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뮤트는 업사운드(링크)를 제작한 스톰비 산하 단체에서 새로 내놓은 연습용 뮤트입니다. 얼마전 기회가 되어 잠깐 사용해 보니 굉장히 혁신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 분들하고 같이 구입을 했습니다.
일단 외견 상으로는 기타 연습용 뮤트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관 모양의 깔때기형 몸톰으로 되어있고, 앞으로는 크게 튀어나와있지 않아서 케이스가 넉넉하다면 나팔에 꽂아서 같이 수납해도 괜찮을듯 합니다. 납작한 수납칸 등에 별도로 넣기에는 그리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브렘너 사의 쉬뮤트 (sshhmute) 와는 반대죠.
한가지 유의할 점이라면 나팔에 장착하는 방식인데, 코르크 재질로 된 마개의 경우 벨 안쪽에 김을 불어넣은 뒤에 뮤트를 돌리면서 끼워넣어주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업뮤트의 경우는 이 마개가 고무 폼 재질로 되어있어서, 소재가 닳지 않도록 돌리지 않고 그냥 빼고 끼우도록 당부를 합니다. 실제로 그냥 꾹 눌러서 끼우기만 해도 충분히 잘 고정이 됩니다. 그 외에 음정과 음량 등, 연습 뮤트로서의 기본기도 당연히 잘 갖추고 있구요.
업뮤트가 여타 뮤트들과 가장 큰 차이점을 드러내는 부분은 위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저 필터에 있습니다. 업사운드에 적용되었던 것과 동일한 것인데 (방향은 반대), 덕분에 업뮤트는 완전히 구멍이 뚫려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다른 뮤트들은 단순히 되받아치는 압력만 느껴지는 것에 비해서, 업뮤트는 공기가 수욱~ 하고 필터를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저항이 단단한 벽이 아니라 폭신한 베개같은 느낌이랄까... 이게 말로 하기는 좀 힘든데, 업뮤트를 끼우고 공기가 통하도록 잘 불면 그 때 느껴지는 특유의 공명과 피드백 느낌이 있습니다. 이 독특한 필터가 본래 트럼펫을 실제로 부는 느낌을 카피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업사운드처럼 이 필터가 서서히 습기에 막힌다는 문제가 없다는 것만 해도 저한테는 고맙게 느껴지네요.
자... 여기서 제일 신박한 게 뭐냐!
업뮤트를 끼운 상태로 소리가 편하게 나도록 초점을 잡아두면, 업뮤트를 빼고 불 때에도 입술과 호흡이 잘 갖춰져 있게 됩니다. (시향 선생님 말씀으로는 '입술을 잘 모아준다'고...) 오버블로잉을 방지하는 것은 기존에도 뮤트를 사용해서도 (주의를 기울이면) 연습이 가능한 부분이었지만, 업뮤트처럼 밸런스를 잡아주는 기능이 도드라지는 제품은 본 적이 없습니다.
프로주자인 짐 맨리 씨의 설명이 제가 느낀 바를 가장 정확히 짚어주시더군요:
0:33 ~ "... 그런데 이걸로 연습하다보니까, 하면 할수록 소리가 모이는 (centered) 게 느껴지는 거에요. 업사운드처럼 알맞은 저항을 가져다주는 장치가 되어있는데, 요는, 저항과 함께 불면서도 오버블로잉(과호흡)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준다는 겁니다. 그리고 정말 톤(tone)을 가운데로 모아줘요. 저는 위아래 페달톤 영역까지 연주를 하는데, 이 뮤트를 쓴 날은 소리가 더 모여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건 제가 따로 생각치도 못했던 건데, 그냥 그렇게 되더라구요."
1:16 ~ "이런 연습 뮤트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 중요한게 뭐냐면, 이걸 끼우고 오버블로잉을 하려고 하면, 그냥 헛스윙이 나버립니다. / 시연 / 많은 트럼펫 주자들이 오버블로잉을 하게 되는데, 이 뮤트는 스스로 오버블로잉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기에도 좋은 도구입니다. 저항도 소리를 모아주기에 적절하구요. 아주 좋습니다."
2020.01.28 추가: 조금 테스트해본 결과, 다른 뮤트들은 조금 무리하게 연습하면 다음날 입술이 퍼석거리면서 맛이 가는 현상이 있어서 사용이 꺼려졌는데 업뮤트는 그런 현상이 확연히 줄거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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