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럼펫 & 플루겔혼/나팔

pTrumpet 플라스틱 트럼펫

by J.5 2015. 11. 2.

세계 최초의 100% 플라스틱 트럼펫!

...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pTrumpet 입니다. 그냥 '플라스틱 트럼펫'이라고 하면 타이거 트럼펫이 조금 더 빠르지 않았나 싶은데... 타이거 트럼펫은 현재 혹평들과 함께 (주로 밸브 때문인 듯 하네요) 묻힌 듯 하고, 와버튼은 손을 슬쩍 뗀 것인지(...) 현재는 중국의 모 회사(링크)에서 판매중인 것으로 나옵니다. 연습실에도 한대가 있는데 역시 밸브에 문제가 있습니다.


피트럼펫은 아예 자신만의 웹사이트(링크)가 있고, 자매 제품으로는 플라스틱 트롬본인 pBone (링크)도 있습니다. 영국산이란 점이 꽤 인상적인데요, 상당히 공들인 듯한 모습입니다. 타이거 트럼펫이 그랬듯이 피본 역시도 영국 내의 유수 연주자들인 앨리슨 발솜과 마이크 로밧트 (Mike Lovatt) 등과 함께 홍보 동영상을 찍었지요. 


색상도 다양합니다. 빨강 / 하양 / 파랑 / 노랑 / 초록 / 검정 인데, 재미있는 점은 색깔마다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다만 어느 모델이더라도 배송대행을 통해서 전달받으면 아슬아슬하게 관세에 걸리지 않는 ($200) 정도라서 가격은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플라스틱 브랜드로는 어째서인지 같은 나팔인데 두 이름으로 나오고 있는 트롬바 (Tromba) / 알로라 (Allora) 가 있는데요. 요즈음은 플라스틱 트럼펫들이 마치 물밑 전쟁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격 면에서나 막 쓰기에나 부담이 적은 만큼, 품질만 어느정도 받쳐준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겠지요?



상당히 허접스러운 (그러나 나팔 가격이나 특성상 그럴만도 한) 긱백과, 역시 조금은 허접스러운(...) 사용설명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사용설명서의 뒷쪽 면을 보시면 사진들 해상도가 낮아서 픽셀들이 보일 정도이지만, 기본적인 설명은 충실하게 되어 있습니다. 마우스피스로는 바하 컵과 림을 본따 만들었다는 3C와 5C 사이즈의 플라스틱 마우스피스들이 동봉되어 있는데, 느낌은 실제 바하 모델들보다 작은 것 같습니다만 상당히 괜찮습니다. 플라스틱 피스들은 항상 특유의 재미가 있습니다. 쉽게 불리고 좀 더 마음 가벼운(?) 소리가 나지요. 독특한 점은 섕크가 굉장히 길다는 것 정도?



잡아보면 밸브 부 넓이가 굉장합니다. 자연스러운 핑거링 느낌과는 약간 다르게 연주하게 되는데요, 조작감은 그냥 괜찮은 정도입니다. 새 제품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스프링이 상당히 뭐랄까... 똥똥(?)거리는 느낌으로 반동하기 때문에 빠른 패시지는 연주하기 조금 버겁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손가락 힘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pTrumpet 의 가장 핵심적인 특이사항은 그런데 이 밸브에 있습니다. 겉으로만 봐도 상당히 신경쓴 듯한 모습이 보이는데, 무려 밸브 오일을 사용하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그냥 사용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실제 내구력이 어느정도인지는 시간이 좀 지나봐야지 알겠지만 설명대로라면 상당한 강점으로 부각될 만 합니다. (타이거 트럼펫도 애초에 이 부분이 문제였죠. 전용 밸브 오일을 따로 구입해서 사야 한다니!)



튜닝 슬라이드와 워터키도 충실히 재현되어 있습니다만 워터키는 정말 조그맣게 열립니다. 원래 이게 정상이라고 하는데... 쓰다보면 그냥 한번씩 슬라이드를 빼서 터는게 손쉬울 듯 합니다. 1번과 3번 슬라이드는 따로 가동하도록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음정은 ~오래 테스트해보진 못했지만~ 라(A) 음이 이상하게 샤프한 느낌이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입술에서 버징이 정확하게 나야 소리가 제대로 걸린다는 점입니다. 반응이 사뭇 재미있습니다. 트럼펫의 두께나 양이 좀더 많아서 그런 것일까요? 원래의 트럼펫 재질인 황동과 플라스틱의 차이가 정말 뚜렷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립슬러 등을 해 보면 좀 더 명확히 느낄 수 있는데, 좀 더 몰랑몰랑하고 꿀렁꿀렁한(?) 느낌입니다.



음색은 뭐... 플라스틱스럽습니다. (^^) 여러모로 이 피트럼펫은 플라스틱 본연의 느낌이 강하게 살아있습니다. 좀더 진짜 나팔에 비슷한 느낌은 타이거 트럼펫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쪽은 좀 더 얇고 단단한 느낌이랄까요. 그러나 그놈의 밸브가 문제라...


나머지 하나인 알로라 / 트롬바의 플라스틱 트럼펫은 밸브 내부와 피스톤을 스테인레스로 만들고 오일도 일반 오일을 사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워터키도 두 개에 3번 슬라이드도 가동합니다. 가장 실제 나팔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보고 싶네요.


가격차이는 무의미한 수준이지만 제품 특성에는 차이가 나는 만큼, 장단점은 각자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트럼펫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역시 오일링이 필요없는 플라스틱 피스톤 / 밸브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특유의 두껍고 튼튼해 보이는 디자인과 더불어 '내구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보입니다. 초등학생 이하의 아이들이나, 혹은 성인이라도 마음 편히 막 다루고 싶은 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독자적인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인데, 장기적으로 내구력이 어느 정도 버틸지에 따라 평가가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