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럼펫 & 플루겔혼/마우스피스

GR & 밥리브스 (Bob Reeves) 마우스피스

by J.5 2013. 6. 17.

트럼펫터 중고장터에서 두 분에게 따로따로 구입한 마우스피스들. 샤이어 판매부터 로울러 구입 - 이번 마우스피스들 구입까지, 2013년의 중고거래는 신기하게도 친절한 분들만 만나서 기분좋게 거래했다. 좋은 징조인가?


GR 피스와 밥리브스 피스는 영어권에서 대표적인 고급 피스로 분류되는 것들이다. (뭐, 일단 비싸다 ㅡ.ㅡ;;) 그럼에도 사람들로부터 상당히 호평받고 애용되는 녀석들인데... 역시 한국에선 구경하기 쉽지 않다. 안그래도 로울러에 일반적인 바하나 모넷 피스는 리시버의 갭이 딱 맞지 않을 수 있다 하고[각주:1], 이 GR, 밥리브스 피스들이 좋다는 얘기를 진즉부터 들어온지라 선뜻 구입하기로 했다. 게다가 양사의 베스트셀러인 GR 42M, 리브스 66M 을 다 구입하게 되다니. 로울러까지 포함해 전부 4월 중순에 싹 구입한것이 놀랍기도 하지만, 대신 주머니 사정은 엄청나게 열악해졌다(...).



GR 66M, e65MX


먼저 구입한 것은 GR. 그냥 꺼내서 불었을 때에는 66M이 더 좋았는데, 막상 꽂아서 불어보니 e65MX가 더 잘 맞는 묘한 현상. 어디까지나 미세한 차이이지만, 66M같은 경우는 바하 3C보다 아주 살짝 더 큰 느낌이다. 2.5C와의 중간 정도 되는 느낌일까? 림이 좀더 두터운지, 혹은 컵의 볼륨이 좀 더 큰 것인지... 여하튼 그런 느낌. (쓰로트도 꽤 넓다)


막상 써보니 연주에 착 달라붙는 것은 66M보다는 오히려 e65MX 모델이었다. 스펙 상으로는 컵 볼륨이 일반 M 모델보다는 살짝 큰데, 림이 3C보다는 아주 살짝 작은 느낌이라서 그럴까, 딱히 깊다는 느낌은 없다. 딱 좋다. 


GR은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마우스피스라고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데, 불어보니 과연, 허풍은 아닌 것 같다. 정말 기술적으로 굉장히 좋은 피스라는 느낌. 컨트롤이 딱딱 걸리는 느낌도 그렇고, 소리가 대단하다. 마치 버징소리에서 잡음, 노이즈가 사라진 듯한 느낌이랄까? 배음이 굉장히 풍성하면서도 아주 맑고 깨끗한 소리가 난다. 라이브 상황이 온다면, 불어본 피스들 중에서는 가장 확실한 선택이 될 것 같았다.



밥 리브스 (Bob Reeves) 42M


GR 피스의 첫인상이 '오호... 이것 봐라' 였다면, 밥 리브스의 느낌은 "우와!!" 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몰랑몰랑한 림쿠션. 음색은 버터리하면서도, 악기의 개성이 살아나는(돋보이는) 듯한 특성이 있는 듯 하다. 테크니컬한 면에서는 GR이 더 낫다는 느낌도 들지만, 리브스는 그 대신 연주와 음악에 굉장히 몰입하게 해 준다. 그냥 감정을 따라 애드립으로 나팔을 불어보려고 하면, GR은 악보/라인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어떻게 자연스럽게 풀어나갈지 약간 곤란한 느낌같은 것이 있는데, 리브스는 그런 무의식적 걸림이 없이 그냥 폭 빠지게 된다. 편하게 마음가는대로 술술 나온다.


참고로 리브스의 피스들은 필요하면 림 부분을 분리시켜서 다른 림과 갈아낄 수 있는데, 동사의 전 종류가 다 호환 가능한 것은 아니고 섕크 (언더파트 = 아랫부분)에 따라서 매칭 가능한 윗부분(림 부분)의 범주가 정해져 있다.


소유중인 라즈키(Laskey)의 60S 마우스피스를 (살짝 작다는 느낌을 빼곤) 아주 좋아하는데, 거기서 한발 더 완성도 높게 나아간 느낌이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사이즈가 더 나한테 맞는 것이니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다음에 라즈키 65MC 정도를 꼭 시도해보고 싶었는데, 더욱 더 리브스 42M과 닮지 않았을까? 리브스의 성향이나 느낌이 어떤지 알고 싶으면 라즈키를 먼저 시도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마우스피스는 개인취향이긴 하지만 아주, 아주 좋아하는 피스다.



후기

구입하고 두 달이 지난 요즘, 42M은 그냥 항시 들고 다니면서 쓰는, 주 피스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주 피스들의 숙명, 잔상처(...)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중이다 ㅜㅜ 비싼 피슨데 비싼 피슨데. 그 외에는 GR의 e65MX를 같이 들고 다니면서 느낌따라 바꿔 분다. 좀더 클래시컬한(?) 음색이나 똑부러지는 컨트롤이 필요할땐 GR로 가는 식이다. 둘 다 아주 잘 산것 같아 뿌듯하고, 피스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그렇거니와, 나와 어떤 피스가 어떤 식으로 맞는지도 좀 더 느낄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1. - 마우스피스 섕크의 길이나 각도 등에 따라 유격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본문으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