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주말에 한곡 씩 짧게 녹음을 해 보았습니다. 뮤트를 끼고 1절 씩만...^^ 이제는 뭐랄까요, 거창한 생각은 버리고 뭐라도 하자라는 생각 위주로... 할 수 있는대로 쳐내는(?) 느낌으로 아주 간단하게 해봤습니다. MR도 뚝딱 구하면 추가로 손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냥 갖다 쓰고, 녹음 이후에 소리를 잡는 것도 최소한의 처리만 하고 믹스본으로 빼냅니다. 항상 마음 비우고 가볍게 해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일반 회사생활을 하다보니 비로소 이런 스탠스도 조금씩 몸으로 익히는가 보네요 하하...
바디 앤 소울은... 교수님이 그러시더군요. 실제 공연에서 발라드 신청곡을 받으면 거의 80~90%(!)가 이 곡이라고 말이죠. 워낙 유명한 곡이라 옛날부터 곡 이름은 알았습니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한번도 그렇게 와닿은 적은 없었습니다. 열혈청춘 시절의, 감정만 가지고 상대한테 들이박는(?) 듯한 느낌이라 그랬는지. 개인적으로는 '이게 정말 그 정도의 곡인가...?' 싶지만, 제 취향은 아니더라도 존중하는 쪽으로... 듣는 사람이 공감과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연주자도 최선을 다해 몰입하고 불어야겠죠 🙂
여기에 사용한 소울로/쏘울로(Soulo) 뮤트는 징거 뮤트를 사서 잠깐 써보고 교환한 것인데, 트럼코어 징거 (Trumcor Zinger) 뮤트는 가벼운 무게에서 오는 잇점이 정말 많습니다. 그 가벼움 하나만으로도 느낌이 판타스틱해요. 부는 느낌도 좋고 시원시원한데, 문제는 생각보다 소리가 굉장히 크고 강렬합니다. 부드럽게 못 부는 것은 아닌데, 스위치가 탁 하고 켜지는 지점이 정말 빨라서, 발라드 느낌의 하몬/와와 뮤트 소리를 바라시는 분들에게는 아마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영상에서의 느낌이 가장 실제와 가깝더군요:
쏘울로 하몬 뮤트는 음... 나쁘지 않습니다. 알루미늄과 카퍼의 반반 구성, 플라스틱 스템 (막대), 추가로 소리랑 반응을 아주 살짝 바꿔줄 수 있는 플라스틱 캡/마개가 있어요. 반응이나 음정은 일반 하몬 뮤트들이랑 크게 다른것 같지는 않구요. 소리가 좀 좁게 뭉쳐서 뻗는다는(?) 느낌이 있는데 저는 불다보니 원하는대로 음색 맞추기가 좀 까다로운 것 같더군요. 션 존스가 이 제품으로 연주하는 영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느꼈던 난점까지도 잘 드러나는 듯 합니다.
사실 하몬 뮤트도 진짜 복불복이라... 자신이 원하는 느낌과 톤을 찾으려면 많이 시도해봐야 하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사실 블로잉이나 음정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조랄(Jo-Ral)의 버블(Bubble) 뮤트가 아마도 독보적이지 않은가 싶은데, 울림이 두텁고 텁텁하게 먹히는(?) 특유의 느낌이 있어서... 일단은 한 번 시도해 본 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것들도 시도해보고 싶네요. 흄스앤버그의 스위시-와 뮤트, 오리지널 하몬 등... :)
최유리의 '숲'은 우연한 기회에 훅 꽂히게 된 노래인데, 가사도 훌륭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니 국악의 형태를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모던 국악에 가까운 곡이더군요. 한국 특유의 3박자와 음계, 가창의 스타일까지... 제가 머리속으로 국악의 현대화에 대해서 '이런 식이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이미지가 있는데, 씽씽 이후로 가장 좋은 예시였던 것 같습니다. 음표로 표현하기 어려운 미세한 밀고 당김에는 재즈도 한스푼 정도 들어갔나 싶은데, 국악에서도 박자가 자유로운 면이 있어서 흐음... 이건 뭐라 단정짓기 어렵군요 🤔
전반적으로 하늘하늘 흐르는 듯한 소리, 허(虛)한 소리는 나팔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가수님의 가창을 최대한 그대로 따라 불어보았는데, 역시 맛이 너무 안살고... 해서 그냥 기본 골조만 유지하되, 표현은 나팔에 좀 더 어울리게 가져가 보았습니다. 적어도 톤이라도 최대한 어울리는 것을 찾으려고 이것저것 해보다가, 예전에 산 테크톤(Tech Tone)의 컵 뮤트에 두께 4짜리 패딩을 넣고 (1에서 5단계까지 있습니다), 마우스피스는 피켓의 옌스 스페셜 + #2 백보어로 맞추었는데 음... 이게 평소에 안불던 세팅으로 불다 보니, 며칠 잠깐 부는 걸로는 조정이 완벽하게 되진 않더군요.
뮤트를 많이 갖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 컵뮤트와 버켓 뮤트의 소리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트럼펫에서 그나마 약간 목관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다고나 할까요. 평소에 쓸 일이 많이 없을거 같아 구입은 거의 하지 않지만... 여유가 된다면 좀 더 갖춰보고 싶네요.
한가지 좀 웃펐던(?) 것은... 한 두어달 이 컵뮤트를 리터 트리플 가방 안에 넣어 놨었는데, 그 동안 줄곧 지긋~이 눌려져서인지, 모양이 타원형이 되어버렸습니다 😂😂😂 살살 당기거나 밀어봐도 모양이 돌아오지는 않고... 이 녀석은 3D 프린터로 사출된 플라스틱 제품으로 보이는데 으아... ㅋㅋㅋㅋㅋ 태생이 그래서 그런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컵뮤트는 벨과 완전히 밀착하지 않는 특성상 하몬/와와 뮤트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블로잉이나 음정에서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역시 신경을 써줘야 하더군요. 작고 섬세하게 불 수록 이런 부분도 티는 확 나고 컨트롤은 어려워 지는지라... 괜히 조용하고 느린 노래가 더 어렵다고 하는게 아니구나 하고 새삼 깨닫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프랙티스 / 연습용 뮤트, 그리고 뮤트를 끼고 하는 연습에 대해서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가 분들같은 인사이트는 전해드릴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공간적 제약을 특히나 많이 받는 한국 여건 상, 생각을 나눠볼만한 좋은 꺼리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네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이만 총총 줄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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