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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기타 장비

폴리시 2종 (실버 & 로브라스) + 3M Tabs

by J.5 2019. 11. 11.

이번 글은 트럼펫 청소와 유지관리 용품들에 관한 글입니다.

 

요 근래에는 로 브라스 악기들을 갖추게 되니, 예전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변색 (산화) 현상에 대해서 고민이 되더군요. 일단은 유명하고 무난한 3M 사의 스카치가드(Scotchgard) 브랜드에서 나온 타니쉴드 (Tarni-Shield) 제품들을 실버용, 브라스&카퍼 용으로 하나씩 구입해 보았습니다.

 

마침 한동안 수리점에 (케이스 채로) 방치되어 있어서 조금 묵은 칼리키오 2/7 나팔에 써 보았습니다:

 

사용 전
사용 후

차이가 좀 느껴지시나요?

 

사실 이 나팔의 경우 벨이나 튜닝슬라이드는 교체한지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브라스 부분에서는 티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만, 실버에서는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죠. 특유의 냄새와 표면 질감을 보아하니, 수리점 등에서도 청소를 맡기면 이런 폴리싱 제품들을 쓰는구나 하고 느껴지더군요.

 

실버 마감 위에 변색이 많이 진행된, 3번 슬라이드 관으로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차이가 확연하게 눈에 들어오지요?

 

물론 실버 폴리시의 경우 없어진 은을 다시 돌아오게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은이 남아만 있다면 그 은을 겁나게 삐까뻔쩍하게 만들어주기는 하더군요! 사실 은은 베이킹 소다나 치약 등만 잘 써도 어느정도 관리가 돼서 그전엔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막 광택을 되살린 은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왜 사람들이 은을 보물로서 가치있게 생각했는지 단박에 이해가 갑니다.

 

한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은... 이녀석들, 닦는데 쓰이는 천/헝겊 종류를 어마어마하게 더럽힙니다. 저 3번 슬라이드만 닦는데도 천이 이렇게 됐어요(...). 나팔 관련 행사에서도 그렇고, 천을 가벼운 경품으로 곧잘 나눠주는데 아... 이렇게 쓰고 버려야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더군요. 은근히 쌓여가는 느낌이었는데 말입니다.

 

광택이 잘 먹는걸 보고 신이 나서, 이 날은 구석구석 열심히 닦아주었습니다. 밸브 틈새라던지 손이 닿기 어려운 곳들은 면봉에 폴리시 액을 묻혀서 닦아주면 됩니다.

 

시간이 좀 흘러서 10월 12일, 브라스-카퍼 계열의 로브라스 표면에는 어떻게 되려는지 보기 위해, 진짜 시험에 들어갔습니다. 2/7 청소가 8월 25일이었으니, 2.5개월 만이었네요.

 

1년 동안 잘 사용해온, 칼리키오의 R2 벨입니다.

 

사실 제가 선호하는 방식은 ~ 실버 때도 그랬지만 ~ 용액을 만들어서 그 안에 담궈두면 알아서 잘 되는 방식입니다. 구연산을 사용하면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일단 한번 해봤는데...

 

넣기 전 - 약 15분 경과 - 약 40분 경과
꺼내서 물기 제거 후

확실히 변화는 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좀 성에 안차고 걱정도 됐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상당한 효과가...?

 

근데 이건 좀 더 고심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물과 구연산의 비율이 사람마다 달라서 6:1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10:1, 20:1 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CLR (Calcium-Lime-Rust)라는 제품 얘기와 뒤섞이는데다가, 이게 의견이 엄청나게 분분하더라구요. 일단 해봐도 큰 문제는 없겠다 싶어서 해보긴 했는데... 일단 5%라고 하더라도 필요한 구연산의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이 부분을 간과했는데, 저런 통에 들어가는 물의 양이 못해도 수십리터인데, 어지간한 1kg 짜리 구연산 가루를 사도... 그냥 몇통씩 들이부어야 된다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물의 적정 온도, 얼마나 오래 넣어두어야 하는지, 용액에 넣기 전에 미리 청소나 다른 작업을 해야 하는지 등...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ㅜㅠ 식초(+ 소금), 케챱, 과탄산 등의 다른 의견들도 있더군요. 다음번에 또 좀 더 알아보고 테스트해볼 생각입니다.

 

지워지지 않은 벨 아래 쪽의 자국들은, 그전 튜닝 슬라이드에서 물이 샜을때 이래저래 벨 쪽으로 떨어지거나 튄 자국들입니다. 아무래도 더 영향이 깊긴 했나보구나 싶더군요.

 

이 뒤에 한 20~30분 동안 브라스 폴리쉬를 써서 열심히 또 닦아주었더니 다음 사진과 같이 되었습니다:

자국들이 잘 안지워지는 작은 부분들이 있어서 조금 알쏭달쏭하기는 합니다. 다음에 수리점에 가면 이런 부분들도 다 처리가 되는건지 한번 물어보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플루겔혼을 청소했습니다. 용액에 대한 자신이 떨어져서 세척 작업은 평소 하던대로 주방세제나 넣어서 마음 편하게 했구요, 분해에는 특별할 것이 없긴 했지만, 3번 슬라이드를 밸브에 연결하는 부분이 로드(막대)를 결합시킨 구조로 되어 있어서, 작은 드라이버로 나사를 풀어줘야 하더군요. 그 외에는 덩치가 있다 보니 확실히 큼직큼직한 느낌...^^

 

여담이지만 일반적인 스네이크 브러쉬 (뱀솔)은 플루겔혼 벨부터 집어넣으면 3번 밸브까지 길이가 부족합니다. (반 라아에서 직접 동봉해준 물건까지도.... ㅡ.ㅜ 어이어이 당신들이 그러면 안되지!) 마지막 크룩 / 커브 중간 정도에서 멈추는 것 같아요. 리드파이프 쪽부터 넣어보아도 밸브간 관들이 일직선으로 나 있지 않으니 무리가 있고... 이건 제품을 한번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단순 세척 후와 폴리쉬 적용 후 Before / After 비교

과거의 영광(?)이 좀 재현됐나요? 사실 좀 얼룩덜룩한거야 브라스 파티나(변색)의 특징이니까 개성이라고 봐줘도 될거 같고, 뭔가 위스키 비슷한 농익은 색깔도 깊이있어 보여서 좋네요.

 

폴리시 제품들 중에서 이 '타니쉴드' 제품들을 고른 이유는 3M이 믿을만한 기업이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특히 플러스로 작용했던 점은 폴리싱을 하고 나서도 변색을 어느정도 방지해주는 (코팅?) 기능을 해준다고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름이 괜히 타니시 + 쉴드 가 아니라는 거죠. (다만 순수하게 변색 방지 용도로는 Turtle Wax 등의, 자동차용 왁스를 쓰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런데 한가지 또 알아두셔야 할 점...

 

실버와는 다르게, 브라스 / 카퍼 폴리쉬는.... 엄청나게 빡셉니다. 더 욕심 낼법도 했는데,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이정도면 됐지 뭐!' 하고 GG쳤습니다(...). 이게 폴리쉬 용액 묻혀서 스윽 스윽 하면 짜쟌~ 하고 되는게 아니에요. 과장 좀 섞어서 소위 '지문이 닳도록' 문질러야 좀 깨끗해지는 느낌입니다. 이쯤되면 표면을 밀어내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 날 트럼펫용 헝겊은 두개가 걸레화(...) 되었습니다. 그래도...

 

크아아앗...! 너무 이쁘잖아!! ㅜ.ㅠ)b (심쿵)

반들반들하니 다시 깨끗해진 모습이 너무나 좋지 않나요? 처음 받았을 때의 그런 광채까지는 아니지만 (이 때는 반 라아에서 뭘 한건지 모르겠는데 말이 안될 정도로 광채가 휘황찬란했습니다. 그런 빛깔은 처음 봤어요...),  과거의 영광을 조금 되찾은듯한 모습에 한층 더 애정이 샘솟더군요.

 

 

마지막으로 첫 사진에서 맨 왼쪽에 있는 제품이 뭐냐면...

3M에서 내놓는, 안티-타니쉬, 변색 방지용 종이쪼가리(?)들입니다. 정확한 작동원리는 모르겠는데 사람들의 평을 보니 효과는 확실한 것 같아서 구입해 보았습니다. 위의 2x7 인치 제품의 경우 400 입방/세제곱인치의 공간, 즉 10x10x4인치 (25cm x 25cm x 10cm) 정도의 공간을 커버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공기에 노출이 되지 않는 환경이라면 6개월까지도 효과가 지속된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재질에 거의 관계없이 (실버, 니켈, 카퍼, 브론즈, 브라스, 골드, 백랍) 다 적용된다고 하네요. 잘라서 사용해도 되구요, 얼추 나팔 하나당 이거 한장씩 쓰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10개짜리 묶음을 구입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잠깐 써 보다가 잠정적으로 사용을 중지한 상태입니다. 이유인즉슨... 이걸 사용하고 나서부터 칼리키오 2/7 나팔이 점점 밸브가 걸리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빼낸 뒤에 급한대로 밸브만 세척하고 나니 다시 조금씩 괜찮아지긴 했지만... '공기중에 퍼뜨리는 입자같은 것이 달라붙어서 그러나?' 하는 심증이 가서 일단 내버려 두었는데, 아직 확실한 건 아닙니다. 맞다손 치더라도 칼리키오 밸브가 워낙 예민하다 보니 일반화를 시키기도 어려울 것 같구요. 실제로 이 제품을 극찬하면서 사용하는 분들이 해외에 꽤 있으시기 때문에...

 

3m anti tarnish tabs 로 검색하면 나온답니다.

그리 비싸지도 않으니 관심 있으시면 한번 써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이 쯤에서 마무리하고 저는 얼른 자러 가봐야 할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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