝나면 딱 닫고 쓰는 그런 스타일의 사용에 걸맞습니다. 개인 취향차가 있을 법 하지만, 연습 도중에 나팔 뿐만 아니라 리드파이프나 밸브 오일, 마우스피스도 중간중간 넣었다 빼는 저한테는 약간 불만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식으로 올려두기에도 위험합니다(...).

퀄리티 - 만듦새와 디자인 + 총평

위에서도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디자인과 만듦새, 즉 전반적인 퀄리티에 대해서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제품입니다.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참 '잘 만들었다' 싶은 케이스에요. 이쪽에 조예가 깊지 않아서 세부적으로 뭐라 집어 말하기는 뭣하지만😅 그냥 보고 만지기만 해도 참 감각적이면서도 충실하게 잘 만들었구나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위에서 끈이나 지퍼라인 위치 등에 대해서 단점들도 지적하기는 했습니다만, 실제로는 상당히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사용자로서 위에서 언급한 주의사항들만 숙지하고 조심하면 싱글 트럼펫 긱백 / 케이스로서 주는 만족감은 충분히 높은 편입니다. 이쁘고 잘 만들고 고급지고 튼튼하고! 하지만 저처럼 캐주얼하게 다루기에는 소소하게 불편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한.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년 간, 잘 부탁한다...!

애초에 저는 2020년부터 줄곧 차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실정이고, 호주에서는 차에 나팔을 두고 다니기가 어쩐지 불안해서 간편한 싱글 케이스를 구입하게 된 입장이기 때문에 각자의 형편이나 용도는 다 다를 수 있겠지요 ^^ 사실 저는 ~충분히 알아보고 산 덕분인지~ 지금까지 구입한 케이스 / 긱백들에 모두 만족하는 편입니다. 리뷰를 따로 적지 않았던 사운드웨어 모델도 좋았고... 자신의 입장에 비추어 현명한 선택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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