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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하기/긴 루틴 - 일과연습 등

지루하지만 해 볼만한 연습 2: 올포지션 2옥타브 어택

by J.5 2023. 6. 25.

서울 선생님께 배우면서 가장 메인이 되었던 연습입니다. 선생님 사진을 올릴까... 했었는데, 노출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이시라 고민 끝에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

선생님께서는 최고의 연습이라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약간 지옥의 루틴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연습입니다.

C 조
F# 조

위의 연습이 첫 스텝인 1옥 도(C) 포지션에서의 연습 과정입니다. 이것을 반음 스케일로 F#까지 내려가고 다시 올라오면서 반복합니다 (C-B-Bb-A-Ab-G-Gb(F#)-G-G#-A-A#-B-C). 항상 80bpm에 맞춰놓고 했었는데, 쉴 때마다 나팔을 입에서 떼어야 합니다. 계산을 해 보았는데, 각 포지션에서 위 한 번의 연습이 3분 12초, 논스탑으로 모든 반음계 왕복을 하면 13번이니까 41분 36초가 걸린다고 나오네요. 30분이면 한댔는데... 선생님은 거짓말쟁이 흑 ㅜㅠ

여름방학 때에 아예 연습실에 거주하다시피 하면서 연습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하루에 이 사이클 10번을 일단 하고 다른 부족한 연습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전에 이곳에서 얼핏 얘기한 적도 있지만, 한달 정도 기간 동안 10번 전부 돌린건... 솔직히 한 서너 번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계산해보니 10번 하려면 논스탑으로 해도 7시간 걸리네요(...).

연습을 하다 보면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내가 지금 무슨 음인지도 모르는 순간들이 옵니다. 1번을 눌렀는데 이게 2옥 파인지, 2옥 레인지, 1옥 Bb인지(...) 그냥 운지는 습관처럼 가면서, 순차적으로 그냥 다음 '소리'를 내는 느낌으로. 그런데 이 점이 오히려, 어떤 음에 대한 강박관념 ~ 이 정도 소리를 내려면 이 정도 힘이 들어가야 돼! 같은 ~ 부분을 없애주기도 합니다. 하다 보면, 무슨 음을 내도 그놈이 그놈이다 하는 거죠. 

요 근래에는 주법 면에서 상당히 마음에 드는 곳까지 도달하기는 했는데, 그동안 연습에만 너무 시간을 투자하면서 맹점이 생겼습니다. 한번 세팅을 하고 '연습' 단위를 소화하는 것은 다 하겠는데, '곡'을 못 불겠는 거에요(...). 그래서 '아... 실전에서 아무런 쓸모가 없구나 ㅜㅠ' 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고 있습니다. 어떤 순간에서건 바로 연주가 가능해야 하고, 중간 중간 숨을 순간적으로 쉬면서도 바로 그 주법이 나와야 하는 거지요. 이런 면에서도 위 연습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어택이나 세기를 어떻게 할지는 본인이 정해서 하면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중간 정도 크기(mp~mf)로 ㅌ 텅잉 ('튜' / '튀')으로 하는 것입니다만, ㅋ 나 ㅎ, ㄷ나 ㄱ 어택으로 해도 되구요, 말미의 2옥타브 x2 왕복에서도 마찬가지로 슬러, 싱글, 더블, 트리플... 아티큘레이션은 본인이 결정해서 하시면 됩니다.

저는 생각이 나면 어쩌다 한번 씩 하기는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지라 간략하게 하나씩 건너뛰면서 7포지션만 전부 소화하는 방식으로 할 때가 많습니다. C-Bb-Ab-Gb(F#)-G-A-B 이런 식으로요. 역순으로 하기도 하고, 끝에 C를 한번 더 하기도 하고. 고음이 부담되고 힘들다면 F#-C-F# 식으로 접근하셔도 됩니다. 향후에는 징검다리 형식으로 12스케일을 다 해볼까 하고 있습니다.

단점 • 주의할 점

단점: 일단...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깨를 비롯해 몸이 너무 힘듭니다(...). 순수한 육체적 피로 때문에라도 논스탑으로 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특히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더욱 힘드실 겁니다.

고음에서는 느낌이 정리가 될 때까지는 조금 더 천천히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만, 이것도 습관으로 완전히 굳어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박자에 맞춰서 강제적으로 하다 보면 몸이 따라오기도 하고... 뭐, 나팔 연습은 끝없는 시행착오, 혹은 '시행 교정' 속에서 스스로 찾는 것이니까요 :) 그리고 음이 안나거나 뭔가 이상하면 몇 번 추가로 반복하거나, 한 번은 건너뛰고 다음 음으로 올라가보는 것도 가능합니다만, 영 안되겠으면 나팔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해야겠지요?

또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맞는 느낌', '맞는 소리'인지를 어느정도는 항상 유의하셔야 합니다. 하다보면 억지로 소리를 내거나 '말이 안되는' 발성으로 날 수도 있거든요. 음색에 코어가 없다던가, 강약 조절이나 텅잉이 되지 않는 주법이라던가.  억지로 소리를 내다가도 뭔가 혈로가 뚫리듯이 어느 순간 아 이렇게구나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기도 하니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자신이 스스로를 잘 모니터링 해야한다는 것이죠. 다만 지금 뭔가 좀 아니다 싶으면 아니라고 알고는 있어야 합니다. '이거면 됐구나' 하는 순간 거기서 발전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런 점들 때문에 주구장창 이 연습만 하는 것은 비추입니다만, 사실 이것은 어느 연습이던지 마찬가지라서, 어떤 연습이 어디에 좋다는 맥락 정도는 스스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략 포인트를 어디에 둘지를 정하고 거기에 온전히 집중하는 방식으로 연습하는 것이 대가들의 공통된 추천 연습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2 OVA Attacks - All position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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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턴이랄 것도 없이 스케일만 알면 되는 연습이라, 일일이 기보하지는 않았습니다. C랑 F#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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