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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학파/빌 애덤 (Bill Adam)

애덤 루틴 그 너머에 - 팻 하비슨

by J.5 2021. 4. 24.

빌 애덤의 오랜 제자이자 현재 인디애나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인 팻 하비슨 (Pat Harbison)이 쓴 글을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문 링크)


애덤 루틴 그 너머에

 

나는 윌리엄 (빌) 애덤과 이래저래 근 30년 동안을 공부해 왔고, 그의 학생 혹은 전 학생들 여럿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애덤 선생님 본인이 함께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애덤 메소드'라는 건 없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해 둬야 할것 같다. 제자들 사이에서 그의 '루틴'이 얼마나 유익한지는 널리 회자되지만, 한 가지의 특정한 '애덤 루틴'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덤은 교육자로서 활동하는 동안 여러가지 다른 버전의 일과적 루틴을 이용했고, 30년의 세월 동안 나는 최소한 4가지 다른 버전의 '루틴'을 확인했다. 어느 경우에건, 기본적인 루틴은 추가적인 연습이나 에튜드, 그리고 다양한 출처에서 가져온 악보들로 보충되고 또 강화되었다.

 

애덤 선생님은 각각 학생이 연습하기 위한 고유의 공략법을 짜 주시고, 음색, 아티큘레이션, 템포, 스타일 등등으로 모델링을 해주시며 레슨 내내 이 접근(공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시범을 보여주신다. 각 학생이 가진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발전시킬지를 이런 방식으로 다루어 주는 것이다. 우리 제자들 대다수가 애덤 선생님의 가르침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꼽는 것이 바로 이런 시범 기술과 선창-후창(듣고 따라하기) 방식에 중심을 둔 레슨 내용이다. 특정한 접근 방법을 시범으로 보여주면 학생이 응답을 하며 그것을 모방하는 것. 또한 입으로 노래를 하는 것에도 많은 투자를 함으로서, 트럼펫 연주를 컨트롤 하는 것은 분석적인 생각이 아니라, 듣는 귀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는 점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빌 애덤의 (교육자로서의) 성공은 특정한 연습에 있는 것이 아니다. 가르침과 공부, 연습에 대한 특유의 접근법이야말로 빌 애덤을 다른 이들과 차별화시키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애덤 선생님이 가르치는데 사용한 대부분의 연습과 에튜드는 대다수 트럼펫 연주자들과 선생들에게 익히 알려진 친숙한 것들이다. 수년 동안 그가 나에게 준 연습들 중, 이미 출판된 교본들에서 발췌하지 않은 것들은 단 몇 가지에 불과하다. 이에 해당되는 것들 중에는 널리 알려진 그의 '확장 스케일(Expanding Scales)' 연습과, 빌 애덤 본인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자로 활동하던 시절에 루이스 마지오에게서 배웠다는 ~ 여타 긴 주법 (Long setting) 훈련들과 어느 정도 닮아 있는 ~ '롱 라인(Long Line)' 연습이 있다. 애덤 선생님이 나와 함께 했던 대부분의 마지오 훈련들은 칼튼 맥베스 사(社)에서 출판한 마지오 메소드 교본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점은 언급해 두고자 한다.

 

애덤 선생님 밑에서 오래 수학한 제자들은 사실상 전원, 최종적으로 아르방, 슐로스버그, 클라크 교본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다 커버했다.

 

~ 중략 ~ (빌 애덤이 사용했던 여러가지 교본들에 대한 이야기)

 

위에 언급했듯, 대다수의 빌 애덤 학생들은 이래저래 아르방 교본의 대부분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더 많은 학생들이 더 자주 하게 되는 특정 부분들은 있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같은 연습이라도 학생에 따라 그 접근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들 대부분은 아르방 교본에서 똑같은 더블텅잉 연습이 과제로 주어지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제시되는 음색이나 셈여림, 크기, 템포 등등은 각자에게 맞춤형으로 주어진다.

 

~ 다시 중략 ~ (교본 상세에 대한 이야기)

 

명심하라. 이 연습들을 연주하는 것 자체에는 특별히 "빌 애덤" 특유의 무엇이라 할 만한 것이 없다. 훌륭한 트럼펫 연주에 마법의 열쇠 같은건 없다. 시간을 들여야 한다. 학부생으로 인디애나 대학에 들어와서 애덤의 트럼펫 제자들과 만났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뉴욕을 포함해 내가 가본 곳 어디에서도, 하루에 '겨우' 3~4시간 연습했다는 걸로 게으르다고 한탄하는 소리를 실제로 듣는 곳은 없었으니까! 내 기억에는 매일 6~8시간 연습에 추가로 리허설이나 연주(공연)를 하는게 보통이었던 것 같다. 괜히 그 시절에 (80년대 초~중반) 학교에서 8시간 씩을 마치고도 3옥 라(High A)*와 그 너머로도 음악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친구들이 10명~12명 정도 있고, 파샵(F#) 정도는 하루종일 갖고 놀았던 애들이 말그대로 수십명씩 (헤매고 있는 신입생들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전원) 있었던 게 아니다.

 

(* 애덤 루틴이 보통 일반적인 고점을 3옥 파#으로 잡기 때문에 문맥 상 3옥 라가 맞을 것 같습니다만, 그냥 높은 A(라) 라고 하면 2옥이냐 3옥이냐 조금 혼선이 있습니다. ABC(가나다) 음계로 따졌을 때에는 2옥타브 라, 시 역시 높은 A, B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은 오선이나 3옥 도(High C)를 기준으로 부가 설명을 합니다.)

 

애덤 학생을 애덤 학생으로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에, 그리고 소리에 뿌리를 둔 중심 기반에 있다. 한번 이해하기만 한다면 이 특유의 접근법은 사실상 어떤 연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화면이나 종이 위에 쓰여진 문자들 만으로는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줄 수 없을 것이다. 제대로 된 이해를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의 근원 - 애덤 선생님을 찾아가야 한다. (차선책으로는 그의 제자들 중 뛰어난 사람을 찾는 것이 있겠다.)

 

팻 (패트릭) 하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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