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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근황, 일상다반사

밖에서 연습하기. 금요일엔 한국으로.

by J.5 2023. 4. 3.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약 한 달 정도 전부터 다시 어떻게든 매일같이 나팔에 입을 대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대로 된 포스팅을 하려고 한 것이 있는데, 차 안에서의 연습에 따라오는 부작용에 관해서입니다.

몇 달 전, 저녁에 청소 알바를 하는 동생이랑 잠깐 보려고 찾아간 이 건물에서 정말 오랜만에 차 밖에서 나팔을 불어볼 기회가 생겼는데, 불어보다가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굽은 등과 목, 들리지 않는 고개... 몸이 차 안에서 부는 형태로 완전히 굳어져 있더군요.

한국에서 2020년 초 ~ 2021년 중순까지도 1년이 넘게 차 안에서 주로 연습을 했습니다만, 밖에서 불면 '야 역시 좋다' 하는 정도였거든요. 그 때는 차가 좀 큰 편이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아직 초기라서 영향이 덜 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뾰족한 방법이 있던 것은 아니라 한동안은 주의하면서 부는 수 밖에 없었지만, 이사오고 난 뒤에 야외에서 불 곳을 찾은 뒤로 한번씩 불어보면 확실히 다른 것을 느끼고 정말 가급적이면 밖에서 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정 안되는 날은 늦지 않은 시간에 잠깐이나마 집에서 제대로 앉아서 불던가, 부득이하게 차에서 불어야 하는 날이면 워밍업이라도 집에서 앉아서 잠깐 하던가 하는 식으로. 그런데 역시 일과의 병행이 너무 어려워서...ㅜㅠ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팔 연습에 열을 올리니 회사에 지각을 두어 번 하고야 말았습니다. 지각하지는 않았지만 늦잠을 자서 급하게 옷만 챙겨 입고 나가는 날도 생기고... 도저히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더군요.) 지금은 주중에는 차에서 폼이랑 신경 쓰면서 +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포인트만 잡고 적당히 불고, 주말에는 야외에서 부는 식으로 하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나쁜 습관이나, 암부셔에 대해서도 그 사이에 생각을 많이 하게 됐네요. 약점을 공략하려다 보니 오랜만에 다시 클라크와 아이언스 연습도 돌아보고 있고... 사실 이젠 그 날의 상태나 초점에 맞추어 그때그때 적당한 걸 꺼내들고 있기는 합니다만.

처음 밖에서 불려고 나간 밤에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 좀 돌아다녔습니다. 불빛 + 주차장 + 앉을 곳이 있으면 베스트지요.

사진 중앙에 모여있는 동네 청년들 (잘 안보이네요...;)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한가 봅니다. 처음 생각하고 간 곳은... 동네 청년들의 회동 장소가 되어 있더군요 ㅠ

마트 뒷편은 어떠한가...?

두번째로 가본 곳은 인적이 너무 없다보니 뭔가 을씨년 스럽달까... 경비라도 있으면 한소리 할 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 해볼까 했는데... 차에서 나가보니 앞 건물에서 무슨 공장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심해서 빠르게 포기했습니다. 소리가 메아리치기 좋은 환경인 것도 조금 탐탁치 않았구요.

그래서 결국 그 전에도 밤에 차 안에서 불으러 한두번 가본 적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더 좋은 데가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그리고 예전에 야심차게 구입했던 간의의자와 쿠션을 드디어! 꺼내보았습니다. 처음이라 되게 낯설었던 기억이 나네요.

구관이 명관. 호주에서도 홈키파(...).

근데 첫날 이렇게 해보고 나니 배치를 조금 다르게 하는게 좋겠다 싶어서, 다음부터는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조수석에 나팔/가방을 두고, 문쪽 팔걸이에 핸드폰(메트로놈)을 올려놓거나 해도 되서... 😅

회사에서도 한번 기회가 와서 공장 건물 밖에 잠깐 앉아서 불기도 하고...

주말에는 낮에 가는 공원으로 갔더니, 비가 조금씩 오더니 점점 거세져서...

여기 나무가 엄청 딱딱해서 엉덩이가 항상 아프더라구요... ㅜㅠ
벤치(?)를 더럽힐 순 없으니 신발은 벗고(...)

시원하게, 운치있게 연습한 날이었습니다.

어느새 부턴가, 과일이 조금씩 익어가듯이 '아... 이제 뭘 좀 알겠다...'하는 생각이 곧잘 듭니다. 제약이 생기다보니 오히려 연습은 이렇게 맨발로 밥상 위에 앉아서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금요일에는 한국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근 2년만에 가는거라 감회도 새롭긴 한데, 2주 반 남짓 다녀오려니 일정이 어마어마하게 빡빡해지더군요. 살면서 이렇게 빡빡하게 일정을 짠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루에도 일정이 3~4개씩 있고, 경기도에서 서울, 남양주, 강원도, 전북까지... (경상도까지도 생각은 해봤습니다만... 도저히 짜맞출 수가... ㅜㅠ) 보고싶은 얼굴들은 왜 그리들 흩어져 계시는지 참 하하... 아마 제가 살아온 궤적이 그렇게 번잡했으려니 싶네요.

한국에 가서 나팔로 인연 맺은 분들을 다시 뵈려니 연습에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 반갑게 나팔 얘기도 나누고 서로 불어보기도 하고 그러겠지요 :)

아마 도착하면 마우스피스들 정리해서 내놓을 건 내놓겠지만 (생각해보니 그리 많지 않을수도 있겠네요 🤔), 계속 움직여야 하는지라 25일에 호주로 돌아오기 전까지 제대로 된 포스팅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해외이주 후부터 쳐지는 포스팅 주기는 참 난감한 문제이지만...😂 이번에 한국에서 녹음용 장비들을 일단 가져올 생각이긴 합니다. 돌아온 뒤에는 또 레코딩 환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과제가 될 것 같네요.

이후에 다음 글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 블로그 확인은 한국에서도 틈틈이 할 예정이니, 남기실 말씀 있으면 편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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