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험난했던 이번 주말의 여파로 푹 꺼진 눈에, 머리는 쿵쿵 울려대고, 심지어 발까지 아픈 상황이다. 머릿속엔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라 처음엔 딱히 쓸 것도 없을 것 같았지만, ‘쉰다’는 것 그 자체도 하나의 글감이지 않겠는가?
딕 섀퍼(Dick Schaffer) 선생님에게 배우던 시절에, 한번은 며칠 동안 나팔을 불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신 적이 있었다. 어쩌다 그렇게 쉬셨는지 궁금해하던 나에게, 선생님은 그때까지의 일정을 말씀해 주셨는데, 세세한 것들은 기억나지 않지만, 말러 교향곡부터 시작하는 3주 동안의 공연이었다고 하였다. 첫 주는 그렇게 시작하고, 그 외에도 페트루슈카와 바르톡 콘체르토, 목요일 밤은 온종일 코플랜드 교향곡을 하고, 그걸로도 부족했는지 비번인 날에는 휴스톤 그랜드 오페라 공연의 무대음악 연주까지. 그렇게 3주동안 릴레이 공연을 펼치고 나니, 악기를 내려놓고 떨어져있을 시간이 필요했었다고 그러셨던 기억이 난다.
왜냐고?
물론, 육체적인 문제에서 오는 이유들은 항상 있다. 입술 안의 근육들은 휴식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난 여기에는 단순한 신체적 문제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본다.
나는 하루도 빠짐 없이 길고 고된 훈련을 하는, “달리는” 사람들을 보아 왔다. 필요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수년 동안 이런 고행을 해온 끝에, 그들은 이런 부담을 감당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겉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루는 KFC에서 줄을 서 있다가, 카운터의 아가씨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를 보고 감탄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대기 줄이 전혀 줄어들지를 않고 있는 것 아닌가! 왜 그런지 보려고 이 아가씨를 유심히 지켜보았더니, 그녀는 실제로 아주 분주했으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녀가 하는 행동들의 90%는 쓸데없이 힘만 빼고 있는 것들이었다. 한번에 끝낼 수 있었던 일을 가지고, 그녀는 주방 전체를 세 번씩이나 왕복했는데, 이마저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그 모든 분주함이 실제로는 그저 겉핥기 식 행동에 불과했던 것이다.
또 한 편으론, 머리가 어디 붙어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 없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마치 쉬지 않고 계속 달려도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정신이 반쯤 다른 데에 팔려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머리 속에서는, 네가 필요한 휴식을 취하지 않을 거라면, 난 뭐가 어찌됐든 지금 내 멋대로 쉬련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그건 바로 내가 그들처럼 똑같이 그랬었기 때문이다. 내가 UTEP (텍사스 대학)에 다니던 무렵, 나는 가끔 계단을 걸어 올라가다 사람들이 인사를 건네면 그 후 몇 분이나 뒤에, 꼭대기 층에 도착하고 나서야 내가 인사를 받았던 걸 깨닫고는 했다. 당시에는 내가 좀 괴짜이겠거니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내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여서,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거기에서 얻은 가르침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 질문을 여러분께 남기고, 나는 이제 침대로 돌아간다.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것은 좋다. 하지만 언제나 회복할 시간은 남겨두도록 하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