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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

벽을 한지로 도배했습니다.

by J.5 2007. 7. 30.
방안의 울림이나 잔향이 너무 안좋고, 또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좀 죽여줄 필요가 있다 싶었는데...
어떻게 할까는 사실 전부터 생각해온 바였습니다.
근래 강원도의 절이나 다른 곳에서 체험한 '한지'가 바로 떠오르더군요.
한지. 뭐랄까... 제 부족한 어휘력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곱고, 부드럽고, 정감있고, 친숙하고, 포근하고, 은근하고, 서정적이고... 뭐랄까, 무엇보다 '한국적'이지요.

목요일 저녁,
책상 앞의 큰 창에는 얇은 연에메랄드빛 한지를 사서 덮고,
문과 벽과 벽의 윗 모서리 부분에 두꺼운 태지(라고 생각합니다)를 다양한 색깔로 사서, 벽 전체를 덮진 않더라도, 인테리어 겸사겸사 붙였습니다. 고정은 종이의 윗구석부분만 시켜서, 팽팽하지 않고 가끔은 하늘거리기도 합니다.
밤에 공사를 마치고 하얀 형광불빛 아래에서 보이는 방은 좀 조잡한가... 했습니다만, 다음날 아침과 오후, 제 눈에 비친 정경은 참으로 아름답고 포근한 것이었습니다. 태양빛이 연에메랄드빛으로 은은히 들어와 채우는 공간이 너무나 좋았고, 거기에 비친 다른 한지들도 굉장히 이쁘더군요. 소리도 참 인상적입니다. 원래 흡음력이 뛰어난 한지이지만, 몸으로 직접 느끼는 공간의 그 정적과 고요함... 빛과 어우러져서 참 차분해지게 해 주네요. 애초에 노렸던 오디오의 울림방지도 이전과 완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서 기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어떻게 느낄지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만(웃음), 적어도 지금 저는 이 공간이 참 좋습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여드리지 못하는것이 조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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