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오스틴 커스텀 브라스 社 (이하 ACB) 에서 야심차게 밀고 있는 맨체스터 브라스의 RL-GB 모델을 구입해보았습니다.
일전에 언급하였듯이 캐롤 브라스와 같은 제조사에서 만드는 브랜드인데, 이 쪽에다가 ACB 측에서 주문한 사양으로 제작해서 내놓은 모델이지요.
일단 기능적으로 굉장히 잘 구성된 케이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악보를 넣기에 충분한 넉넉한 앞면 포켓과, 찍찍이 덮개로 개폐가 가능한 책가방식 어깨끈. 맨 앞쪽에 수납공간이 별도로 있어 악세사리들을 넣기에도 괜찮구요, 옆으로 맬 수 있는 어깨끈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대형 뮤트들을 제외하면 어지간한 경우는 다 소화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 외에는 잘 빠진 푸른색 소프트케이스와... 업계 최고 중 하나인 울트라퓨어 오일, 덤으로 관악주자들에게 선호받는 챱세이버 립밤이 같이 들어있습니다. 이래저래 이쁨받으려고 한껏 신경쓴 모습입니다. 3C 규격 마우스피스도 같이 들어있는데 이건 아예 뜯어보질 않은 관계로 패스합니다^^
리시버는 일반적인 바하 스타일과 비슷하고, 리버스 튜닝 슬라이드에 5인치 금동(골드브라스) 벨이 눈에 들어옵니다. 튜닝슬라이드 작동이 굉장히 매끄럽더군요. 이래저래 제조기술 수준은 굉장히 높아보입니다. 벨이 금동이지만 경량형이라 무게는 그리 무겁지 않습니다.
밸브는 스테인레스 스틸로 되어있고, 패드는 고무 스펀지 비슷한 재질로 되어있어서 오랜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시향 선생님 말로는 이것이 최신형 패드라고 하더군요.) ACB 쪽에서 품질검수와 함께 밸브 얼라인먼트를 마치고 와서 그런지 호흡도 매끄럽게 잘 빠집니다. 슬라이드와 피스톤은 약간의 길들이기가 필요합니다만, 규격들이 워낙 깔끔하게 잘 맞는 인상이라서 퀄리티에 의심이 가지는 않습니다.
벨의 형태, 브레이싱 구조, 호흡 반응 등... 맨체스터 브라스 RL-GB는 원활한 호흡으로 자유롭고 가볍게 불리도록 하면서, 온기를 머금고 부드럽게 퍼지는 소리를 내도록 디자인 된 것 같습니다.
칼리키오 1s/7만 불다보니, 가끔은 마음편히 펑퍼짐한 소리도 듣고싶은 마음에 나팔들을 알아보다가 선택한 모델입니다. 원래는 좀 더 무거운 나팔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호기심이 동해서...^^ 찬찬히 살펴보고 음원들도 들어보니, 이 녀석은 이 녀석대로의 매력이 있구나 싶어서 구입해보았는데, 역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팔의 느낌은 바하 72 / 야마하 8335 정도의 모델들과 같은 선상에 두고, 약간 경량형에 조금 더 따듯하면서 담백한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호흡은 살짝 열려있는 정도이구요. 시향 선생님께서 아주 마음에 들어하셔서 성인 제자분께 권하시려고 하시길래 내어드렸습니다. 곧 나팔이 한대 더 올 예정인데, 이번에 이사를 하느라 1s/7 이나 이 녀석 둘 중 하나는 내보내야 했거든요 ㅜㅠ
음원을 들으면서 제가 받았던 인상은 따듯하지만 산뜻함이 있는, '봄날 아침의 따사로운 햇살' 이었습니다. 직접 불어본 느낌도 그렇구요. 마우스피스 반응도 괜찮고, 무겁고 깊은 피스랑 붙여놓으면 꽤 짙은 음색도 연출 가능합니다.
가성비는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되며, USD $1000 정도 선에서 나팔을 보신다면
- 힘차고 또랑또랑한 스타일을 원하면 → 캔스툴 700
- 넓은 느낌과 산뜻하면서도 온기있는 음색을 원하시면 → 맨체스터 브라스 RL-GB
정도로 나눠서 선택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데모 음원:
- https://soundcloud.com/trent-austin-2/manchesterrlgbm4a
- https://youtu.be/C68AnlxR9C4
- https://youtu.be/jbv_bWw-lrM
판매 페이지:
- http://austincustombrass.mybigcommerce.com/manchester-brass-custom-rl-gb-professional-bb-trum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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