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똑같은 연습을 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정해진 틀 안에서 돌아가면서 연습을 하는 편입니다. 결국은 어느 쪽에서 접근을 해도 일정한 밸런스를 찾고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기는 합니다만...^^
'미국 트럼펫 학파들 간의 회담' 시리즈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서 저도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 연재를 시작하기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슐로스버그-벨크냅 루틴의 비중을 많이 낮추었습니다. 점검 삼아 1~2주에 한번 정도? 요즘 가장 주 연습으로 삼는 것은 빌 애덤 (Bill Adam) 루틴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돌아다녀 보면 몇 가지 다른 버전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제 나름대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거두절미 하고, 루틴 PDF 부터 볼까요? 하와이대 음대에 계신 데이비드 마크 미나시안 (David Mark Minasian) 교수님께서 2000년도에 정리한 버전이 가장 무난한것 같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1999년에 호주에서 애덤 메소드에 관한 마스터클래스도 하셨었으니 그 다음에 정리하신 거네요!
제가 여러번 교본이나 연습들을 보면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사람들이 무시하기 쉬운 설명 부분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하더라는 점입니다. 나팔은 불면 불수록 '무엇'보다는 '어떻게'가 중요한 악기구나 싶은데, 악보가 '무엇'이라면 설명이 '어떻게'에 해당되는 부분이니까요. 단, 악보를 포함한 루틴을 제가 전부 다시 쓰기에는 작업량이 너무 많아서, 당 PDF에 덧붙여진 주석들만 여기에 번역하도록 하겠습니다.
Pg.1
리드파이프 버징하기 (Buzzing the Leadpipe)
빌 애덤 왈, "우리가 가져야 하는 (입술의) 탄력을 준비시켜 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마우스피스 버징이 필요하다. 하지만 마우스피스와 관을 같이 떨리도록 할 수 있다면, 암부셔는 훨씬 더 이완(릴랙스)된다. 우리의 목표는 최소한의 긴장(텐션)과 힘(근육)으로 나팔에 숨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리드파이프로 버징을 하기 위해선, 튜닝 슬라이드를 빼 내라. Bb조 트럼펫에서 마우스피스-리드파이프는 대략 F(파)음 (콘서트 피치 Eb(미플랫)) 정도에서 공명할 것이다. 음정은 관의 길이에 따라 결정되기에, 코넷이나 더 높은 조의 트럼펫은 각기 다른 음정에서 공명하게 될 것이다. 머리 속으로 음정을 듣고 (입으로 그 음정을 낼 수 있는가?), 편한 숨을 가득 들이신 뒤, 입술에 마우스피스를 자리시킨 다음 불으라. 리드파이프 사이로 바람을 가속시키는 것, 그리고 암부셔가 바람에 불리움으로 인해 자기 자리를 찾아 안착하는 것을 생각하라. 버징 소리는 울림이 있으면서 목관 리드의 그것과 비슷한 것이어야 한다. 빈 소리(바람 소리가 섞인, 허스키한 소리)가 아닌, 울림(공명)이 있는 소리를 내는 데에 집중하라. 리드파이프 버징은 십여번 정도, 혹은 자신의 암부셔가 편한 상태로 숨에 반응하는 느낌을 받을 때까지 하도록 하라. |
롱 톤 (Long Tones)
각 음은 편안한 느낌 내에서 mf(메조포르테)~f(포르테) 정도의 크기로 지속하도록. 연주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머리 속으로 들을 것. 편한 숨을 가득 들이쉬고 불며, 바람을 가속시켜 나팔을 통과시키도록 하라. 리드파이프를 불었던 방식 그대로. 의식은 내가 원하는 소리에 꾸준히 초점을 두고, 숨(바람)이 나팔에 공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라. 상급 (Advanced) 연주자들은 2옥타브 도에서 시작하여 같은 방식으로 반음씩 확장하도록. 이 (상급) 패턴은 0옥 F#와 3옥 F# 에서 끝맺음 한다. (= 1페이지 하단의 Advanced Long Tones) |
Pg.2
클라크 테크니컬 스터디 #1
mf~f 크기로 편한 만큼 반복하고, 각 줄의 연습마다 쉬도록 하라. 아래의 어떤 연습도 숨이 바닥나고 가슴에 텐션이 스며드는 데까지 연주하지 않도록. 아직 발전 단계에 있는 트럼펫 주자라면, 음정을 내기 위해 오버해야 할 정도의 고음역 연주는 하지 않도록 하라. 언제든지 가능한 한 가장 아름답고 꽉 찬 소리로 연주할 것. 다시 한번 빌 애덤의 말을 인용하자면, "언제든지 우리가 허버트 L. 클라크 연습들을 할 때엔, 바람의 가속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첫 음은 늘려서(페르마타로) 연주하고, 바람을 가속시켜서 나팔을 통과시키도록 하라. 밸브를 사용하기 시작할 때엔 계속해서 바람을 가속시켜서 소리가 계속해서 열려있을 수 있도록 (자유롭도록) 하라. 충분히 느리게 연주하여 각각의 음들이 제대로 자기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리고 근육의 압박으로 인해 소리가 사그러들지 않도록 하라: 좋은 소리, 꽉 찬 소리를 유지할 것!" |
Pg.6
슐로스버그 #6
크레셴도로 2번 음에 진입하고, 3번 음에 아티큘레이션(텅잉)을 넣는 데까지 쭈욱 바람을 가속시킨 뒤 디미누엔도 (점점 약하게) 로 4번으로 이어가라. 소리는 모든 음들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할 것. 3번째 음에 아티큘레이션을 넣을 때 바람을 멈추게 하면 안 된다. |
Pg.7
확장 스케일 (Expanding Scales)
이 연습에 관해 빌 애덤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좋은 워밍업 루틴이란 매일의 연습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며, 악기의 전 음역을 10분 이내에 전부 커버하는 것이어야 한다. 아래의 연습을 할 때에는 바람을 불어서 암부셔를 완성시키는 것 보다는 처음부터 잡아두는 것이 더 현명한 길일 수 있다. 입꼬리(코너) 부분을 제자리에 튼튼히 잡아주고, 입술을 살짝 벌리고, 턱을 단단히 잡고서 바닥 쪽으로 향하도록 하라. 입술은 탄력이 있어야 하지, 조여져 있으면 (타이트하면) 안된다. 악기의 전 음역에 걸쳐 암부셔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 고음에서는 더 강하게, 아래쪽 음들에선 좀 더 이완되게. 처음 시작했던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으려 노력하고 코너들은 시종일관 견고함을 유지하라." 빌 애덤은 항상 "높은 음도 낮은 음도 없다. 그냥 다 평평하다." 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바람을 가속시켜 나팔을 통과시키는 것을 생각하면서, 아름다운 음색으로 서정적으로 연주하라. 모든 음정들이 동일한 에너지로 불리우는 느낌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하도록. |
Pg.8
슐로스버그 #31
입술의 떨림은 바람의 가속으로 인해 일어나도록 맡겨두라. 다음 음정이 알아서 떨어지는 지점까지 바람을 가속한다고 생각할 것. 모든 음들이 같은 선 상에 (같은 레벨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 |
Pg.15 (마지막 장)
※ 여기는 연습의 마무리를 다루는 장이고, 내용이 상당히 있으므로 페이지를 통째로 번역해서 올려드립니다.
원래는 빌 애덤 루틴에 관한 소개 글부터 차근 차근 들어가볼까 했는데, 일단 루틴 자체를 딱 하고 보여 드려야 흥미를 느끼실 것 같아 순서를 조금 바꿔 보았습니다. (근래에 주목받는 교육 기법이기도 합니다. 결론 먼저 보여주기! ^^)
분량이 좀 버겁다 느껴지시면 파트를 나누어서 연습하셔도 나쁘지 않으실 듯 합니다. 한번에 다 못한다고 절망하기 보다는, 주어진 여건 내에서 최선을 다 한다는 점에 긍정적으로 방점을 찍는 것이 좋겠지요?
최근에 이 '애덤 루틴'의 첫머리이자 핵심인 리드파이프 버징~롱톤 연습에 관한 좋은 영상을 찾아서, 이 다음 글에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 때까지 애덤 루틴 연습에 흠뻑 빠져보시길 바라며...^^ 다음 포스팅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