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마하기/마스터클라스 & 인터뷰

라파엘 멘데즈 - 더 트럼펫 (1955)

by J.5 2022. 5. 9.

바로 그 분...! 라파엘 멘데즈 (Rafael Méndez, 1906.3.26 - 1981.9.15)

트럼펫 강좌 영상 계의 시조새이자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라파엘 멘데즈의 '더 트럼펫 (1955)' 영상들을 모아 번역해 보았습니다.

사실은 연주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이 있는 3부만 번역하려는 생각이었는데, 통합본이 인터넷에 없는 것도 그렇고, 다른 파트들도 훌륭한 연주들이 많아서, 하는 김에 싹 다 밀어 보았네요. (※ 아래에 삽입한 영상은 3부 부터 시작하도록 맞춰놓았습니다)

당대의 인기 제조사였던 올즈(Olds)의 멘데즈 모델이 인기를 끌어서 더욱 인상이 오래 남기도 했지만, 실제로 라파엘 멘데즈는 역대 최고의 트럼펫터 중 한명으로 꼽을만한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영상을 보아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지 않나 싶네요.

라파엘 멘데즈의 연주와 소리를 들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그 깔끔함에 있는 것 같습니다. 멕시코 특유의 마리아치 느낌이 묻어있는 톤이나 스타일에 호불호는 있을지언정, 전 음역을 통틀어서 한 음 한 음이 말그대로 일관적이고, 정확하며, 명징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놀라운 점 한가지는, 멘데즈는 이 때 이미 한번의 큰 부상을 입고 난 뒤라는 겁니다. 1932년도에 캐피톨 극장에서 리허설 도중, 늦게 도착한 다른 트럼펫 주자가 확 열어버린 문에 부딪힌 트럼펫이 그대로 이빨 쪽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한 라파엘 멘데즈는 어떻게든 연주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안좋은 습관들까지 더해가며 6번의 수술을 거치지만, 결국 암부셔가 완전히 망가져서 소리도 나지 않고... 미국에서 멕시코로 돌아가기도 하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트럼펫을 제대로 불지 못하고 악전고투하게 됩니다. 하지만 끝끝내 연주력을 회복한 멘데즈는 ~ 비록 사고를 당하기 전같은 초고음역대 연주는 더 이상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 왕성한 활동으로 스타덤에 오르고 1975년에 은퇴할 때까지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이 와중에 1967년에 야구용품을 기부하러 갔다가 턱에 배트를 맞는 큰 부상을 또 당하는데, 이미 60이 넘은 고령이었기에 이후 연주 스케줄은 대폭 줄였다고 하지만 이 부상에서도 어떻게든 회복하여 계속 연주를 이어나갔다고 합니다.) 

이 분은 정말 트럼펫을 좋아했구나 싶은 것이, 만 5살부터 아버지 밴드에서 코넷을 불게 되었는데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가 허락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트럼펫 연습에 매달렸다고 합니다. 이후 약관의 나이에 자동차 업계에 취직하려고 미국으로 건너와 처음 들어간 인디애나의 철강소에서는 충분히 나팔을 불 수가 없어서 뛰쳐나오고, 이후 미시건의 뷰익 공장에서 사내 밴드에 몸을 담았다가, 1930년에 캐피톨 극장에 들어가고부터 전업 음악인으로 살았다고 하니까요. 심지어 오디션을 본 것도 아니고, 디트로이트의 한 악기점에서 악기를 시연해보고 있다가 같은 가게에 있던 캐피톨의 밴드리더 러스 모건에게 그 자리에서 발탁되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의 부상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그 동안 겪은 고생을 통해 트럼펫 기법에 대해 많은 지식을 쌓고, 다수의 암부셔를 구비하여 바꿔가면서 연주할 수 있었다고 하니 대단하지요?

참고로 라파엘 멘데즈의 쌍둥이 아들들은 아빠한테 배워서 나팔을 그렇게 잘 부는데도 둘 다 지금은 의사라고 하니, 허허 거 참...😂 전업 뮤지션은 역시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