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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근황, 일상다반사

호주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by J.5 2022. 9. 23.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지도 거의 한달이 되어가네요.

블로그나 유튜브가 가장 신경써야 하는 것이 주기적인 포스팅인데... 이럴 때마다 참 😂

일자리가 어쩌다가 한군데 연결이 되어서 저번주 월요일에 면접을 보았는데, 그 다음날 오전에 바로 연락이 오더군요. 조건이 이러이러한데 괜찮다면 같이 하고 싶다고 해서, 고민없이 알겠다고 했습니다.

작년에 처음 호주에 왔을때 그렸었던 환경과 직업을... 돌고돌아 1년 반 만에 이렇게 시작하게 되네요.

처음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생각한 것이 4~5월이었는데, 둘러보니 굳이 급하게 갈 필요가 없어서 그냥 워킹홀리데이 온 셈 치자 하고 몇달 더 있게 되었다가... 이쪽 일 하는 친구와 극적으로(?) 1:1 자리가 마련이 돼서 얘기를 나눴더니 '해보고 맘에 안들면 그때 가도 되지 않냐, 기회가 아까우니 적어도 시도라도 해보고 가는게 어떠냐' 해서, 귀국 전의 빠듯한 시간 내에 잠깐이나마 알아보고 가자 했습니다. 사실 이때도 마음 속으로는 싱숭생숭 했습니다. 이미 돌아가기로 결심을 했었는데, 다시 '구직 모드'로 멘탈 전환이 잘 안되더라구요. 내심 '좀 알아나 보다가 한국 가겠거니' 했었는데... 이게 되네요(...);

사실 즉답이야 했지만, 수락하고 나서도 좀 뭐랄까.. 헛헛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아... 음악에 올인은 이제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만 처음에 구상했던 대로, 몇년 지나서 프리랜스 식으로 업무량을 조절할 수 있으면 파트타임으로 이곳 음대를 가거나 활동을 할 수는 있겠구나 싶기는 합니다.

사실 이번에 스스로에게도 뿌듯하고, 주변의 모든 분들과 상황에 감사한 마음만 가득했던 것이, 요전에도 그랬지만 '다 때려치고 한국 가련다!' 하니까 주변에서 너무나 많은 분들이 도움 주려고 하셔서... 이번 일 같은 경우도, 1:1로 얘기 나눴다던 친구가 중간에서 저보다 더 열심히 알아봐주고 도와준 덕분이지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못 했을 겁니다. 계속 옆에서 북돋아 주면서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연락 넣고, 면접 준비까지 같이 해주고...ㅜㅠ 제가 부족하나마 일단 밥이라도 사겠다고 하니까, 웃으면서 너 새 일 시작하고 돈 받으면 그 때 사라고 하네요. 그 외에도 오랜 친구들, 중국계 대학 동기들, 호주 원청회사 동료들, 같이 현장에서 일했던 동생들까지... 고마움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경험이었습니다.

헛살지 않았구나, 그래도 열심히 잘 해서 주변에 좋은 인상 남겼구나 하고 뿌듯하긴 한데... 오히려 요즘은 '내가 그동안 어떻게 해온거지?'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좋은 모습을 유지해야겠다 싶은데... 뭔가 그 사이에 내가 변해버린거 아닌가, 앞으로 달라져 버리면 어쩌나 싶은 걱정도 들고.


앞으로는 제가 여태 경험해보지 못한 '온전한' 호주 사회인으로서의 삶인지라,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와 호기심으로 두근거립니다. 문제는 여기 회사가 시드니 변경 지역에 있어서... 통근하기에는 너무 멀어서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 완전히 새로운 삶의 형태로 이행하는 것이다보니 이것저것 자잘하게 준비할게 너무 많네요. 한국에서 호주로 왔을 때보다 지금이 더 분주한 것 같습니다. 사실은 집이라도 빨리 구하면 한 2주 정도라도 한국을 다녀올까 하고 있었는데, 어림도 없군요...!

그 사이에, 예전에 주문해놓았던 마우스피스들이 야금야금 도착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브릭스 방음부스도 고민 중이구요. 방음부스의 경우 천만원이 넘어가고 배송에도 총 3~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결정하기가 쉽지 않네요. 마우스피스들은 이번에 커리에서 새로 나온 플루겔혼 피스와, ACB에서 새로 내놓은 트럼펫 피스를 한 종류씩 구입했습니다. 당분간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준비와 적응에 집중해야겠지만, 틈 나는대로 이번처럼 보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번역 영상두요^^

정리할 것들이 있어서 한국에도 조만간 한번 가기는 해야 할텐데... 인연이 닿는다면 블로그에 와주시는 분들과 만남의 자리도 가질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2022.09.18 - 시드니 팜 비치(Palm Beach)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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