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말 쯤 중고로 내보냈던 GR의 G64M을 다시 들였습니다. 솔직히 생각이 많이 났어요... ㅜㅠ 고민하다가 중고로 사가셨던 분에게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흔쾌히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몇번 안불고 두셨다고 하더니 말씀대로의 흔적이 느껴지네요 ^^ 포장은 감사하게도 굉장히 두텁게 해주셨습니다. 때만 좀 탔지 상한 곳은 없는 모습. 보고 싶었다 내 새끼... ㅜㅠ
계속 붙잡고 있던 일반 64M 역시도 한동안 청소를 안해줬다가 얼마 전에 아는 선생님께 쿠사리(...)를 먹어서 같이 쓱쓱 청소해줬습니다. 아~ 예쁘네요 예뻐. 부드러운 솔의 칫솔과, 하얀 알갱이가 들어있는 반투명의 파란 치약을 썼는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어지간한 치약은 괜찮습니다만, 어떤 건 좀 뿌연 느낌이 나기도 하더라구요. 여하튼 두 녀석 다 내관이고 외관이고 솔질을 하다보니 검은 때가 솔에 막 묻어나오더군요 ㅜㅠ; 물에 헹구니 바로 없어지는 수준이긴 하지만...
차이가 뭔가 하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거 같아서 림의 한쪽 면을 바닥에 붙이고 비교해보았습니다. G64M이 살짝 더 크지요? 딱 저 차이입니다. 나머지는 동일하다고 알고 있고... 고객 응대 담당인 브라이언 스크라이버 씨 말에 따르면 "G림의 곡선은 일반 림과 같지만, 림의 바깥 쪽(외경)만 조금 더 넓게 잡은" 림이라고 합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원래 G 림을 더 좋아했습니다. 입술에 대 보았을때 느낌은 개인적으로 최고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예전 주법으로 한창 헤매던 시절에는, 잘 안 불릴 때에는 피스를 어디다 대야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지독하게 고생시키더라구요. 비유하자면 고점(高點) 혹은 평균치는 더 높지만 저점 때에는 더 절망적이었습니다. 일반 64M이 그래도 좀 더 뚜렷하게 잡아주는 구석이 있어서 ~ 실제로도 그렇구요 ~ 64M을 남겨두었던 건데, 주법을 교정하다가 보니 G64M이 자꾸 생각나더군요. 준비 동작부터 어택을 하는 순간까지 일련의 과정동안 더 자연스럽게 제 입과 맞겠다 싶었습니다.
앞으로 찬찬히 불어가면서 볼 일이지만, 아직 알파 앵글의 문제도 남아있고 해서 끝판왕 피스는 아닙니다. 제가 커스텀 주문해 놓은 디자인을 미리 밝히자면... (두둥!) G64.5M2 입니다. 이 피스나 G64.5MX + #2 백보어 피스가 저한테는 종결 피스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큽니다. 몇달을 기다려야 올지를 모르는게 문제지요(...). 여담이지만 GR 측에서는 연말에 사장님이 아파서 공백이 생긴데 더해, 새로 런칭한 루이스 다우즈웰 (Louis Dowdeswell) 피스들의 인기까지 겹쳐서 현재 주문이 1천개 가량 쌓여 있다더군요.
참고로 브라이언 씨가 보내주신 도면들 중에 G림하고 e림을 비교한 것만 살짝 보여드립니다. 검은 곡선이 G림, 파란 곡선이 e림 입니다. e림은 불어보았을때 '... 그냥 바하 림이네?;' 싶을 정도로 비슷한데, 넓고 플랫(평평)해서 편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GR 특유의 느낌이 살지 않는 것 같아서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더군요. 사실 입에는 가장 무던히 맞기는 한데... 입술을 잡아주는 만큼 부드러움 / 유연성 면에서 조금 뻑뻑할 수는 있습니다. 사실 마우스피스 디자인은 (자신한테) 얼마나 좋든 나쁘든, 결국은 제로섬 게임이라고 하지요.
오늘도 각자 자리에서 마우스피스 여행을 하고 있는 수많은 동지분들께 인사를 보내며... 연습하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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