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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 오디오

귀차니스트를 위한 보컬/악기 녹음법 - 2부 (마이크 편) -

by J.5 2010. 11. 2.

1부가 소프트웨어에 관한 글이었다면 2~3부는 하드웨어에 관련된 글이 됩니다.
순서적으로는 더 앞에 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뒤로 미룬 것은 진입장벽이 높아지기 때문인지라, 글을 쓰는 데에도 망설임이 많았습니다. 쉽게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 이하 존칭생략 -

:글쓰기에 앞서 - 거듭 강조할만한 것들 :
# 녹음과 믹싱에서 원 소스의 품질은 절대적이다. 이번 2부에서 언급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일단 터지면 소프트웨어를 만지작거려서 매끄럽게 수습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 똑같은 장비를 사용해서 깨끗이 녹음을 하였더라도 마이크 위치라던가, 환경음 여부 등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소리의 특성이 달라진다. 그냥 소스만 들어보면 큰 차이가 없는 듯 싶은데 똑같은 효과(Effects)를 먹였을 때 결과물이 상당히 다르게 나오고, 다양한 소스들과 섞는 경우에도 다른 소리들을 뚫고 들려지는 소리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마이크 다루기 :
녹음할 때 일반적으로 주의할 것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 근접효과 (Proximity Effect)
마이크에 일정 거리 이상으로 가까워지면 저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본적으로 기피시되지만, 활용하려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도?
일정한(...) 음을 내면서 마이크 거리만 왔다갔다 한 경우.


뚜렷한 비교를 위해 볼륨을 좀 더 균일하게 맞춰보았다.

- 된소리(ㅆ)와 센소리(ㅍ)
치찰음 (ㅆ, ㅊ 등)이나, 공기를 갑자기 터뜨리는 'ㅍ', 'ㅌ' 등의 발음을 하면 녹음되는 소리가 갑자기 커지게 된다. 1부의 '디엣서', '컴프레서' 참조.

- 마이크 위치에 따른 음색 변화
연주자가 마이크 위치 변경만으로 인해 얻는 소리 변화들.

사실 이게 좀 중요하다. 마이크의 각도(방향), 거리, 위치에 따라서 다양한 소리를 얻는것이 가능한데, 소리에 불만이 있다면 마이크를 바꾸기 전에 우선 어떻게 둘 것인지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단체 녹음을 하는데 한 사람의 목소리가 너무 도드라질 경우, 그 사람의 몸을 약간 트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보컬 녹음을 할 때 마이크를 가슴 부근에 두는지 코 부근에 두는지에 따라서도 소리가 틀려진다. (본인은 어디까지나 취미로 하는지라 대충 적당히 놓고 쓰지만...)

* 토막지식: 소리는 고음으로 갈수록 직진성이 강해진다. 반대로 저음으로 가면 소리는 특정한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전(全) 방향으로 울려퍼지고, 실내의 경우 저음은 벽->모서리를 타고 흐르게 된다. 스피커로 시험해보시길.



: 잡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

- 핸들링 노이즈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다룬다면 - 예를 들어 마이크의 손잡이 부위를 손으로 잡고 문지르면 이런 소리가 난다. (주: 잘 들리라고 볼륨을 좀 키웠음)
더불어 마이크 선만 흔들거려도 잡음이 생기니 주의.

- 환경음 (atmos / ambiance)
녹음을 한번이라도 해보면 누구나 아는 (주로 "스으~" 나 "솨아~" 하고 들리는) 바로 그 환경음! 우리 주변은 완벽한 무음(無音)의 세계가 아니다. 귀가 익숙한 것일 뿐, 사실 상당히 시끄럽다. 심지어 바닥을 타고 진동이 흘러들어서 귀에 잘 안들리는 저주파음이 녹음되기도 하니 조심 또 조심. 

- 전기 
전기에서 비롯되는 잡음은 - 접지 등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지만 - 잘못 걸리면 답이 없다. 증상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음향기기는 건강한 전류가 생명인데... 최악의 경우에는 이사를 가야 하지만, 가능한한 DC필터나 차폐트랜스, 독립전원 (노트북이라던가) 사용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해보자. 전기 문제가 있다 싶은 경우는 전문가를 찾아가시길(...).



: 마이크의 종류 :

다이나믹 마이크와 컨덴서 마이크의 대표주자들 - 슈어 SM58 / 노이만 U87


마이크를 간단히 분류하자면 다이나믹 마이크와 컨덴서 마이크, 둘로 나눌 수 있다. 다이나믹 마이크는 감도가 낮은 대신 큰 소리에도 더 잘 버티고, 튼튼해서 막 쓰기에 좋다. 때문에 보통 노래방 마이크처럼 생긴 경우가 많고 실제로 라이브에서도 더 쉽게 쓰인다. 컨덴서 마이크는 좀 더 섬세하고, 여기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것이 인간의 귀와 가장 비슷하게 만들어진 리본 마이크이다. 조심조심 다뤄줘야 하는 만큼, 컨덴서와 리본 마이크는 보통 손으로 잡고 쓰게 생겨먹지는 않았다.

보편적인 소리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다이나믹 마이크를 기준으로 두고 볼때 컨덴서 마이크는 좀 더 여린 소리도 민감하게 잡아내고, 리본 마이크는 여기에서 좀 더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난다고 할 수 있다.

마이크의 음색 차이는 응답특성 (Frequency response) 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데, 이것도 어느정도 참조는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참조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좋다. 
* 마이크든 스피커든, 음향기기는 그래프를 너무 신뢰하면 안된다!

슈어 SM58 의 주파수 응답특성


그리고 소리를 받아들이는 방향에 따라 패턴이란 것이 몇가지로 나뉘는데, 이것은 아래처럼 그림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마이크가 가진 방향성에 따라 분류를 지어 부르기도 한다.
* 패턴과 응답특성(주로 저음부의 감소)을 스위치로 조절할 수 있는 마이크들도 있다.

여러가지 폴라 패턴들.


가장 중요한 마이크의 음색에 대해서는 다음 웹사이트들을 참조하시길:

* 마이크 녹음 샘플이 많은 곳들 *


"그래서 어떤 마이크를 사야 하나요?"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 모르면 일단 닥치고 슈어 SM58" 이 정설이라면 정설이다. 1966년부터 판매되는 초 장수 모델에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마이크인데, 왜 그런지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 왜곡이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으면서도 따듯하고 부드러운 음색
- 많이 팔리는만큼이나 저렴한 가격

덧붙여 SM58은 다이나믹 마이크인데, 특성상 녹음시에는 컨덴서 마이크가 더 좋을 것 같지만, 사실 방음/흡음이 잘 되어있지 않은 홈레코딩의 경우 컨덴서 마이크는 자칫 환경음 때문에 환장하는 수가 있어서 꼭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결국, SM58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막 쓰기에 최강인 마이크이다. 팝 실드(대가리)를 돌려서 빼면 또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 팝실드를 제거한 SM58(보컬용) = SM57(악기용) 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 믿거나 말거나...

그러나, 악기나 녹음 환경마다 소리 특성이 다르고, 작업자가 원하는 소리도 다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어떤 마이크를 고르느냐에 대해서는 정해진 답이 없다. 해보기 전까진 모른다. 물론 전형적으로 어떤 악기에는 어떤 마이크가 괜찮다라는 정도는 있으니 일단 시작점은 거기에서부터 잡아보도록.


-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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