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2세부터 10년간 캐내디언 브라스 (Canadian Brass) 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크리스 콜레티. 요즘 SNS 등지에서 자주 보이는 톤베이스 (Tonebase)의 강사진 중 한명으로 나오는데,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짤막한 강의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컨셉이 기존의 접근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 잠깐 소개해볼까 합니다.
원본 영상은 본문 아래에 첨부(embed)하였으며, 영상 그대로 번역하기 보다는 적당히 요점을 정리하여 스크린샷과 함께 적도록 하겠습니다.
1. 이두박근!
설명을 돕기 위해 콜레티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알통' 포즈를 예시로 듭니다. 순수하게 '이두를 수축한다'고 하면 펴졌던 팔이 당겨지는 동작이 일어나는 것이지만, 우리가 보통 알통을 자랑하는 포즈를 취할 때에는 그 때 움직이지 않게 팔을 고정하고 버티면서, 삼두 등 팔의 다른 부분들에도 힘이 들어가게 된다는 것.
2. 그렇다면 입술은?
여기에서 크리스 콜레티가 이야기하는 요점이 나옵니다. 바람의 속도, 혀의 높이, 바람구멍의 크기 등을 조절해서 고음을 분다는 얘기들이 있지만, 자신이 보기에 ~ 그런 다른 요인들도 어느정도 적용되는 것은 맞지만~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바람구멍을 둘러싼 입술의 팽팽함이라는 겁니다. 즉 다른 요인들보다는, 떨림판의 형태나 모양은 그대로 두고 경도(단단함)만 바꿔주는 느낌으로 한다는 거지요.
다만 보통 이런 생각으로 입술에 힘을 넣으면 입술이 닫혀버리는 결과가 되기에, 바람구멍의 위치나 크기 등은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느 특정한 근육을 어떻게 쓴다기보다는 얼굴 근육들을 전체적으로 활용해서 (= 마치 알통 포즈를 취할 때 팔은 그대로 버티면서 팔 전반에 힘을 넣었다 뺐다 하는 느낌으로) 입술구멍의 모양은 버티며 팽팽함을 조절한다는 겁니다.
3. 그럼 혀는?
이 다음 콜레티는 이런저런 예시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본인이 연주하는 모습, 그리고 다른 방식들... 예를 들면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면 음정이 아니라 음량이 변화한다던가 등입니다.
배음 시연을 선보인 뒤에 입술과 얼굴에 살짝씩 힘이 들어가는 것을 언급하면서, 이 때 혀가 움직이는 것도 알 수 있다며 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물론 혀의 위치가 음역 조절에 관여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100% 어느 높이 = 어느 음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것이 요점입니다. 여기에서는 MRI 영상들을 근거로 드는데, 립슬러 등으로 배음이동을 할 때 보면 혀가 한 음에서 다음 배음으로 넘어가도록 '쳐주기는' 하지만 그 후 다시 어느 정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 그리고 위쪽으로 배음 이동을 하다가 잠시 숨을 쉬면서 이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서 음은 같지만 혀의 높이가 다시 살짝 내려온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점 등입니다. (다음 영상의 1:09, 5:10 부터 시작하는 부분들을 언급하는 듯 합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는데, 자신이 아는 어느 탑급 연주자(들)이 말하길, 고음으로 가면서 혀를 그전처럼 쓰지 않는 방식으로 하다보니 음역대가 더 늘어났고, 자신은 음역을 바꾸기 위해서 더이상 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더군요.
4. 암부셔 - 입꼬리 쪽 '코너'가 강조되는 이유
그리고 해부학적, 물리적으로 볼 때 흥미로운 것을 찾았다며 보여주는데, 입술을 둘러싼 근육이 광대 아래쪽부터 뻗어있는 근육과 서로 맞물려있는 그림을 보여줍니다.
아랫입술에서 턱으로 연결되어있는 근육이나, 입술 위쪽에서 눈밑 쪽으로 이어져 있는 근육 등 연주할 때 총체적으로 쓰이는 근육들은 엄청나게 많고 그것들을 개별적으로 조작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코너 쪽에서 서로 맞당겨주는 이 현상이 강하게 도드라지기는 한다는 점을 언급합니다. 입술 구멍 쪽은 분리시켜 두면서도 힘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다는 좋은 예시로 드는 것이죠.
보너스
크리스 콜레티의 인스타그램에서 이 영상의 부분발췌 쇼츠에 달린 댓글들을 보았는데, 이야기들을 보니 (지금 알고보니 얘기 꺼낸 것이 제가 눈여겨 보던 스콧 팅클러 님이시더군요. 와!) '결국은 입술, 숨, 근육, 혀의 움직임 등 여러 총체적인 것들이 모두 작용하며, 거기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소리에 맞는 밸런스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 우리 몸으로 구현화 할지는 각자가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문제이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다만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음역대 조절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며, 요즘 금관 교육법의 경향이 너무 과하게 분석적으로 접근하던지 (아직은 100% 해명되지도 않은 상태임에도), 그렇지 않으면 의도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싹 다 무시해버리던지 하는 양극단으로 갈라지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치셨네요.
참고로 영상 도중에 배음과 립트릴 연습의 중요성을 살짝 짚고 넘어가는데, 같은 톤베이스 강사 중 하나인 브랜든 라이든아워의 공개영상(링크)도 이 부분을 다루고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같이 보시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분도 요 근래에 연주영상들을 보니 좋아서 주목하고 있었는데... 톤베이스는 강사진만 따지면 정말 후덜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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