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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 플루겔혼/기타 장비

조랄(Jo-Ral) 알루미늄 버블뮤트

by J.5 2011. 2. 20.
미국 모 사이트에 주문한 조랄 버블이 8일여만에 도착! +ㅅ+


처음 이틀 정도는 주문확인이 안돼서 전전긍긍했는데...
"2~3일 기다리면 될거다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속을 끓이더니...
DHL에 납품된 뒤 오하이오 주 내에서 몇번 툭탁툭 오가더만
갑자기 다음날 딩동~
"헉!"-ㅁ-;;

DHL이 48시간도 채 안돼서 물건을 집문 앞까지 배달한 것이다.
이야... 다시 봤어 DHL! 나이스 보트!(?) -ㅂ-)b


대망의 개봉기


두근두근~


두두둥~! >ㅅ<


...그러나 의외로 부실한 박스 내부 -_-

베스트 브라스 웜업 뮤트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생각한것보다 엄청 크게 느껴졌다.

서울구경 나온 시골 어르신이 뒷짐지고 선 것 같은 저 호방함!


그리고 합ㅋ체ㅋ!



끝에 작은 종처럼 달린 부분은 스템(stem)이라고 해서, 안으로 길다란 봉이 나 있는데...
꽂아놓으면 좀 더 오리 꽥꽥 비슷한 소리가 난다. 그러나...

그런 경박한 소리, 이몸이 허락할쏘냐!


아... 아흥♡


길이에 따라 소리가 조절되기는 하지만
꽂고 불 생각따위 애초에 없었으므로 -_-
신속하게 제거해주자


마침 놀러온 누님이 그제껏 별 반응이 없다가
"으앜ㅋㅋ 밥 공기에 똥구멍ㅋㅋㅋ"
이러면서 빵 터지고... 어쩐지 반박할 수도 없는(...)

실제로 외관상 동글동글한듯 하면서도
구멍을 보고 있으면 뭔가 굉장히 답답한 느낌도 든다 -_-;


그래도 오랫동안 아껴주지 않을까?
오래전부터 갖고싶어하던 와와뮤트이니...!

우리 집 뮤트 3형제. 어째선지 나중에 들어온 놈일수록 덩치가 크다?!(...)




버블 뮤트란?

버블 뮤트는 와와 뮤트의 발전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은 - 아마도 제작사의 의도와는 달리 - 뮤트의 종류라기보다는 상품명에 가깝다고 봐야 하는데, 원체 중앙에 스템을 꽂는 이런 방식은 모두 와와 뮤트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좀 별난 녀석이 나오더라도 어지간하면 개별 종류로서 구분되지는 않는다.

그럼 와와 뮤트란?
와와 뮤트를 처음 상품화한 것이 하몬(Harmon)社였기 때문에 하몬 뮤트라고 부르기도 하는데[각주:1], 특히 마일즈 데이비스가 애용한 것으로 유명해서 아직도 [와와/하몬 뮤트 = 마일즈 데이비스의 그 소리]처럼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기도 하다. 

이 어메이징한 아저씨.


풍성하면서도 둥글게 응집되는 기존 트럼펫 소리에 반해, 쇄잔하고 공허한 느낌이 나는 와와 뮤트의 그것은 - 어딘지 고독하면서 자존심 강한 듯한 미련한 트럼펫의 감성은 공유하면서도 - 그 표현에 있어서는 쓸쓸하고 스산한, 정반대의 스펙트럼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하몬의 첫 모델 이후, 알레시-바키아노(Alessi-Vacchiano)나 독일의 이모(Emo) 사에서 나온 제품들이 인기를 얻었고, 현 시점에서 가장 널리 평판을 얻고 있는 것이 조랄(Jo-Ral)에서 만든 이 버블 뮤트 제품이다. 음색 측면에서는 알루미늄보다 구리(Copper) 모델을 선호하는 매니아층이 많은데, 너무 무겁다고 해서[각주:2] 총괄적으로는 알루미늄 모델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듯 하다.

일단 음색은 차치하고라도 음정이나 블로잉 등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듯 한데, 요근래 흄스앤버그(Humes & Berg)에서 Swish-Wah라는 이름으로 비스무리한 녀석들을 더 싼 가격에 내놓은 데다가, 기능적으로는 일본의 베스트브라스(Best Brass) 에서 내놓은 와와뮤트들이 크게 진일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어서[각주:3]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기능적인 측면이 그렇게 중요한가 싶었지만...

실제로 불어보니 이거 조낸 빡세다(...). 아직 몸에 익지 않은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렇게 스템을 제거한 와와 형태의 뮤트는 어지간히 불기 까다롭다는 듯. 뭔가 조금만 수틀리면 음정이나 아티큘레이션도 나가버리고, 호흡도 어마무지하게 밀어붙여야 하는것 같은...ㅜ.ㅠ 

어쨌든 특유의 소리가 좋아서 일단 좋기는 한데, 연주하는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이런 느낌?


잠깐 마이크를 켜고 아무거나 녹음해 봤는데, 소리는 대충 이렇다:
1. 녹음 + 컴프레서
2. 1번 파일에 울림효과 준 것
녹음 정보
트럼펫: Bach TR600
마이크: Shure SM58s - 팝실드(대가리;)는 끼운 채로 약 90도 각도에서 밀착 녹음.
인터페이스: Echo AudioFire4
소프트웨어: CoolEdit 2.1

p.s.
생각해보면 명칭이 참 애매한 것 같다. '와와'라는 이름은 스템을 활용했을 때에 들을 수 있는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소리와 연관이 있는데, 예를 들면 와와뮤트 / 하몬뮤트라는 이름 그 자체는 "멍멍뮤트"나 "영창뮤트" 같은 거라서 -_-; 대다수의 구입자들은 아마도 위 녹음처럼 스템을 뺀 특유의 소리를 바라고 사지 않았을까? 이런 뮤트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마일스의 연주들도 '와앙와앙'거리는 스템의 소리와는 연관이 없다. 아예 스템을 뺀 형태의 와와뮤트를 부르는 명칭이 무언가라도 있으면 좋을 성 싶다.


  1. 기원 자체에는 논란이 있는데, 조 '킹' 올리버가 처음 고안했던 것을 하몬이 훔쳐다가 상품화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다. [본문으로]
  2. 트럼펫의 벨 (주둥이) 부분에 꽂아넣고 불어야 하는데, 일단 들고 버티기도 힘든데다가 벨에서 빠질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한다. [본문으로]
  3. 대신 가격은 두 배에서 심하면 열 배 가까운 차이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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