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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나팔

캔스툴 (Kanstul) 700 S

by J.5 2015. 11. 8.

캔스툴의 나팔들 중 가장 저렴하지만, 아무리 봐도 입문용 수준과는 거리가 먼 700 모델입니다. 랙커 마감은 700, 실버 마감은 700-2 혹은 700s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트럼펫샵이 공식 딜러로 자리잡고 있구요, 해외 직구의 경우 랙커 모델은 135만원, 실버 모델은 155만원 전후로 구입 가능합니다.


누구를 위한 나팔인가?

주변에서 트럼펫을 시작해보고 싶다고 연락을 주신 분이 있었는데, 이 분의 경우 어떤 수준의 나팔을 살 지 고민이 좀 있으셨습니다. "구입 후 바로 업그레이드 욕심이 날 일반 학생용 모델들 보다는, 100만원 정도 선에서 구입해서 3년 정도 열심히 써 보고 생각해보고 싶다. 가급적이면 업그레이드 하지 않고도 계속 가지고 갈 수 있는 나팔이면 좋겠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일반적으로 100만원 정도의 나팔이라면, 새 나팔을 구입하기에는 어정쩡하고 중고 나팔을 구입하기에는 상태 검증이 필요한... 즉 수준이 있는 모델이지만 연식이 꽤 된 매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아예 초급용 아니면 프로급 둘 중의 하나로 가지요. 그 중간층이 애매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 분의 말씀을 들으니 전부터 눈여겨 봐둔 캔스툴 700 모델이 딱 떠오르더군요.


제가 보기에 이 나팔이 가장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백업 / 세컨드 나팔로 평생 소장할 만한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외부의 기준이야 어찌 되었든, 캔스툴 측 내부에서 '입문자 용'으로 이 나팔을 둔 데에는, 처음 나팔을 접하고 배우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바람직한 특성들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기에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700 모델은 쉽게 불리며, 음색이나 호흡 등에 있어서는 훌륭한 중용의 미를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권에서 검색을 해 보면 '이렇게 좋은 나팔을 이제까지 왜 몰랐지?' 싶을 정도로 찬사 일색인데요, 대부분 사용자가 첫손으로 꼽는 인상은 ~저도 그랬듯이~ "이게 입문용이라니 말도 안된다. 프로급 나팔들과 대놔도 꿇리지 않고, 충분히 자기 밥그릇을 챙길 수 있는 나팔이다." 입니다. 더욱이 주목할만한 부분은 나쁜 평이 없다는 겁니다. 트럼펫과 트럼펫을 부는 사람들의 스타일이 얼마나 다양한지 생각하면... 감이 오시죠? "이 나팔을 중심으로 길들여지면 이후에 어떤 스타일의 나팔로 옮겨가더라도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라는 평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나팔의 밸런스가 어떤지를 잘 드러내는 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께서 양도받은 박스를 뜯고 나팔을 개봉하는 날... 저도 시연 삼아 잠깐 불어보았는데요, 왜들 그렇게 평가하는지 바로 알겠더군요. 잠깐 불어보면, "어우..."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살짝 미소가 번지면서 고개를 갸웃갸웃하게 되네요.


악기 자체에 대한 평가로는 "정말 잘 만든 바하 37 LT 같다"라는 말이 생각나는데요, 마우스피스 변화도 잘 받는 편이고, 소리도 날리지 않고 튼실한 코어와 울림을 자랑합니다. "나는 이런 나팔이야"라고 주장하기보다는, 어디 흠 잡을 데가 없는 나팔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중요한건... 무엇보다 정말, 정말 잘 불립니다. 캔스툴 특유의 군더더기 없고 직관적인, "생으로 와닿는" 느낌이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라 하는 부분인데, 이런 점 역시 잘 살아있습니다. 역시 캔스툴이 만들긴 잘 만드는구나 싶더군요.


현재 구입하신 분께서는 일신상의 문제(?)로 자주 연습하지는 못하고 계신 듯 하여 안타깝습니다만... 계속 곁에 둘만한 충실한 세컨드 나팔을 원하시는 분들이나, 나중에는 업그레이드 여지가 있더라도 뭔가 좀 오래 두고 쓸만한 나팔로 시작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추천리스트 상위권에 적어두실 만한 나팔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만원 대 초중반에 새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 역시도 좋은 메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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