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객관적인 평을 할 수 있을 만큼 다루거나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솔직히 이 정도 가격 (US$130)에 이 정도 만듦새와 음질, 기능성이라면 후회할 여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나온 마이크. 과연 '컨덴서계의 SM58' 자리를 넘볼만 하다.
플랫하다는 평이 있는데 리본마이크 (Cascade Victor)에 익숙해져서인지, 굳이 그렇다는 생각은 안든다. 밸런스가 나쁘진 않다. 고음이 살짝 거친 느낌이 있고, 컨덴서답지 않게 중후하고 두툼한 느낌의 중역을 가지고 있다. 컨덴서가 디테일을 잘 잡아내는 대신 신경사나운 음색이 나기 쉬운데, 요놈은 안그런다. 다만 소리의 표면이 살짝 거슬거슬하다고 해야 되나... 사람 목소리로 따지면 커트 엘링(Kurt Elling) 같은 느낌이다 (그게 누구냐고? 보러 가기~!). 탐미적인 소리는 아니고 산업/공업 느낌에 가깝지만, 이 특유의 질감을 잘 살리면 또 멋들어진 사운드가 나올 것 같다 (보컬용으론 여성보컬 얘긴 잘 안나오고 남자보컬로 좋다는 피드백이 종종 있는데, 수긍가는 면이 있다). 수음 패턴에 따라 음색이 (아마 수음량도?) 차이가 좀 나는데, 처음에 이리저리 테스트하다가 무심코 '캬아~'하게 되더라. 카디오이드 (Cardioid) 쪽 패턴이 소리가 참 좋다.
케이스는 기능 면에서는 충실하지만, 과연 이렇게 무식하게 클 이유가 있나 싶고 (위 사진 배경 참조), 허술해보이는 잠금장치가 좀 마음에 걸린다(오른쪽 사진 참조). 들고 장거리를 달릴 일도 없고, 설령 길가다 하나가 찢어(?)진다 한들, 심지어 마이크가 50cm 정도 떨어진다 한들 치명적인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지만(...) 에이 모르겠다 안되면 하나 더 사지 뭐!
또다른 소소한 단점은... 저 스위치 위쪽의 스티커가 무심코 떨어지더라; 뭐, 별거 없다... 다시 붙이면 된다 -ㅅ-; (도착해서 사용한지 한달이 좀 넘었다는 건 감안 바람.)
다양한 수음 패턴 변화는 참 흥미로운데, 이것이 디지털 스위치처럼 패턴이 딱 딱 나눠지는게 아니고, 옛날 윈도우XP 화면보호기 보면 3D 구체가 막 변하는거 기억나는지? (왼쪽 사진 참조... 처음엔 박스 형태에서 막 이렇게 변했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런 식으로 유선형으로 바뀐다 (아마도). 휠을 돌리다 보면 중간쯤에 스위치가 고정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휠 상의 그림이나 홈 패여진 곳이랑 매칭이 안된다. 뭐랄까 이건 그냥 ㅋㅋㅋㅋ 하고... 소소한 웃음거리?
하지만 중요한 건, 마이크의 '본질' - 즉 내구성, 음질, 기능성 등 - 에는 굉장히 충실하고 또 튼튼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어느 특정 목적의 마이크 딱 하나만 필요하다!" 하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기적인 가성비와 활용도를 보여주는... 말이 좀 이상하지만, 아무데나 꽂아보고 막 갖다 쓰기에도 좋은 마이크다. 녹음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부담없이 하나 장만하실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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