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마하기/워밍업과 짧은 루틴

메리 프랑퀸의 'Les Emission (르 에미씨옹)'

by J.5 2018. 12. 4.

메리 프랑퀸은 프랑스의 트럼펫/코넷/플루겔혼 주자입니다. 파리 음악원에서 아르방을 사사하였고, 이후 1906년도에 작곡된 'Légende' 가 그에게 헌정된 것으로 알려졌지요. (작곡가와 같이 작업했다고 합니다)


불어권인데다가 아르방의 명성에 가려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돌아다니다 보면 언뜻언뜻 그의 이름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번역한 크레이그 모리스의 마스터클라스에서도 그의 이름을 들을 수 있고, 그 외에 모리스 앙드레, 기이 투브론 (Guy Touvron), 피에르 티보 (Pierre Thibaud) 등이 그의 이름을 언급하였죠.


개인적으로 상당히 호기심이 가는 분인데, 북미에도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분입니다만 다행히 얼마 전 그의 교본이 영어판으로도 번역되었습니다.


335쪽 짜리의 방대한 교본인데, 이 중에서 특히 주목받는 부분이 'emission (에미씨옹)' 이라는 부분입니다. 영어로도 '배출'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단어이고, 불어 사전을 참고해보면 '발성, 발음'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네요.


잠깐 제 얘기를 하자면, 저는 나팔을 연주하는데에 있어서 호흡이 알파이자 오메가처럼 느껴집니다. 시향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어떤 사람은 저처럼 호흡이 잡히면 입술 등의 나머지가 알아서 잡히고, 또 어떤 분들은 입술이 잡히면 호흡이 알아서 잡힌다고 하니 닭과 계란같은 문제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여름 때에는 열심히 배우러 다닌 덕분에 나팔이 굉장히 잘 불렸는데, 근 한두달 동안 사용하는 악기와 마우스피스에 수 차례 부침이 생기면서 헤매게 되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걸 어쩌나 하고 있다가, 최근에 이 메리 프랑퀸의 에미씨옹 연습을 적은 분량이나마 시도해 보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는 느낌이어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사실 옛날부터 교본을 제대로 사고 싶었는데 이래저래 미루게 되었네요).


유용한 정보들이 여럿 있는 'O.J.'s Trumpet Page'에 적혀있는 부분을 옮겨놓습니다:


... 특히 주목할만한 연습은 프랑퀸이 'etude de l'emission' 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앙드레와 티보, 투브론이 언급한 연습들이 바로 이 부분이다.


p.85 에서 발췌


기이 투브론이 이 연습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남긴 조언은 다음과 같다:

준비:

메트로놈을 4박자에 맞춰놓는다.

처음 2박자 동안은 (배를 이용해) 들이마신다.

3번째 박자에는 마우스피스를 입술에 대고,

4번째 박자에는 음정(소리)를 떠올려라.

그리고 망설임 없이 연주를 시작하라.

음을 놓치면 그냥 웃고 힘을 풀라. 음역대를 넘나들면서 암부셔를 바꾸지 말고, 단지 바람의 속도만 바꾸라. 어택을 하기 전에 숫자를 세는 것은 리듬에 집중함으로서 긴장을 떨쳐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emission a plein son' 이라는 또다른 어택 훈련입니다. 여기에서는 강약 조절이 포함됩니다. 마지막 음이 페달 C인 점에 유의하세요.


P.116 에서 발췌


박자 세기나 '머뭇거림 없이 바로 불라'는 등의 조언은 기존의 어택 연습들과도 비슷한 부분이죠. 개인적으로 한마디 첨언하자면 이 연습들을 할때 목을 조이거나 하지 말고, 또 입이든 호흡이든 '같은 틀을 유지하는 느낌으로' 불 것입니다. 트럼펫 연주에 있어서 가장 큰 적은 아마도 오버블로잉 (과호흡) 아닐까 하는데, 유명한 리드주자인 린 니콜슨 같은 경우는 '뮤트를 끼우고 바람을 (2~3배까지) 늦추면서 약하게 부는 것을 연습하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하네요. 메이나드 퍼거슨 같은 경우는 페이스 조절의 대가였음에도 그 역시 오버블로잉 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 사람마다 표현하는 단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린 니콜슨이 이야기하는 바는 '사람들이 바람이 빠르면 고음이 날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높낮이가 아니라 음량의 크고 작음이다' 입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은 아셨겠지만, 결국 린 니콜슨의 '바람을 늦추라'는 이야기는 '작고 약하게 불라'는 것이고, 이것은 프랑퀸의 에미씨옹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최대한 여리게 (ppp)로 음들을 내면서 힘을 이상하게 주지 않고 맞는 곳에 주려다 보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잡혀가는 느낌이 올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위 기이 투브론의 조언 중에서, 숨을 1~2박에 마시고 '3~4박 동안은 멈추라'는 듯한 이야기 때문에 이 연습이 굉장히 애매했습니다만, 다음 동영상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트럼펫 어택 연습의 중요성 (링크) 


추가로 검색을 하다보니 프랑퀸의 에미씨옹 연습에 관한, 불어로 된 짧은 PDF가 있어서 역시 링크를 붙여놓습니다. 당 PDF에 첨부된 연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