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주목하고 있는 마우스피스 회사 셋
장비에 관해서 어느정도 마음을 비우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스톰비의 맥시클래퍼(MaxiClapper)가 신박해서 다음에 한번 구입해볼 예정이긴 합니다만...^^
'The One' 혹은 'Holy Grail(성배)' 등으로 대변되는, 가장 마음에 드는 마우스피스에 대한 호기심도 아직은 줄어들지가 않는데,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요즘에는 소위 고급 브랜드에 대해서 약간 심드렁(?)해졌다는 점일까요. 해볼만큼 해봐서 초연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기본적인 마우스피스 구성들에 대해서만 개념이 좀 잡혔어요. 컵이 둥그런 밥그릇(Bowl) 모양이면 울림이 풍성하고, V컵은 톤이 부드럽고 음 이동이 미끄럽고, 블랭크(컵에서 섕크까지의 외장)에 무게가 더해지면 좀더 무겁고 어두운 톤에 코어와 직진성이 강해진다던가. 컵, 쓰로트와 섕크는 ~ 나팔 자체도 그렇지만 ~ 넓고 호흡을 많이 받으면 소리도 그만큼 두텁고 풍성하게 울린다던가.
나머지는 림의 모양과 림에서 컵으로 이어지는, 소위 '알파 앵글'이라고 하는 곡선입니다. 마우스피스 디자인에 관련되는 파라미터(매개변수)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브랜드에 관한 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큰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다른 한가지는 품질관리의 중요성이 생각나네요. :)
서두가 약간 길어졌는데,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요즘은 '실력있고 가성비 좋은' 회사들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명예 언급(?)을 먼저 좀 하자면 ACB와 워버튼(Warburton), 지아디넬리 정도가 떠오르네요.
Honorable Mention - 검증된 브랜드 셋
ACB같은 경우는 사장인 트렌트 오스틴 본인의 감각이나 눈썰미가 대단하다고 봅니다. 사업가적 기질이나 수완도 빼어난데, 플레이어로서도 상당히 높은 경지까지 도달한 분인 데다가 본인도 장비덕후(...)라서, 그런 점들이 많이 묻어납니다. ACB의 모델들 같은 경우는 조금 독특한 것이, 피스 제품군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흐름같은게 그다지 없다는 점입니다. 있다면 트렌트 오스틴 본인의 느낌랄까요? 차트에 수치들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한 표(링크)는 있습니다만, 이 회사의 인기 마우스피스들은 각각 다른 마우스피스들을 가져와서 개량한 것들이 많습니다. 클락 테리 (TA-1), 마일즈 데이비스(H 시리즈), 마운트버논 3C (MV 3C) 등. 하지만 그 완성도나 일관성이 굉장히 좋죠. 한가지 꿀팁을 드리자면 이베이(eBay) 사이트로 가서 'ACB blowout' 등으로 검색해보시면 재고가 남은 모델들은 저렴한 가격대에 (약 $80) 구입이 가능합니다.
워버튼 역시도 괴짜 공대생같은 느낌이 풀풀 나는, 조금 재미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워... 그새 더 올랐네요 ㅡ.ㅡ;; 고급 브랜드로 분류해야 할듯!), 제품군이 엄청나게 다양하고, 컵과 백보어의 매칭에 따라 천변만화(千變萬化)의 모습을 넘나들 수 있기에 탐구심을 엄청나게 자극합니다. 현대 미국에서 분리/조립되는 마우스피스의 주류 타입을 '워버튼 규격(thread)' 이라고 하는 것만 봐도 이 브랜드가 가진 지분이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는 걸 알 수 있죠. 플루겔 마우스피스도 평가가 굉장히 좋아보여서 하나 주문해 두었습니다. ※수시로 쿠폰 코드를 통한 할인행사를 진행하니까 구입하시기 전에 꼭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지아디넬리는 제작툴을 인수한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의아합니다만 (아마도 미국 온라인 악기점 공룡인 기타센터 계열 산하인 것 같습니다?), 순수 가성비로 따지면 끝판왕 급 아닌가 싶습니다. 제품군이 굉장히 단순해지고 (일체형 3C / 5C / 7C 딱 3가지), 소위 '공장에서 찍어내는' 스타일로 만들고 있는 것 같지만, 품질 자체는 다행히도 관리가 잘 되는 듯 합니다. 자잘한 할인 이벤트들을 감안하면 USD $30~40 선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숙련자들에게도 충분히 테스트해볼 메리트가 있지만, 특히 새로 시작하는 초심자 분들한테는 이만한 피스가 있을까 싶네요.
새롭게 돌아보는 브랜드 셋 - 패트릭, 짐뉴, 커리
패트릭 마우스피스 같은 경우는 초기에 '라우드(Loud)'라는 이름으로 판매했었습니다. 사장인 스티브 패트릭 씨 본인이 테네시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프로 주자이기도 하고, 예전 젯톤(Jet-Tone) 피스들에 뿌리를 둔 상업 모델들이 호평을 많이 받았지요. (들어보면 소리는 진짜더군요!) 예전부터 호평을 많이 받는 브랜드로 기억해왔는데, 가격대나 모델에 대한 설명에서 도저히 감이 잘 안 와서(...) 선뜻 시도해보지 못했습니다. 비교차트 같은 경우를 봐도 측정치에 의아한 생각이 들고... 그런데 이번에 플루겔혼 피스가 좋다는 얘기를 들은 김에 조금씩 건드려볼까 하고 있습니다 ^^ '회사'로서의 시스템은 조금 엉성하지만 제품들은 좋아보이는 곳입니다.
짐 뉴 (James R. New) 역시도 패트릭 마우스피스처럼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곳입니다. 캔스툴에서 마우스피스를 담당하던 짐 뉴 씨가 독립해 나와서 차린 곳인데, 예전부터 꾸준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정이 있어서 답장이 늦었지만 굉장히 성심성의껏 얘기해주시더군요. (글 위의 도면도 이메일 답장에 첨부해주신 겁니다^^) 웹사이트를 가보면 아시겠지만, 복잡할 것 없이 깔끔하고 단순한 체계 덕분에 다가가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이번에 마운트버논 3C 계열의 피스들에 눈을 돌리면서 피스를 하나 주문해 본 상태입니다.
※ 제임스의 약식 이름 중의 하나가 짐(Jim) 입니다. 실제로 쓰는 이름은 '짐' 이지만 브랜드에는 풀 네임을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는데, 자타공인 부를 때는 그냥 짐 뉴라고 합니다(...).
커리 (Mark Curry) 마우스피스는 상당히 오래 전에 3C-5C-7C 를 시켜서 불어본 경험이 있는데, 통짜로 쭉 뻗는 느낌이나 림 느낌등 이래저래 마뜩찮은 느낌이었어서 처분한 뒤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가, 이번에 플루겔혼 피스들 (플립오크스 X7, 커리 7FL)을 써보면서 다시 돌아보게 된 곳입니다. 당시에 불만족스러웠던 부분들 역시도 지금와서 보니 이해가 되는게 많구요. 지금은 사이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많이 해소된 상태이고, 지나치게 단순하게 느껴졌던 디자인도 이제는 옆 사진처럼 다양한 블랭크로 받을 수 있게 되었더군요. (추가금 $60)
무엇보다도 지금 커리에 대해서 가장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한 라인업의 마우스피스에 림과 바이트 포인트 (림이 입술에 물리는 지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컵만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우스피스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가 결국 거기서 거기라고 보았을 때, ① 일단 맞는 림을 찾고, ② 맞는 컵을 찾고, ③ 맞는 백보어/쓰로트/블랭크 등을 찾는다는 공식으로 차곡차곡 자기 마우스피스를 찾기가 너무나 합리적입니다. 이는 $60대 초중반이라는 저렴한 가격 + 뛰어난 품질관리 덕분인데, 비싼 피스 하나 살 돈으로 3~4개씩 사서 테스트해보고, 마음에 안드는 건 팔고 하다보면,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봤을 때 고급피스 하나 가격으로 10개 이상의 피스를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제가 요즘 생각하는 마우스피스에 대한 개념에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브랜드입니다. 단점은 요새 연락이 잘 안되시는거 같아서 문의가 어렵다는 점 정도...? 이번에 플루겔 피스들을 써보면서 좋게 다가온 부분들이 많아서, 향후 야금야금 테스트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