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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생각 다듬기 & 팁

트럼펫 어택 연습

by J.5 2016. 1. 13.


작년 말부터 제게 큰 화두 중의 하나인 어택입니다.

도박판에서는 '첫끗발이 개끗발'이라는 말이 있는데 나팔에 관해서는 100%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첫끗발이 전부다? 


'어택'의 정의에 대해서 의아해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제가 정의하는 어택은 나팔을 입에서 떼었다가, 혹은 숨을 한번 끊었다가 새로 소리를 내는 순간에 어떻게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 순간의 호흡사용, 입모양과 근육, 입안의 형태 등은 한번 숨을 넣어서 연주를 하기 시작하면 도중에 바꾸기도 쉽지 않고 (가능은 합니다만), 이것을 어떻게 정착시키느냐에 따라서 그 한번의 호흡동안의 연주, 그 날의 연주(연습), 나아가 평생의 연주 습관에까지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푸/후 어택을 연습하였습니다. 어택보다도 중요한 것이 있다면 역시 호흡이죠! 매일 연습을 하다보면 결국은 호흡으로 귀결되는 때가 많은데, 정말 트럼펫 연주에 있어서 모든 것이라 할만큼, 가장 중요한 부분 아닐까 싶습니다.


하-푸 연습(하-는 마시는 부분입니다)을 하다보면 호흡 사용에 대한 감이 오고 호흡에 의한 연주가 원활해집니다. 입술 모양같은 건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구나 하는 자각이 생기죠. (문제는 하루 이틀만 연습을 못해도 감이 떨어진다는 거지만 ㅡ.ㅡ) 그런데 실제 연주나 평소 다른 연습에 연결을 하려니 곧잘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택을 들어갈때 도대체 세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냥 편하게 숨쉴때 처럼 턱을 떨어트리고 좌우를 벌리지 않으면서 숨을 마실 때가 소리랑 호흡은 좋은데, 이렇게 하면 혀 위치가 고정이 잘 안된다던가 (하푸 연습은 혀를 사용하지 않지요). 반대로 혀 세팅을 생각하면서 하자니 입이 옆으로 벌어진 채로 숨을 들이마시게 되는데 이렇게 하면 호흡이 덜 편하게 들어간다거나 입술의 양 옆 근육을 제대로 모아주지 않는 것 같고...


그런데 요 몇달간 받아들인 정보들 - 시향 선생님의 가르침과 온라인 자료 등 - 에 더해 레슨 선생님께서 이번에 빙점을 찍어주신 느낌이 듭니다. 거의 1년 전부터 "그냥 '두' 하면 돼!"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도 최근에나마 '아 이 말씀이셨구나' 싶었거든요. 이번 방문때 하라고 하신대로 해보니 이제는 약간 정립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헛' 혹은 '훗' 이라고 하는 세팅 법입니다. 느낌이 익숙치 않으면 저 '헛' 동작을 피스를 입에 댄 후에 해도 괜찮습니다. 이제는 해보니 저 Ken Larson 선생님처럼 '헛'을 하고 대도 괜찮습니다만, 저도 불안정한 느낌이라 계속 피스를 먼저 대고 '헛'을 했었거든요.


조금 해 보시면 오오! 이거 괜찮은데? 싶으실 겁니다.


다시 '두' 로 돌아가 보지요. 나팔을 떼고 '두두두두~' 라고 해 보면, 발음을 할 때에 혀만 신경쓰면 실제 소리는 '드드드드~' 비슷하게 납니다. '두'를 강하게 의식하면서 발음을 하면 입술 양 옆 아래쪽의 근육을 움켜쥐는 듯한 느낌이 들죠. 조금 더 집중해서 입술 주위의 전 방향에서 입술을 모아주는 느낌을 의식해보세요. 성대를 조여서 발음하는 '두'에서 성대는 열고 혀를 묻혔다 떼는 느낌과 호흡만 남기면 입 안에 버징되는 것 처럼 공진하는 느낌이 옵니다. 성대를 완전히 열면 호흡만 나가지요. 


'헛'을 한 상태와 '두'를 발음할 때의 입 형태가 일치함을 느끼실 수 있나요?



두번째 영상입니다. 최근에 찾아본 영상인데 이걸 보면서 '아!' 싶었던 것은, 어택을 할 때에 텅잉이든 푸 어택이든 소리의 시발점 혹은 타음 뒤에 받쳐주는 호흡이 약하거나 흔들리면 소리가 흔들리면서 나간다는 점입니다. 소리의 강약과는 별개입니다! 호흡이 튼튼하게 뻗어줘야 한다고 할까요?


한두달 전에 유럽의 오케스트라 주자의 짤막한 트럼펫 소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분이 하는 말이 "나는 푸 어택보단 깔끔한 투 어택을 좋아한다"는 것에 의아해 했었습니다. '텅잉이 되면서 처음에 소리가 터지지 않나?' 했었는데, 이번에 받은 레슨 내용과 위 동영상을 접하고 또 해보고 나니 '아!' 하게 되더군요. "때리라는게 아니라 묻혔다 떼는 거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마지막 포인트는 셋팅에 걸리는 시간입니다. 프로나 유명 주자들의 연주를 보면 대부분 준비동작에서 소리내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마우스피스를 처음 입에 대는 순간부터 어택에 걸리는 시간은 고작해야 2초 정도? 이렇게 빠른 [세팅 → 어택]을 반복해서 해보면,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이 하는 것처럼 마우스피스 자리를 잘 잡고 딱 고정시킨 다음에서야 뭔가 하려고 하는 것이 실제로는 오히려 입술을 너무 눌러서 자연스러운 시작을 끊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우스피스가 입술에 닿은 상태에서 마무리 미세조정이 가능하도록, 첫 터치는 (혹은 첫 터치 직후 미세조정하는 타이밍에는) 정말 '닿아있는' 정도로만 해주는게 좋습니다. (계속 하다보면 피스와 입술이 흥건해지는데 미끌미끌한 편이 되려 수월해집니다. 젖은 암부셔를 선호하는 분들이 왜 선호하는지 이럴 때면 약간 느껴지네요.)



나머지는 연결입니다. 동일한 주법 / 아티큘레이션으로 전역을 커버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건 모든 것이 그렇듯 반복적이고 의식적인 훈련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한 가지, 스케일이나 도약등을 할 때에는 개인적인 관찰 결과, 첫 음부터 약 4음 정도 (e.g. 도 ↔ 파) 가 벌어지면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쉽더군요. 호흡의 압력 자체를 음정에 맞게 해주어야 하는데 호흡은 첫 음정에 그대로 두고 음역을 이동하려고 하니 생기는 문제입니다. 연결에 문제가 있다 싶을 때에는 한번 자신이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기는지 ('조이기' 시작하는지), 음정에 맞는 호흡을 내는지 의식하면서 연습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호흡에 대한 감이 없으시면 하푸나 도약 (아르방 1권 125쪽 이라던가) 연습부터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마다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만인불변의 진리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차는 항상 있으니 디테일한 부분 (암부셔 형태라던가) 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간혹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고수가 아니라 기본도 제대로 안잡혀있는 아마추어입니다. 기록을 남길만한 글이 있으면 글을 씁니다만, 이 글들은 무슨 대단한 고수가 전해주는 가르침 같은 게 아니라, 개인기록 겸 다른 분들과 나누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남기는, 하수의 고군분투기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저라고 평생 하수로 머무를 생각은 없습니다만... :)


※추가 메모들 

- 2016.12.16: 

팁1: 어택을 하시면서 숨을 들이마시기 직전에 "둘" 이라고 발음을 하고 그렇게 혀를 둔 상태에서 어택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팁2: 혀를 올린 뒤에 바람으로 펄럭여서 "투ㄹㄹㄹㄹ~" 하고 해 보시면 혀 위치와 호흡 느낌 잡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팁3: 연습을 계속 하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날의 편한 어택의 모션이나 포지션 같은 것이 잡힐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를 예로 들면 혓등을 입천정에 붙이되 혀 끝은 아랫입술 안쪽에 살짝 닿는다던가 합니다. 본인의 그 느낌을 기억해보세요~



- 2017.03.22

팁4: 전 날에 최저압력/최소음 1옥솔 롱톤 등으로 입술을 컨디셔닝해주는 것은 다음날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같은 이유로 연습이 끝날 때는 쿨다운(혹은 웜다운)도 어느 정도 신경써줘보세요^^

팁5: 당일 입술을 어떻게 푸는지 / 워밍업을 어떻게 하는지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보통 중음이 가장 쉽고, 의외로(?) 저음을 잘 내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데 저음에서 중음까지 곧은 주법을 유지할 수 있으면 그 다음에는 느낌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위로 늘려주기만 하면 고음은 힘을 안들이고도 잘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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