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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음악/듣는 것들

그래도 역시, 결국은 쳇 베이커... - Memories

by J.5 2010. 12. 13.
그제는 독립애니협회의 송년모임이 있었습니다. 
선물들을 준비해오라고 했는데, 제 선물이 너무 초라한것 같아 
엉겁결에 트럼펫을 들고 가서 연주를 했었죠. 
버벅거리며 애니메이션 곡을 몇 곡인가 불고 난 뒤, 
분위기가 무르익어 다들 자유롭게 놀 때 쯤에... 
그 카페에서 일하는 분이나 (알고보니 재즈피아니스트;;; 덜덜덜~) 모임 참여자의 연인으로 오신 분 (인디밴드 기타리스트) 등과 어우러져 트럼펫도 불고 노래도 하고 막 그랬습니다. 



어쩔 수 없이 본능처럼 
계속 돌아가게 되는 생각은, 
아... 트럼펫을 들고 있을 때의 내 페르소나는 
어쩔 수도 없이 
결국은 쳇 베이커로 귀결되는구나... 하는 것. 


그의 초반 곡들을 듣고 재즈와 트럼펫의 마력에 처음 사로잡혔고, 
지금까지도 그의 정서와 삶에 경외심과 동질감을 느낍니다. 

굴곡이 심한 커리어 중에 수많은 앨범이 나왔었지만, 
마약 구입를 위해 마구 찍어낸 듯, 형편없는 앨범들이 참 많았다고 하죠. 

그리고 몇달 전에, 노년의 My Funny Valentine 라이브를 우연히 마주쳤는데... 
"아..." 
너무 좋았던 겁니다. 



쳇 베이커가 의문사로 세상을 달리하기 바로 전 해의, 
생전 끝자락의 라이브로 남겨진 1987년 도쿄 라이브. 

여기에서의 쳇 베이커는 그야말로 - 단순한 '부활'을 넘어서 - 마법같은 퍼포먼스를 빚어냅니다. 
그 역시도, 
다시 결국엔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귀결했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지적으로 대하기보다는 순 본능으로 풀어나가는 대표적 뮤지션 중의 하나라는데, 
들어보면 아직도, 소리가 어떤 뇌의 작용을 거치지 않고 바로 마음과 일체화되는 듯한 그 느낌. 


아직도 쳇베이커는 너무나 파탄적인 삶 때문에 공개석상에서 약간 기피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회귀한 그의 이 앨범, [Live in Tokyo - Memories] 를 들어보시면 감탄하실 겁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피워낸 꽃이랄까... 

미국판 커버


일본/한국판 커버


앨범을 구하고 싶었는데 한국 미국 일본 어디에서도 품절입니다. 
어둠의 경로로 1번씨디만 구해서 방금 들어봤는데, 완전히 훅갔습니다. 

p.s. 
이 앨범(클릭)이 실질적으로 같은 앨범인지 모르겠습니다. 
곡순만 바뀐것 같은데, 예전에 누군가가 이거랑 그건 다른거다라고 얘기한 것이 얼핏 기억에 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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