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의 훈련 내용(링크)을 한달 정도 무난히 수행할 수 있다면,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어느 정도 꾸준하게 연습을 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한달이 지나면 클라크 연습을 3~4번, 슐로스버그를 9~10번, 아르방 연습곡들은 2번 정도 돌았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몇 가지 변화를 주고자 한다.
클라크 루틴은 동일하게 유지하라.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으나, 여럿의 특출난 트럼펫터들이 클라크 공부를 몇 년 동안 하는 것을 역설해왔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오래된 격언을 유념하도록 – 만약 아주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트럼펫을 부는 방법을 매일마다 다지게 된다면, 종국에는 매일처럼 편안하고, 부드럽고, 풍부한 표현력으로 트럼펫을 불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제 루틴을 조금 바꿔보도록 하겠다. 클라크를 한 후에, 하루는 아르방, 하루는 사크시 100 에튀드를 하는 식으로 둘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것이다. 아르방을 하는 날에는 계속 ‘14의 특별한 연습곡’을 하루에 한 곡씩 연습하라. 이렇게 해보라: [마지막 1/3을 두어번, 중간 1/3을 두번, 그리고 처음 1/3 도 같은 방식으로. 최소 5분간은 휴식을 갖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연주하기.]
4. Ernst Sachse - 100 Etudes for Trumpet
사크시의 경우는 1번부터 시작하는데, 언급되지 않은 조들을 포함하여 할 수 있는 모든 키(조)로 이조해서 불도록 한다. 한 달을 연습하고 나면, 대략 15개의 에튀드를 마쳤을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12키(조)로 100곡을 전부 달성하게끔 목표를 세우는 것을 권한다.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학생 시절의 나는 3년 이상이 걸렸는데, 스스로의 소리가 심히 마음에 안 드는 와중에 이 연습을 꾸준히 이어나가기가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약 50곡 정도 진도가 나아갔을 즈음, 나는 이 연습의 진정한 효과를 보기 시작했고, 그때부터는 연습을 계속해나가는 데에 훨씬 더 의욕적으로 임하게 되었다.)
이조는 결국 최대한 자동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공식에 의지하는 트럼펫 연주자는 압박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쉬이 흔들리게 될 것이다. 공식들은 우리가 어떻게 이조를 하는지 배우는 데에 꼭 필요하지만, 당신이 트럼펫 연주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공식들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지점까지 나아가고 싶을 것이다. 이조 작업을 자동에 가까이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상당한 시간에 걸쳐서 광범위한 악곡들을 소화해내는 것 밖에 없는데, 이런 용도를 위한 책이 사크시 교본이다. 전 12 키로 이 에튀드들을 해내는 것을 끈기 있게 해나갈 수 있다면, 다른 여러 장점들을 뚜렷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라 – 하루는 가장 낮은 조부터 시작하여 반음씩 올라간다면, 다른 날은 반대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앙에서부터 시작하여 반음씩 위아래로 번갈아 확장시키듯이 나아가는 방법도 있다.
5. Charles Colin - Advanced Lip Flexibilities
에튀드 공부 이후에는 잠시 쉬도록 하자. 이 시점에서 우리는 슐로스버그 연습과 찰스 콜린 유연성 훈련을 교대로 할 것이다. 이제 당신은 슐로스버그 연습곡들을 원활히 구사하고, 슬슬 조금 더 격정적으로 (더 큰 폭의 강약 대비와, 다양한 스타일의 아티큘레이션으로) 연주할 수 있게 되었어야 할 것이다. 정말로 잘 연주할 수 있을 때, 이 연습곡들은 아주 드라마틱한 관현악곡의 일부(excerpt)처럼 들릴 수도 있다. 날을 번갈아 가면서, 찰스 콜린 교본에서는 다음 루틴을 따라 연습하라: 3번, 9번, 21번, 그리고 35~36쪽. 높은 레 (3옥 레, high D)를 쉽게 낼 수 있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되 연습곡은 다섯 개 정도로만 제한할 것. 기억하라 – 이 연습들은 기본적으로 혀의 높낮이 연습(*)이고, 그 혜택을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역동적이고 힘찬 기류(air stream)로 수행되어야 한다. (*역주: Tongue level 은 단순히 수직적인 높낮이의 개념보다는, 하나의 동선상에서 얼마나 나아가고 물러나느냐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좀더 정확하다). 적어도 연주한 만큼은 쉬어가면서 할 것.
연습하는 순서를 뒤바꾼 이유는, 우리가 가진 연습 루틴이 ‘어떻게 더 나아지고 더 강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스포츠 의학계의 연구결과를 따르기 위함이다: 쉽고 편안한 수준에서 자신의 몸과 감각을 연결시키는 것으로 시작하여, 그 뒤 기량(skill)에 관한 훈련을 하고, 마지막으로 힘과 순발력을 단련함으로 매듭짓는 것.
여름 연습을 위한 몇 가지 다른 아이디어들을 제시해본다:
1) 곡들 중의 가장 어려운 악절(excerpt)을 한 두 개 골라서, 완전히 숙달할 수 있도록 정진하라. 일례로 대부분의 트럼펫터들이 여러 번 겪어야 하는 난제 두 가지라면 페트루슈카의 발레리나의 춤(Ballerina’s Dance)과 라벨의 피아노 콘체르토가 있는데, 이들은 문제가 되는 여러 부분들이 근본적으로 동일한 만큼, 이렇게 접근하면 양쪽에 다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한 번의 연습 세션에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20번을 반복하라: 한 박(4분음표)에 96.5(bpm)으로 다섯 번, 108.5로 다섯 번, 126으로 (대부분의 주자들에게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한 속도일 테지만,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자) 다섯 번, 그리고 108~116으로 (이것이 일반적인 공연시의 템포인데, 이 직전의 연습 뒤에는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어려운 악절마다 한~두 달간 시간을 기울일 수 있다면, 이후에는 해당 구절/솔로를 연주해야 할 때마다 필요한 기량과 반사적인 기억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즉흥연주 솔로의 녹음을 찾아서 완전히 외우도록 하라 – 일시적으로가 아닌, 언제건 누구 앞에서건 연주할 수 있도록. 당신이 (전통 재즈적인) 비밥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루이 암스트롱의 ‘West End Blues’ 나 ‘Weather Bird’ 등의 솔로 두어 개를 익혀보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반대로 우디 쇼나 부커 리틀, 레스터 보위 같은, 좀더 현대적인 (모던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다른 악기의 솔로도 시도해 보라. 색소폰의 레스터 영이나 소니 롤린스 라던가. 하지만 무엇이든, 스스로가 정말로 익히고 연주할 만한 것을 찾아야 한다. 찰리 파커나 디지 길레스피 등, 많은 위대한 혁신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레스터 영이나 로이 엘드리지 등의 여러 솔로들을 외워서 연주할 수 있었다.
암기 능력이란 것은 그 자체로서 특별한 덕목은 아니지만, 훌륭한 즉흥연주를 채보한 것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에튀드이든, 기억만으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연습을 아주 생산적인 방법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가 종이 위에 쓰여진 악보를 계속 보지 않고서도 연주할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보통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스스로의 소리를 좀 더 잘 듣고, 자신의 연주에 정말로 몰입할 수 있다. 앞서 아르방 연습곡들을 익히는 데에 사용한 (뒤에서부터 앞쪽으로 해 나가는) 방법은 악보를 외우는 데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연습을 일정 부분 이런 식으로 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떤 곡을 하던지 곡을 일시적으로 외우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3) 내년에 연주회를 가질 계획이라면 레퍼토리 선곡을 어떻게 할 지부터 시작하고, 그 곡들을 연주하는 데에 제대로 시간을 들이도록 하라. 가장 어려운 부분들을 따로 떼어내서 마스터하는 데에는 특히나 신경 쓸 것.
마지막으로, 운 좋게도 당신 주위에 훌륭한 뮤지션들이 있다면 함께 연주하라 – 그들이 트럼펫터가 아니라면 특히나 더. 가능한 만큼 혹독하게 당신을 비판해달라고 하라.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는 적어 놓아서 숙고할 수 있도록 하자. 설령 그 말들이 처음에는 이해가 잘 가지 않더라도,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한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 겍커, 2002년 여름에 씀.
"나는 지구력을 얻도록 연습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하게 끊임없는 연주로 입술을 지치게 하는 것은 안될 일이다. 짧은 휴식 시간과 연주 시간을 번갈아 가짐으로써 싱싱하면서도 유연한 입술을 유지할 수 있었고, 하루 일과의 연습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쉽고 편안하게 마칠 수 있게 되었다." - 허버트 L. 클라크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 번에 길게가 아니라, 하루 동안 여러 번에 걸쳐 나눠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30분 연주를 하고 15분 동안 쉬라. 다시 30분을 연주하면 30분을 쉬고, 그 다음 30분의 연주 이후에는 1 시간을 쉬어라. 입술은 곧 근육이고, 자주 쉬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 모리스 앙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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