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음악/듣는 것들
제주도 여행이 남겨준 소리
J.5
2011. 4. 22. 03:14
해녀 박물관에서 들려오던 해녀들의 노래,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서 나즈막히 공기에 스며들던 "인디언 로드"...
난 제목만 듣고는 "어라? 인도 느낌하고는 거리가 있는데..." 싶었더니,
아메리칸 인디언 음악이었다. 어쩐지 ㅡ.ㅡ;;
(호주에서 오래 산 탓인지, 그냥 "Indian"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인도가 떠오른다.
하지만 "인디안밥"의 영향일까. 아직도 인디"안"이라고 하면 아메리칸 인디언과 매칭이 되는 것 같다.)
소모하듯이 듣고 싶은 음반이 아니다. 그럴거라면 사지도 않았겠지만.
좀 피곤할 때 첫번째 씨디를 듣다가, 어느 순간 앉아서 잠들어버렸는데...
일어나서 보니 그 때가 마침 자장가가 연달아 나오는 부분이어서 참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요 몇일간은 두번째 씨디를 넣어놓고 듣고 있다.
생활의 배경음악처럼 고요히 깔리는 소리...
나즈막한 멜로디와 소리의 여백, 참 좋다.
해녀의 노래는 인디언로드와는 좀 다르다.
일본 애니메이션 "사무라이 참프루"에 나오는 오키나와 민요라던가, 그런 느낌이 항상 독특하고 그립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노인들이 정말 삶에서 길어올린, 있는 그대로의 노래들을 들을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추임새와 엇박, 돌림노래, 주고받기. 반복적이지만 의외로 흥미진진하다. 알쏭달쏭한 제주 사투리가 또 신비한 느낌을 전해준다.
해녀 박물관에서 보았던 인상적인 제주의 시(?)가 있어서 핸드폰에 제목이랑 저자 이름을 적어왔다.
고난과 바람의 땅, 제주도.
해녀 박물관에 들려보면 그 역사와 삶이 생생하게 피부로 다가온다.
몇 해 전인가 우연히 강남에서 즉석 술자리를 가진 제주도 아가씨의 말이 떠올랐다.
"제주도 여자들은 기가 세요. 생활력이 엄청 강하죠."
알듯 모를듯, 그러나 어쩐지 손에 잡힐 듯... 제주도 사람들의 인간상이 느껴지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우도의 한 해변에서 녹음한 소리.
일요일 저녁, 아무도 없었고,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다.
그 소리가 너무 좋았다.
하고수동 이었던가... 서빈백사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나는 이곳이 가장 좋았다.
오랜만에 시드니 팜비치에서 느꼈던 그 느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마음에 간직하는 듯한 바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서 나즈막히 공기에 스며들던 "인디언 로드"...
난 제목만 듣고는 "어라? 인도 느낌하고는 거리가 있는데..." 싶었더니,
아메리칸 인디언 음악이었다. 어쩐지 ㅡ.ㅡ;;
(호주에서 오래 산 탓인지, 그냥 "Indian"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인도가 떠오른다.
하지만 "인디안밥"의 영향일까. 아직도 인디"안"이라고 하면 아메리칸 인디언과 매칭이 되는 것 같다.)
소모하듯이 듣고 싶은 음반이 아니다. 그럴거라면 사지도 않았겠지만.
좀 피곤할 때 첫번째 씨디를 듣다가, 어느 순간 앉아서 잠들어버렸는데...
일어나서 보니 그 때가 마침 자장가가 연달아 나오는 부분이어서 참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요 몇일간은 두번째 씨디를 넣어놓고 듣고 있다.
생활의 배경음악처럼 고요히 깔리는 소리...
나즈막한 멜로디와 소리의 여백, 참 좋다.
해녀의 노래는 인디언로드와는 좀 다르다.
일본 애니메이션 "사무라이 참프루"에 나오는 오키나와 민요라던가, 그런 느낌이 항상 독특하고 그립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노인들이 정말 삶에서 길어올린, 있는 그대로의 노래들을 들을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추임새와 엇박, 돌림노래, 주고받기. 반복적이지만 의외로 흥미진진하다. 알쏭달쏭한 제주 사투리가 또 신비한 느낌을 전해준다.
해녀 박물관에서 보았던 인상적인 제주의 시(?)가 있어서 핸드폰에 제목이랑 저자 이름을 적어왔다.
비보름에 데와지멍
- 고훈식
놋동으로 부서지는
절고찌 살랭허민
나는 못 살주
저 보름코지 보리고찌
이레착 저래착 누워불민
나는 못 살주
게도 영도 정도 못 허난
그냥 저냥 살앗주
물질로 물적삼 젖으민
돌담 우틔 널엉 몰릅곡
보름에 낭섭 들러퀴듯
허운대기 왕지랑허민
물 볼르멍 빗언 살앗주
절로 뱅뱅 돌라진 섬에
물모루 먼먼헌 듸
저무는 해 또시 뜨듯
살림나곡 조식 낳곡
일가방상 거념허멍
지꺼지게 나는 살앗주
돌아상 눈물 좁실멍도
나사 너미 하영 살앗주.
|
비바람에 뒤틀리며
- 고훈식
젖는 노에 부서지는
파도처럼 살라 하면
나는 못사네
저 바람 거친 보리처럼
이리 저리 쓰러지면
나는 못사네
그렇지만 어쩔수 없어
그럭저럭 살았네
물질로 잠수복 젖으면
돌담 위에 널어 말리고
바람에 나뭇잎 휘날리듯
머리 결이 흩어지면
물 바르면서 빗고 살았네
물결로 막혀 고립된 섬에
수평선 멀리 멀리
지는 해 다시 뜨듯
살림 일구고 자식 낳고
친족 대소사 돌아보며
고맙게도 나는 살았네
돌아서서 눈물 감추면서
나는 오래 오래 살았네.
|
해녀 박물관에 들려보면 그 역사와 삶이 생생하게 피부로 다가온다.
몇 해 전인가 우연히 강남에서 즉석 술자리를 가진 제주도 아가씨의 말이 떠올랐다.
"제주도 여자들은 기가 세요. 생활력이 엄청 강하죠."
알듯 모를듯, 그러나 어쩐지 손에 잡힐 듯... 제주도 사람들의 인간상이 느껴지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우도의 한 해변에서 녹음한 소리.
일요일 저녁, 아무도 없었고,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다.
그 소리가 너무 좋았다.
하고수동 이었던가... 서빈백사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나는 이곳이 가장 좋았다.
오랜만에 시드니 팜비치에서 느꼈던 그 느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마음에 간직하는 듯한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